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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2015년, 인기몰이 금융상품은 무엇일까?


계속 뉴스로도 알려졌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자 국내외 금융시장은 또 한차례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미국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 시사하면서도 정작 금리를 올리지는 않았는데요. 제 연말이 가까워지니 더 이상 미루기도 어려운데다, 고용과 소비 등 주요 경제지표들은 나아지고 있어 금리 인상의 명분이 확실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 금리는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를 덩달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 금리가 곧바로 강력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세계 경제는 지금 유동성이 풍부하다


올 상반기 중에도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이슈가 시작되었을 때 국내 채권 금리가 일시적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국내 금리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지요. 미국이 실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도 인상폭과 속도는 완만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 또한 국내 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멈추게 한 원인이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2000년 초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를 비교해 보면, 금리 조정 방향은 비슷하게 움직였지만 조정 시기에는 시차가 존재하고 조정폭도 많이 달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평균 1.5% p 정도로 계산되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1.5%이고 미국이 제로 금리이니, 지금의 격차는 평균 수준이네요. 반면 2008년 10월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평균 2.2% p였습니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소위 ‘제로금리’를 지속적으로 유지한 영향이죠. 별개로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았던 경우도 있었답니다.    



중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주요국들은 아직도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지난 10월 23일을 기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1년 만기 예금금리를 1.5%로 떨어뜨렸고 지급준비율도 낮췄는데요. 


지난해 11월 이후로도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인하했고, 지급준비율은 올 들어 네 차례를 끌어내린 것이 중국의 정책 상황입니다. 거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적인 양적완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외 유동성 환경은 풍부한 상황입니다.





절대 저금리를 헤쳐나갈 해법 마련에 분주해지는 투자자 


저성장 시대에 자산을 모은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요. 게다가 저금리 시대라는 상황은 더욱 자산을 불리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현실이고요. 물론 저금리 분위기가 정착된 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과 같은 ‘절대 저금리 수준’에서는 그야말로 적절한 대안을 다시 찾아볼 필요가 있겠죠.


일반적으로 금리가 낮으면 부동산이나 주식 쪽에서 해법을 찾아보게 되지만, 부동산이나 주식은 가격 예측 가능성이 낮고 돌발 변수가 많다는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게다가 부동산은 적은 돈으로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주식은 많은 돈을 한꺼번에 투자하기에는 원금 손실 부담이 무척 크지요.



이러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자금이 모여드는 상품이 바로 채권혼합형인데요. 저금리 환경인지라 투자 상품 자체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둔화, 국내 기업 실적 악화 등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니,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아 보이는 채권혼합형 상품을 찾게 되는 성향이 투자자들 사이에 늘었기 때문입니다. 


투자 비율에 따라 펀드 유형들을 분류해보자면, 채권혼합형은 채권에 과반수 투자하고 주식에는 절반 이하로 투자하는 유형입니다. 쉽게 말해 혼합형은 말 그대로 주식과 채권에 모두 투자하는 펀드인데요. 주식혼합형은 주식에 과반수를 투자하는 반면 채권혼합형은 주식에 50% 미만으로 투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채권혼합형은 주식에 49%까지 투자 가능하나, 일반적으로는 주식 비중이 30% 안팎인 경우가 많습니다. 자산의 상당 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입해 안정성을 챙기면서, 일정 부분은 주식에 투자해 수익성까지 노려보는 것이죠. 


물론 채권 혼합형도 주가가 올라야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주식형과 유사한 모습이지만, 주가가 하락해도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고 손실폭 또한 비교적 적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안심하게 만든답니다.





채권혼합형 상품들의 성장이 가속화되는 이유


채권혼합형 펀드는 다수의 채권과 주식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상품 하나로 자산들을 자연스럽게 배분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물론 해당 펀드마다 주식 투자 비중은 다르고 투자전략도 각각 상이하지만, 대체로 이런 펀드들이 추구하는 수익률은 은행 예금의 1.5~2.0 배 수준입니다. 목표 수익률을 보다 높게 책정하면 그만큼 커다란 위험이 따르게 되므로, 위험은 과도하게 부담하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수익을 도모하자는 것이죠. 


올 들어 10월 말까지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5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순유입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6조 원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되며, 지난해 채권혼합형 순유입 자금의 네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인데요. 전체 증권 펀드 유형 가운데 채권혼합형 펀드 유형의 자금 유입이 가장 두드러진 것이죠.   



그 결과 국내 채권혼합형 펀드의 설정액도 2012년 말에는 4조 6,000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14조 9,000억 원에 육박하고 있어 2012년 말과 비교해 금액으로도 세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은행 예금보다 수익성이 양호하면서도 안정성을 보강한 금융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결과이기도 하고, 연간 투자 수익률 4~5%를 상회하는 채권혼합형 펀드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이 집중된 결과이기도 하죠.    




혼합형 상품이 인기몰이를 하는 비결은?



혼합형이 장기투자에서 유리해지는 이유는 주가가 떨어질 때 하락 방어력이 높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원금 1억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했을 때, 손실률이 50%에 달한다면 이후 주가가 100% 급등해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겠죠. 


그러니 일단 투자 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원금 회복의 길은 멀어진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반면 원금이 10% 줄어들면 이후 11%만 올라도 손실을 만회할 수 있고, 20% 손실 나면 25% 상승으로 원금을 되찾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혼합형 펀드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주식형에 비해 손실폭이 제한적이므로, 이후 주가 반등 시 원금 회복이 상대적으로 쉬워지고, 주가 상승 시에는 수익을 보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사실, 채권혼합형 펀드는 2~3년 전만 해도 그다지 커다란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요즘 들어 인기몰이가 한창이 된 것이랍니다. 


반면 장기 투자형 보험인 변액보험 내 혼합형 펀드는 대세로 자리 잡아온 지 오래인데요. 국내외 주식, 채권, 파생상품, 원자재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변액은 대표적인 혼합형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액보험 내 혼합형 펀드는 우량 채권과 우량 주식에 투자하는 채권 혼합형 뿐 아니라, 가치주 혼합형, 배당주 혼합형, 성장주 혼합형, 대표주 혼합형, 인덱스 혼합형, 글로벌 혼합형, 브릭스 혼합형 등 투자 대상과 투자 스타일에 따라서 다양한 유형이 있답니다. 





위험에 대응하고 기회를 도모하는 탁월한 투자 솔루션


거듭된 이야기지만, 혼합형 상품은 채권에 투자해 주가 하락 시 손실 위험에 대응하고, 주식에 투자해 주가 상승 시 투자 수익을 늘릴 수 있습니. 현재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과거 경험에 의하면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국내 금리도 같이 상승하면,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재무구조가 당장 취약하게 될 수는 있죠. 또한 미국 금리 상승은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곧 미국의 경기회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경기회복에 따른미국의 대외 수요 증가는 우리나라 경기 활성화 요인이 될 수 있고, 또한 국내 저금리와 맞물려 주가 상승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지요. 


언제나 그렇듯이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함께 하는 만큼, 위기를 관리하고 기회는 잡을 수 있는 투자전략과 투자 상품이 필요할 것입니다. 혼합형 상품은 그 지점에서 적절한 대안은 아닐까요?

 





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