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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택배 반송 보험, 이혼 보험 등 가려운 곳 긁어주는 이색보험들


종신보험, 암보험, 연금보험…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본 익숙한 보험인데요. 이혼방지보험, 무덤보험, 등 세상에는 특이하고 색다른 보험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각 국가의 문화, 규제, 사회적 인식 등에 따라 상품 내용도 천차만별입니다.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색보험들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판매되고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중국에는 이혼을 장려하는 보험이 있다?


말 그대로 이혼을 하면 보험금이 지급되는 보험입니다. 주로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결혼박람회 등에서 판매된다고 하는데요. 이혼을 장려하는 보험인가? 라는 의문이 들지만 속내는 다릅니다. 이 상품은 가입자가 이혼하지 않도록, 보험사가 건강한 결혼생활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결혼생활에 문제가 생기면 보험사와 제휴한 전문 상담사가 컨설팅을 제공한다든가, 주말에는 다양한 강좌나 세미나를 진행해 원만한 결혼생활이 이뤄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름은 ‘이혼보험’이지만, 실제로는 ‘이혼방지보험’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험료도 한 달에 1만5천 원(30세 남자 기준)이라고 하는데요, 저렴하고 독특한 보험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보험료가 단돈 200원?


중국에는 저렴하고 독특한 이색보험들이 많은데요. 대표적인 것이 ‘반송보험’입니다. 온라인쇼핑에서 물건을 살 때나, 사려고 하는 물건에 확신이 없어 반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가입한다고 합니다. 물건을 반품하는 경우 운송비를 포함한 모든 비용을 보험사가 지급합니다. 반송보험의 최저가 보험료는 1위안으로 원화로 200원가량입니다. 매우 저렴하죠? 이 보험은 2013년 알리바바와 텐센트, 펑안보험이 투자해 설립한 중국 최초 인터넷 전용보험사인 종안보험에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종안보험은 이 상품 하나로 인슈테크(보험+기술)계의 스타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종안보험은 반송보험 외에도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보상해주는 보험, 망가진 타이어의 사진을 찍어보내면 타이어를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상품권을 보내주는 타이어보험도 판매한다고 합니다. 모두 보험료가 싼 단기상품으로 모바일을 통해서면 판매된다고 하네요.


중국에서는 보험료뿐만 아니라 보험기간도 10분 단위로 가입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승객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만 사고 위험을 보장해주는 ‘중국판 대리운전보험’은 10분 단위로 쪼개서 보험료를 산정한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무덤보험이 인기


일본에서 판매된 ‘무덤보험’은 우리나라같이 조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 비롯된 보험입니다. 천재지변이나 사고로 조상의 무덤이나 비석 등이 손상될 경우 수리비를 지급하는 형태라고 합니다. 매년 성묘 시에는 왕복 교통비도 준다고 하구요. 무덤이 손상될 일이 얼마나 있겠냐 싶지만,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피해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이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합니다.



신기방기 전 세계의 재밌는 보험들


스위스는 알프스 스키 여행을 갔는데 눈이 안 와서 여행을 마친 경우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눈 부족 보험'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보험료에 따라 하루 26~66만 원까지 보험금을 차등 지급한다고 합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딩크족을 위한 ‘임신보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보험은 불임수술을 했음에도 임신을 했다는 의학적 증거를 제시해야만 보장된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월드컵 축구 경기에 질 경우 패배에 대한 충격을 보장하는 보험도 판매한다고 하는데요. 월 보험료 19만 원 정도에 보험금을 약 1억8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엄청나게 큰 금액이죠? 다만 정신적 충격에 대한 부분은 의학적으로 증명해야만 인정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외계인 납치보험도 있다고 합니다. 외계인이 탄 UFO에 납치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데요, 종신형 상품으로 연간 보험료 2만3천 원이지만 보험금은 최대 101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색다른 보험


국내에서는 이색보험을 주로 손해보험사에서 많이 팔고 있는데요. 테러로 인한 재물손해보험, 갑작스런 날씨 변화로 행사가 취소된 경우에 보상하는 행사취소보험이나 신종날씨보험도 판매된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는 애견의료보험이나,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입원했을 때 보장하는 보험, 결혼식장 파손 등의 이유로 결혼식이 취소되거나 결혼의상 손상, 예물 도난, 신혼여행 출국 실패 등 결혼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했을 때 보상해주는 보험, 경유 차량에 휘발유 주유해 피해를 당했을 때 보장받는 보험 등 누구나 닥칠 수 있는 만약의 위험에 대비하는 상품도 있죠.



생명보험사에서는 상품 특성상 이렇게 특색 있는 상품을 판매하기는 어렵습니다. 생명보험은 사람의 질병이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보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존의 전통적인 상품 이외에도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보험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눈·코·입·치아와 같이 얼굴을 집중적으로 보장하는 보험이나, 외모의 추상이나 장해에 보장을 집중하는 보험과 같이 말이죠.


지금까지 다양한 이색보험들을 살펴봤는데요. 이색보험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상품들은 아닙니다. 그만큼 이 보험을 찾는 수요도 적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판매가 많이 되거나, 오랫동안 사랑 받는 상품이 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가려운 곳을 콕콕 집어낼 수 있는 필요성 높은 틈새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보험회사의 역할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박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