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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용돈도 모바일로 받는 시대, 모바일 송금 서비스의 역사

지난 2014년,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만난 서비스를 가리키는 핀테크라는 용어가 처음 들려왔습니다. 그 이후 IT와 금융업계가 핀테크 시장에 뛰어들었고, 핀테크는 더는 낯설지 않은 단어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국내 금융시장의 핫이슈는 '손안의 은행.' 즉, 모바일 송금이나 간편 결제 등 핀테크 관련 산업이었는데요. 2015년 처음 등장한 '토스'를 시작으로 뜨거워진 국내 모바일 결제, 송금 시스템 시장. 그 흐름은 어땠으며 2017년의 전망은 어떤지 미리 체크해보겠습니다. 



▶2000년 모바일 뱅킹의 등장 


처음 국내은행에서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등장한 때는 언제일까요? 지난 2000년, 국내 대부분의 은행에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 안의 은행'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모바일뱅킹은 주로 예금잔액 조회, 거래 명세 조회, 자금 이체 등 단순한 서비스에 국한되어 있었는데요. 스마트폰 보급률이 85%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한국. 당연히 모바일 송금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발전했는데요. 먼저 국내에서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의 문을 열었던 것은 2014년경 핀테크 업체가 만든 '토스'. 이후 15개 국내은행 및 우체국이 함께 만들었던 '뱅크 월렛 카카오'와 네이버 페이 등 간편 송금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었습니다. 여기에 스마트 뱅킹 고객을 지키기 위해 나선 은행들의 자체 플랫폼도 만들어졌습니다.



▶모바일 송금 서비스의 폭발적 성장


간편 송금 분야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발전했습니다. 한국은행의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통계를 살펴보면, 작년 2분기 간편 송금 등을 포함한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의 2분기 하루평균 이용실적은 80만 건, 207억 원입니다. 전분기보다 무려 82.9%. 53.3% 증가한 것이죠. 또, 작년 한 해 이러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등록된 국내 카드 수는 3,229만 매로 하루 평균 이용실적은 전 분기 대비 25.7% 올랐으며, 이용 금액도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트로이카, 이용자들의 선택은?


최근 식당가에서는 회사원들이 함께 식사하고, 각자 현금을 꺼내 모으는 모습은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결제 후 그 자리에서 밥값을 송금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죠. 젊은이들 사이에서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사용이 어색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 중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3대 간편 송금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그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핀테크 업체 비바리퍼블리카에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 복잡한 인증과정 없는 간편한 송금을 목표로 만들어진 '토스'. 모바일 간편 송금의 선두주자죠. 현재 누적 송금 금액 3조 원을 넘어서고 있는 토스는 은행 18곳과 증권사 2곳을 지원하며, 상대 계좌번호 없이도 휴대전화 번호로 송금이 가능합니다. 송금만 하는 토스와 달리 결제와 송금 기능이 함께 있는 페이코. 은행 20곳과 증권사 1곳을 지원하며, 최소 송금 금액은 1,000원입니다. 페이코와 마찬가지로 간편결제와 송금을 모두 지원하는 것이 카카오페이. 은행 13곳을 지원하며, 송금 취소 또한 간편합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카카오머니를 충전한 후 이를 친구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상대방 또한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토스는 최근 간편 대출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나 페이코는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여 간편 송금 서비스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KB국민은행의 'Liiv', NH농협은행의 '올원뱅크'등 은행 자체 플랫폼의 이용자도 많이 증가했습니다.



▶뜨거워진 모바일 간편 송금 시장, 배경에는 '김영란법' 있다


이러한 모바일 간편 송금 시장의 활성화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존재합니다. 우선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 폐지'와 함께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길이 열렸습니다. 여기에 사회에 자리 잡은 소비문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 30대 젊은 층에서 보편적인 현상인 자기가 먹은 음식값을 각자 지불하는 '더치페이' 문화를 들 수 있는데요. 각자 신용카드로 음식값을 내거나 현금을 챙겨야 하는 불편함을 피하고자 편리한 송금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죠. 또, 지난해부터 시행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인해 교직원이나 공무원이 3만 원 이상의 식사를 제공받는게 불법이 되면서 이러한 더치페이 문화는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더치페이를 해야 하는 식사 자리에서 모바일 간편 송금 앱을 사용하면 비용 계산과 송금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에 간편 송금 서비스의 이용자 또한 늘어나는 것이죠. 실제로 한 은행 모바일 플랫폼은 9월에 42만 명이었던 가입자가 법 시행 이후 1달 동안 15만 명 이상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모바일 세뱃돈 새 풍습, 중국도 모바일 간편 송금 열풍


모바일 간편 송금의 해외 사례는 어떨까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전쟁이 한창입니다. 요즘 중국에서는 '모바일 훙바오'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훙바오'는 설에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 건네는 중국식 '세뱃돈'인데요. 직접 현금을 건네는 대신 메신저 위챗 등을 통해 모바일 훙바오를 보내는 것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지난 설 하루 동안 모바일로 주고받은 훙바오는 142억 건. 전년 대비 75.7% 증가한 수치입니다.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 시장, 인터넷 은행 등장!


이제 4명 중 1명은 이용한다는 모바일 금융 서비스. 올해도 역시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의 치열한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와 관련해 '인터넷 은행의 등장'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핫이슈죠. IT업계와 금융, 유통업 등 다양한 주주사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나 자동화기기망 등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 은행'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이 인터넷 은행은 지점이 없어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365일 24시간 영업하면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올 상반기 출범을 앞둔 카카오 뱅크는 중금리 대출, 모바일 간편 송금,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등을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본격 운영을 앞둔 K뱅크 역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두 인터넷 은행 모두 간편 송금 서비스를 가지고 있어, 앞으로 국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주목됩니다. 


2017년 현재,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기술 중 가장 파급력을 가진 금융서비스 기술로 '디지털 송금, 지급 분야'를 꼽았습니다. 편리한 이용, 저렴한 수수료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기존 서비스보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주저없이 택하기 때문이죠. 또, 목소리, 지문, 홍채 등 생체인증이 자리 잡으면 간편 송금 서비스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예정입니다.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