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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위한 진정한 힐링여행, 미황사에서의 템플스테이(上)

라이프/컬쳐 & 트렌드 2017.09.04 09:00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를 가다


매년 8월이 되면 회사에서는 전 직원들에게 휴가의 기회를 꼭 갖도록 하기 위해 집중휴가 기간을 설정하여 휴가를 가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업무 때문에 혹시라도 휴가를 가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직원들이 없도록 하기 위한 회사의 배려인 것입니다.


저 역시 여름 휴가를 앞두고 휴가를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여름휴가 어디로 가고 싶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템플스테이를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지난 해 10월, 백담사 템플스테이 3박4일간의 체험을 했었는데 그때 만족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여러 가지 서적들을 읽던 중 우연히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라는 책을 접했습니다. 미황사 주지인 금강스님의 쓴 책입니다. 금강스님의 템플스테이 운영에 대한 열정과 노하우를 이해하기에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서울에서 땅끝마을 해남이라는 곳은 좀 먼 거리이긴 하지만 이번 기회에 참선에 대해 제대로 배워볼 요량으로 여름휴가 장소를 결정했습니다. 7박8일간의 ‘참사람의 향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황사로 가기로 결심을 한 것입니다.



미황사 ‘참사람의 향기’라는 프로그램은 참선과 묵언수행, 울력, 다도, 요가, 주지스님 법문, 발우공양, 경전강의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마음수행 프로그램입니다. 절에 도착하여 접수를 함과 동시에 핸드폰, 지갑, 자동차키, 기타 도서들은 규정상 모두 밀봉하여 보관소에 맡겨야 했습니다. 통신과 이동이 자연스럽게 두절되면서 속세 인연들과는 8일간 완전한 단절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그 동안 끝임 없이 외부의 소리와 사건들에 관심을 기울여 온 삶에서 8일간의 완전한 단절을 통해 오로지 나 자신의 내면만을 들여다 보는 참선과 묵언수행에 정진하였습니다. 7박8일간의 참선과 묵언수행!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 효과는 참으로 대단하다는 것을 마치고 난 뒤에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참사랑의 향기’에서 수행기간을 굳이 7박8일로 한 이유가 뭘까요? 불교적 우주관에 따르면 우주의 변화가 7일 단위로 변화하고, 최소한 7일은 지나야 기본기가 체득화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이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 일상적인 삶 속에서도 수행자답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7박8일을 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방법, 묵언(默言)!


매 순간 마다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여 밖으로 향하려는 마음을 안으로 돌리는 최선의 방법이 묵언수행입니다. 묵언수행은 단순히 입으로 말하는 것만을 막는게 아닙니다. 몸으로 손짓, 발짓을 해서도 안되고, 펜으로 글을 적어 필담을 나눠도 안 됩니다. 자신의 내면만을 바라보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방편이 묵언입니다.


오로지 나 이외의 그 어떤 대상과 얘기를 나누면 안 됩니다. 그럼 누구랑 대화를 나눠야 할까. 자기 자신뿐입니다. 그것도 마음으로 생각으로 자신의 내면만을 바라보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며 자신의 본래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 묵언 수행입니다.


묵언을 하는 것만으로도 주위사람을 볼 필요가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관심도 없어집니다. 온전히 나 자신과 나의 내면의 마음자리 만을 주시하게 만드는 매우 좋은 수행법인 것이죠. 


묵언수행이다 보니 남이 뭘 하든지 내가 뭘 하든지 서로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아니 신경 써 봐야 소용없는 것이죠. 오히려 무신경한 것이 더 속이 편합니다. 그런데 처음엔 다소 불편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묵언수행이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묵언은 내 마음을 고요하게 해 주고 집중력 향상과 외부로 흐르는 기운을 막아 기운이 안으로 모이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묵언은 삶에 지쳐 메마른 영혼에게 물을 주는 시간이고 최고의 영적 휴식을 제공하죠. 때로는 한량없이 간사한 이 마음, 그러나 이 마음은 몸을 움직이는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묵언을 통한 고요함 속에서 그 마음을 제대로 찾도록 도와 주는 것입니다.


많은 말이 오히려 사람들을 탈진하게 하고 텅 비게 합니다. 한 마디의 말 실수가 논쟁거리가 되어 인간관계의 갈등과 단절, 이별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묵언을 통해 번뇌와 망상을 벗어 버리고 고요한 마음과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수행방법입니다. 



▶심오한 철학이 담긴 절 인사법, 합장(合掌)!


절에서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게 바로 합장입니다. 신체의 오장육부는 왼손의 다섯 손가락에 연결되어 있고, 외부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인 눈, 코, 귀, 입, 피부 등은 일상생활의 중심이 되는 오른손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함으로써 내부의 오장육부와 외부의 다섯 감각기관이 만나 조화를 이룹니다. 왼손은 나이고 오른손은 상대방입니다.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죠. 그래야 마음이 통하고 소통이 되는 것입니다. 나와 모든 세상, 본질과 현상이 하나 되는 것, 열 손가락이 각각 따로 놀던 것이 하나로 모이는 것입니다.


뇌 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47,000여 가지의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이 오만 가지 생각을 한다고 했던 것일까요? 우리의 마음을 너무나 분주하게 흩어지게 하는 47,000여 가지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얼마나 대단한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까 상상해 봅니다. 그 방법을 찾는 것이 마음수행이고 그 방편이 참선과 묵언수행인 것이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음으로써 흩어진 모든 생각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입니다. 두 손을 모은 체로는 상대와 싸울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사찰에서는 ‘합장은 곧 무쟁(無爭)이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다툼을 없게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다툼이 일어납니다. 좋아하고 싫어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하고 싶고 하기 싫고, 깨끗하고 더럽고, 즐겁고 괴롭고 등이 그것이죠.


다툼이 완전히 쉬어진 상태가 무쟁삼매(無爭三昧)라고 합니다. 이런 무쟁삼매의 고요한 마음상태에서 지혜와 자비가 나오는 것이죠. 합장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무궁 무진한 마음수행이 깃들어 있다고 하니, 두 손을 모으는 것이라도 정성을 다해 볼 일입니다.

수행하는 마음으로 일상에서도 수시로 합장하는 것을 습관화 해 보면 어떨까요. 나무를 보고도 합장하면 나무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합장하며 인사하면 그와 내가 하나가 되는 것이죠. 개나 고양이를 만나도 합장하고, 출퇴근 할 때 부인에게도 합장을 해보세요. 다툼이 없는 무쟁삼매도 이 작은 실천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어떤 공간을 들어갈 때도 합장하며 들어간다면 나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내 방에 들어갈 때도 합장하고 인사하며 들어가보세요. 내가 귀하게 여기는 방에서 잠을 잔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귀해지는 것입니다.



▶큰 절 하는 것, 오체투지(五體投地)!


오체투지란 이마와 두 팔과 두 다리, 신체의 다섯 가지 부위를 땅에 닿게 절하는 것입니다. 미황사 주지인 금강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절하는 모습을 적외선 열감지카메라로 촬영을 해 보면 108배를 한 이후에는 머리에 열이 없어지고 단전주위에 열이 모이는 것이 보인다고 합니다.



머리에 열꽃이 피거나 상기되었을 때에는 하루에 108배씩 7일만 하면 완전히 없어진다고 합니다. 화가 나면 심장에 열이 나고 그 열은 간, 폐, 신장으로 전파되고 온 몸에 열이 가득 차게 되며 이로 인해 저녁에 잠이 안 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우울증이 오고, 그 결과 무기력 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를 회복시키는 데는 108배가 최고 명약이죠. 108배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매우 좋은 굴신운동이라는 것이 스님의 말씀입니다.


108배는 신체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좋은 운동법 입니다. 이마는 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가장 귀하고 신성한 것을 땅바닥에 대는 것, 그리고 절을 한 다음 양손을 살짝 들어 올리는 것은 상대를 받들어 올리는 것입니다. 절은 곧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수행법입니다. 즉 하심(下心)이죠. 


인도의 수행자들은 제자들이 스승의 발을 닦아주는 수행도 했다고 합니다. 이는 스승에 대한 최고의 믿음과 존경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수행의 가장 기본이면서 최종 목적은 무아(無我)라고 하는데요. 무아가 되었을 때 내가 더욱 커지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은 학벌, 직위, 재력으로 성을 쌓아서 스스로 그 성안에 본인이 갇히게 됩니다. 그러나 담을 허물고 성을 무너뜨리면 온 세상과 하나가 되는 것이죠. 무아의 도를 터득한 사람의 정원은 온 세상이 자기 정원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기가 쌓은 담 안쪽만 자기 것인 것입니다.


내려놓으면 모든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고 담을 쌓음으로써 점점 그 속에 갇히면 외로워지게 됩니다. 그래서 공(空)한 것이 가장 많은 것을 담을 수 있습니다. 손에 쥐고 있으면서 새로운 것을 잡을 수가 없고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나를 온전히 비우는 행위가 절인 것이죠. 매일 108배를 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몸과 마음의 수행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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