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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노후자금, 고용시장에서 서성이는 노인들

금융/달려라 직딩 2017.12.22 09:00


한국인이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8월 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멕시코(2,255시간) 다음으로 길었습니다. 일을 많이 하는 한국인들은 잠도 적게 잡니다. 2016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조사 대상국 평균 대비 40분 짧습니다. 야근과 잦은 회식 등으로 수면시간도 짧아졌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인들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모두 실질은퇴연령이 가장 높은 나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노동시장에 가장 오래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한국 남성은 프랑스 남성 대비 13.5년, 여성은 슬로바키아 여성 대비 12.4년 일하는 기간이 더 깁니다. 젊어서 가장 많이 일하는 한국인이 퇴직 후 나이가 들어서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로 고령층 현황


통계청에 따르면 55~79세에 해당하는 고령층 취업자 수는 현재 708만4천 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42만4천 명이 증가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일하는 근로 고령층이 무려 271만 명이나 증가한 셈입니다. 


고령층이 종사하는 일자리는 양질의 일자리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65세 이상 비정규직 종사자 수는 지난 2010년 88만7천 명에서 지난해 146만9천 명으로 급증했는데, 비정규직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2.8%에 달합니다. 실제 고령층이 종사하는 직업별 분포는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9%)와 농림어업(14.7%)을 제외하면 단순노무(25.4%), 서비스·판매 종사자(21.6%)의 비중이 높습니다.



근로 고령층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연령은 몇 살일까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49.1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성별로는 남성이 51.4세 여성이 47.2세로 남성이 조금 더 깁니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계속 근로희망연령은 평균 72세였습니다. 응답자 연령이 올라갈수록 근로희망 연령도 늘어나 75~79세 응답자들은 81세까지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인이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일하는 이유는 바로 노후소득이 없거나 부족해서입니다. 같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연금수령자 비율은 45.3%에 불과합니다.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52만 원 수준이고요. 수령자간 편차도 커서 연금수령액이 10~25만 원 미만 수령자 비중이 46.8%로 가장 높고, 150만 원 이상 수령자 비중은 8.7%에 달합니다.



▶주된 직장 퇴직 후, 소득절벽


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는 전체빈곤율과 노인빈곤율 간 격차 또한 가장 큽니다. 노인빈곤율과 전체빈곤율 간 차이는 OECD 평균이 1.1%포인트에 불과한 반면, 우리나라는 이 차이가 무려 34.4%포인트에 달합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 퇴직 후 노후에 소득계층 간 이동이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는 소위 ‘소득절벽’ 즉, 주된 직장에서의 근로소득 단절 이후 중·상층 계층 중 상당수가 빈곤층으로 편입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보험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 전 중산층이던 가구의 52.9%가 빈곤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은퇴 전후 중산층의 소득계층 하방(下方) 이동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는 주된 직장에서의 근로소득 단절 이후 마땅한 노후 소득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편한 노후를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약 73만 명의 베이비부머들이 순차적으로 65세에 도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65세면 대부분이 주된 직장에서 퇴직할 연령임을 감안할 때 상당수 중산층 가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된 상황입니다. 


고령화 저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지금 쓸 돈을 조금 아껴 노후를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물론 한정된 수입으로 먼 미래의 노후까지 준비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는 노후는 고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서둘러 생활을 간소화하고 무엇보다 지출통제에 신경 써야 합니다. 결국 내가 벌어서 모은 만큼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을 다운사이징 하거나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특히 자녀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은퇴자라면 결혼자금 지원에 있어서만큼은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모아둔 자산을 가지고 부부가 남은 긴 생애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참 일할 때는 자신이 늙을 거라는 생각을 미처 못하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을 그만두고 쉬어야 할 때가 옵니다. 젊었을 때는 큰 차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이 나이가 들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하지요.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노후 자금을 마련하여 자신은 물론 자식도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습니다.


김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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