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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친구가 된 '사랑잇기 나눔천사'



오늘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뉴스를 보다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든 기사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혼자 살고 있던 50대 남자가 숨진 지 6년여 만에 발견되었다는 기사였는데요. 같이 살진 않지만 누나도 있고, 옆집, 앞집에 살던 이웃도 있었을 텐데 6년만에 발견되었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사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관심, 사랑이 점점 희박해지는 현대 사회의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뉴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치고, 얘기하고 어깨를 부딪히며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순간 순간 외로움을 느끼는 것도 다 이런 이유겠지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빈곤은 외로움과 사랑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다”라고 하셨던 테레사 수녀님의 말씀처럼 배고픔보다 더 큰 고통은 외로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독고노인 사랑잇기, 독고노인

<출처 : MBC 무한도전> 



오늘은 이런 사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저희가 진행하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봉사활동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독거노인 사랑잇기’는 한화생명의 콜센터 상담사가 서울, 부산지역 300여명의 독거노인들에게 주 1~2회 전화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고 있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외로운 어르신께 말벗이 되어 드리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독거노인과 3일 이상 통화가 안 되는 경우 긴급출동을 요청하여 혹시나 발생할 지 모르는 위급 상황을 대비하는 역할도 하고 있지요. 



독고노인 사랑잇기, 독고노인

<왼쪽부터 소한나 매니저, 강경행 매니저, 유경란 매니저> 



▶ 독거노인과 상담사들의 우정 나눔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던 상담사들은 사랑잇기에 참여할 ‘나눔 천사’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나자 대부분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매스컴에서 보아왔던 독거노인들은 늘 외롭고 힘들어 우울해 보였던 터라 그런 어르신께 드리는 첫 전화는 긴장되고 부담스러웠다고 하는데요. 서울콜센터의 박경은 상담사는 어둡고 경직된 목소리가 들려오던 어르신과의 첫 전화통화를 잊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내 어색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무슨 일이 있으신 건지 걱정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조심스레 여쭤보니, 몇 일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이제는 혼자 살아야 한다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첫 통화 이후 2~3개월 동안 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하시던 할머니는 이제는 오히려 안부도 물어봐 주시고 전화해줘서 고맙다는 말씀도 해주시고 많이 밝아지셔서 더욱 기뻤다고 하네요. 





 

또 2명의 어르신에게 주 2회 이상 통화를 하고 있는 소한나 매니저는 처음에는 어색해서 매월 독거노인지원센터에서 지원되는 스크립트에 의존했지만 지금은 일상적인 안부를 묻고 가족처럼, 손녀처럼 통화하고 있다는데요. 


오히려 본인을 챙겨주시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같은 따듯한 말 한마디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2011년 7월에 시작된 ‘독거노인 사랑잇기’는 1년여가 지난 지금도 봉사라는 개념을 넘어서 어르신들과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 어르신들의 건강 지킴이가 되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의 연세가 있기 때문에 상담사들이 통화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건강이라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질병을 앓고 계시는 분들은 약이나 병원 진료에 대한 세부사항까지도 체크해드린다고 해요. 또 TV나 신문에 나오는 건강정보에는 더욱 귀를 기울여 어르신께 필요한 정보는 없는지 메모하고, 이후 통화할 때마다 전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복지기관이나 보건소 등에서 제공되는 각종 복지혜택 정보도 알려드리면 어르신들이 너무나 고마워 하신다고 하네요. 


강경행 매니저는 이렇게 전화로만 외로움을 달래드리거나, 간단한 정보 밖에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고 하면서 어르신들께 더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리고 한번은 할머니께서 주말에 홀로 쓰러지셔서 응급실에 가셨다가 지금은 요양중이시라는 지원센터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놀란 마음에 다음날 전화를 드렸더니 오히려 걱정하는 매니저를 다독이셨고, 이 일이 있은 후 혼자 사는 노인들께 ‘사랑잇기 전화’는 꼭 필요한 소통창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어르신들의 건강 지킴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해요.



▶ 어르신과의 통화를 즐거워하는 또 다른 이유 


고객 문의며 민원 등 하루에도 90여통의 전화 통화를 하는 상담사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감성노동자라고 하잖아요. 고객과의 통화 중 화나는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그래서 속상한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마다 어르신과의 통화는 상담사들에게 비타민 같은 치료제 역할을 한다고 해요. “매일 똑 같은 전화 업무에 지친 오후에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어르신들은 오히려 저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시죠” 덕분에 유경란 매니저는 통화 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합니다. 





 

서울콜센터 김진아 상담사는 민원이 심한 고객님과 통화 후 너무 힘들어서 울다가 사랑잇기로 인연이 된 할머니가 생각나서 전화를 드렸다고 하는데요. 할머니께서 노래교실에 다녀오셨다고 그 날 배운 노래를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리고 힘내라는 말씀과 함께 위로해주시는데 할머니의 따듯한 사랑이 느껴져서 아픈 마음이 눈 녹듯 다 사라졌다고 해요. 


특히, 김진아 상담사는 ‘독거노인 사랑잇기’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들을 수기로 적어 독거노인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에도 참여했었는데요. 그 수기가 당선되어 지난 12월 28일에 열린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친가, 외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사진으로만 뵈었기 때문에 어르신들과 이야기 하는 부분이 매우 어렵게 느껴졌었다지만, ‘사랑잇기’를 통해 할머니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지금은 새로운 가족을 선물 받았다고 하네요. 일주일에 두 번씩 안부전화를 드릴 때마다 너무나 설레고 위로 받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나눔 천사들의 공통된 이야기가 사랑잇기 전화에 참여하면서 예전보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더 표현하고, 고객과 상담 시에도 더욱 친절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입을 모으더라고요. 어르신과의 통화를 통해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고 마음의 부자가 된 것 같다는 상담사들은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어르신과의 통화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원봉사라고 하면 큰 돈을 기부하거나, 정기적으로 한 곳을 방문해야 한다거나, 무언가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사실 저도 그랬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전화 한 통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니 시간이 없다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봉사를 멀리해온 제가 너무 부끄러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선은 가족부터 먼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지금 이 순간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잠시 짬을 내어 주변 분들에게 안부 전화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