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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소비업계 블루칩 '포미족' 이란?

 

 


최근 혼자 사는 직장 동료의 집을 방문하게 된 H 씨.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평소 씀씀이가 크지 않아 ‘짠돌이’라는 별명이 있었던 동료의 집에는 고가의 오디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평소 자신의 재정을 알뜰하게 관리하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품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포미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는데요. 자기를 위해 투자하는 ‘포미족’들의 성향이 소비 트렌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한 주간의 경제 이슈들을 훑어보며 함께 알아볼게요. 






▶ 소비업계 블루칩 '포미족' 이란?


최근 ‘포미(Forme)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습니다. 포미족이란 건강((For health), 싱글(OneMore), 편의(Convenient), 고가(Expensive)앞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인데요. 건강과 편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조금 비싼 제품이라도 선뜻 구매하는 싱글족들의 소비성향을 뜻합니다. 포미족들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과감하게 선택하고 투자하는 소비성향을 보여주는데요. 과거의 고가품 소비가 ‘과시욕’에서 비롯되었다면, 요즘 포미족들은 자기만족을 위해 투자하는 ‘가치 소비’인 셈입니다. 이러한 포미족들의 소비패턴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오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방법을 찾던 각 업계는 이런 ‘포미족’들을 겨냥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급 디저트 브랜드나 고가 커피 제품으로 포미족들을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이는 중. 일본 명물 베이커리와 생크림 롤 케이크, 생과일 아이스크림이나 세계 3대 초콜릿 브랜드 등이 속속 한국상륙하고 있죠. 또 극소량만 재배되는 최상급 커피가 S커피 체인에서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먹거리뿐 아니라 명품이나 가전 등 고가의 제품과 오디오, 카메라 등도 이에 속하는데요. 저가 제품을 내세우던 홈쇼핑에서도 최근에는 고가의 취미 가전을 내놓으며 포미족 잡기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단순히 고가의 제품을 찾으며 과시하기보다 자신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가치소비’를 보여주는 포미족. 업계의 흐름마저 바꾸고 있는데요. 나의 소비성향은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봐도 재미있겠죠? 



 달걀 딱 한 개만 주세요! '한 끼 식품' 돌풍



자취 중인 대학생 김 한화 씨. 냉장고를 정리할 때마다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음식재료들이 많았습니다. 장을 볼 때면 항상 ‘이것보다 적은 양을 판매하면 좋을 텐데’하고 생각해왔는데요. 요즘에는 그런 고민이 줄어들었죠. 바로 ‘한 끼 식품’의 돌풍 때문입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소포장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L 슈퍼의 경우, 최소 5개씩 묶어 판매했던 달걀을 낱개로 판매하기 시작했죠. 달걀 낱개 판매 1개월이 지나자 판매량이 두 배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또, 감자나 생강, 깐마늘, 대파나 무 등도 적은 양을 균일가에 판매 중인데요. 이런 ‘하루 한 끼’ 소량 제품들의 매출이 꾸준히 올라 그 종류가 58가지로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한 끼 식품’ 돌풍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회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최근 1인, 2인 가구가 늘어나고 알뜰 소비 바람이 불면서 유통업계도 발 빠른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L 슈퍼에서 내놓은 한 끼 식품의 지난해 매출약 25억 원. 올해는 월 매출3억 원으로 증가했는데요. 통계청의 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1,2인 가구 비율은 50.5%. 2025년이 되면 62.5%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따라서 사회 변화에 따른 한 끼 식품 돌풍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최저임금 인상, 인상 폭 어떻게 될까?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유통업체 ‘타깃’이 최저임금을 시간당 9달러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뜨거운 이슈인데요. 지난 4일, 경제부총리가 임금인상과 내수 살리기에 대해 발언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었죠. 고용노동부 또한 임금 근로자 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안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재 최저임금 5,580원. 작년보다 7.1% 오른 상태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보다 낮은 상황. 따라서 정부와 여야는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에 함께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상 폭을 두고는 극명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데요. 노동계 1만 원대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중이지만 재계는 그 이상의 인상은 무리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현재 최저임금 인상 폭을 결정하기 위해 정부와 최저임금위원회는 세계 주요국 최저임금 조사에 착수 중인데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호주 등 OECD 회원국 18개 나라를 포함, 총 32개 나라의 최저임금 최신자료를 모아 분석해 우리나라에 적용할 최저임금 산정 작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적정한 수준의 최저임금이 결정되기를 희망합니다. 






▶ 30대 그룹 투자는 확대, 채용은 감소



투자를 확대하지만, 고용은 늘어나지 않는 현상을 일컬어 ‘고용절벽’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30대 그룹의 신규채용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고용절벽’ 현상이 나타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경련의 조사를 살펴보면, 국내 30대 그룹의 투자늘어나고 신규 채용 규모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경련이 자산 상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총투자금액136조 4,000억 원. 지난해보다 16.5% 늘어났습니다. 투자금액을 늘리는 그룹은 총 17곳. 그러나 이 중 채용 규모를 늘리는 그룹7곳에 불과했는데요. 신규채용은 12만 1,801명으로 지난해보다 6.3%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렇듯 투자가 늘어남에도 신규채용감소하는 이유무엇일까요? 전경련은 그 이유로 정년연장인건비 상승을 들었는데요. 정년이 연장되면서 채용 여력이 줄어들고,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신규 채용 규모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 이러한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자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청년고용정책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경제정책 첫머리에 ‘일자리’ 문제를 두고 있습니다. 고용정책과 임금인상의 갈림길, 현명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 싸게 더 싸게, 대형마트 '10원 전쟁'!



지난해 여름, 대형마트들 사이에서 ‘10원 전쟁이 벌어졌었죠. 전쟁의 주인공이 되었던 상품은 바로 ‘꽃게’. 하루 동안 10원 단위로 꽃게 가격을 낮추며 저가 경쟁을 벌이면서 주부들이 앞다퉈 꽃게를 구매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신선식품 저가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 저가 경쟁의 발단은 H 사. 혁신과 체질 개선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일제히 신선식품의 가격을 낮추자, 경쟁업체에서도 이에 대응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심지어 다른 회사들의 제품 가격을 알기 위해 홍보 전단지를 미리 입수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의 조사를 살펴보면, H 사는 500가지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을 시세보다 최대 30% 가량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인하 폭은 이보다 더 크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할인이 시작되자 경쟁사들도 대폭 할인으로 이에 대응했고, H 사는 추가 할인을 했다는 것. 대표적으로 지난 11일, H 사 마트에서는 1만 5,550원 수준의 딸기값이 1만 원까지 내려갔는데요. 이후 경쟁업체의 딸기 가격이 이보다 싸지자 다시 8,800원으로 인하한 것입니다. 그러나 각 대형유통 업체들은 이러한 저가 경쟁매년 진행하는 행사라며 선을 긋는 상황. 이러한 ‘저가 전쟁’은 언뜻 반가운 소식처럼 보이지만, 가격대비 품질을 꼼꼼히 따지는 알뜰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부담될 수 있다는 사실. 기억해야겠죠?



이번 경제 브리핑의 주된 이슈는 바로 ‘소비’였습니다. 알뜰한 소비자를 잡기 위한 저가 상품 경쟁부터, 자기 투자를 중시하는 포미족을 위한 제품들까지. 천차만별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업계들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고용 절벽을 극복하고, 적정한 수준의 임금인상을 통해 곧 우리 경제가 활짝 기지개를 켤 수 있겠죠? 한화생명 경제브리핑은 앞으로도 흥미로운 경제 이슈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