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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영화기자가 들려주는 영화 속 보험 이야기<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한동안 남의 집에 숨어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괴담처럼 떠돌았었는데요. 주인이 나간 사이 그 집에 몰래 들어가 음식을 축내고, 침대를 쓰는 등 주인처럼 행세를 하는 것이지요. 숨어살던 이들은 발각된 후, ‘경제난으로 살 곳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변명을 했다고 하는데요. 주로 뉴욕이나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 빈번히 발생한 이 사건은 도시빈민의 현재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아 보입니다. 미니봉고차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의 지소(이레)도 이들 도시 빈민의 처지와 연결되는데요. 원래 피자집을 운영하던 아빠가 피자 배달에 사용하던 이 봉고차는 사업에 실패한 아빠가 떠난 지금 지소네 가족, 엄마(강혜정)와 어린 남동생 지석(홍은택)이 사는 ‘집’입니다. 봉고차의 뒷문을 열면 빨랫감들이 걸려있고, 물건을 실어 나.. 2015. 2. 6. 더보기
영화기자가 들려주는 영화 속 보험 이야기<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76년 연인, 노부부를 통해 깨닫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 ‘백년해로’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세상입니다. 막상 사귀지도 않으면서 ‘썸’만 타는 요즘 젊은 연인의 세태를 탓하자는 얘기가 아니죠. 부부로 백년가약을 맺고 서로 믿음을 가지고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별 탈 없이 함께 자식들 키우고 여생을 즐기는 게 뜻대로 그리 되지 않는 세상입니다. 사고 앞에서, 질병 앞에서 나약한 우리 인간들은 부지불식간의 내 평생의 짝을 잃을 위험에 노출된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노부부가 손을 잡고 다정히 걸어가는 풍경은 풍진 세월을 모두 지나온 것 같아 존경심에 가까운 아름다움이 느껴지곤 합니다.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에는,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소녀감성을 가진 강계열 할머니의 사랑이 있습니.. 2015. 1. 7. 더보기
영화기자가 들려주는 영화 속 보험 이야기<꾸뻬씨의 행복여행> ▶당신의 인생은 행복한가요? - 꾸뻬씨의 행복여행 적게 벌고 더 잘 사는 법을 찾는 ‘도시부족’이 늘고 있습니다. 입시와 취업, 승진, 주거 문제로 과도한 경쟁은 결국 많이 쓰고자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일종의 대안적 삶의 움직임이죠. 대기업을 다니다가 시골에 내려간 한 30대 남성은, 연봉이 높은 대신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자 과소비를 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하던 일을 그만뒀다고 해요. 자본주의의 소비의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는 스트레스도 눈에 띄게 줄었고 마음의 평온도 얻게 되었다며, 지금의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도심이야 말로 스트레스가 번식하는 최적의 온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변에 늘 비교의 대상이 존재하고 공공장소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복잡.. 2014. 12. 9. 더보기
씨네21 이화정 기자가 들려주는 영화 속 보험이야기 <안녕, 헤이즐> ▶아픔을 인정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영화, ‘어린’ 숫자는 안타깝다. 나이 말이다. 죽음과 어울리지 않는, 가까이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나이 말이다. 너무 이른 죽음에 대해 내가 항상 기억하는 구절은 영화화되기도 한 소설 의 첫 문장이다. 백혈병에 걸려 죽고 만 사랑하는 여인 제니를 향해 올리버는 독백한다. ‘스물다섯에 죽은 그녀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너무 빨리, 너무 갑자기 찾아온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위로는 무엇일까? 의 소녀 헤이즐(쉐일린 우들리)을 보면서 속 제니의 죽음이 떠올랐다. 헤이즐은 이제 겨우 18살이다. 외모를 꾸미는데 열을 올리거나, 관심있는 소년에 안달복달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 나이인데, 그 일상은 전혀 다른 형태로 흘러간다. 수년간 그녀.. 2014. 11. 1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