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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다큐영화 <엔딩노트>를 통해 본 은퇴준비 키워드!




전형적인 산업역군이자, 늘 자신감 넘치는 인생을 살아온 스나다 도모아키. 그는 40여 년의 긴 샐러리맨 생활을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 말기 암 판정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예상치 못한 죽음 앞에 망연자실하며 슬퍼하기 보다 성실하고 꼼꼼하게 자신만의 ‘엔딩노트’를 준비하며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라고요? 맞습니다. 위 내용은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 <엔딩노트>의 줄거리입니다. <엔딩노트>는 마미 스나다 감독이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1년 전부터 스스로 촬영한 논픽션 영화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의 아버지의 모습을 세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실 갑자기 닥칠 본인의 운명은 누구나 알 수 없지만, 갑작스럽게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는다고 해서 스나다 도모아키처럼 엔딩노트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오늘은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면서 고려해야 할 '은퇴준비 키워드 5F' 살펴볼까 해요. 


  <출처 : 네이버 영화> 



▶ 매년 건강검진이 가장 좋은 은퇴준비인 줄 알지? 


Fitness : 만만디 간(肝)처럼 살지 말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간(肝) 은 이상이 있음을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회복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영화 속 주인공의 경우도 그렇지요.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얻고, 부부싸움도 하고, 젊음을 바친 후 회사에서 은퇴를 하고 나니 이미 그의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맙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 ‘빨리빨리’! 외국사전에도 실릴 정도로 빨리빨리 문화는 이미 세계화 수준이고, 고령화 속도 또한 ‘빨리빨리’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은퇴준비와 건강관리는 침묵의 간(肝)처럼 만만디 합니다. 조금씩 꾸준히 은퇴준비를 하는 적소성대(積小成大/작은 것도 쌓이면 크게 됨)의 마음으로 자신의 건강도 조금씩, 미리 닦고 기름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출처: KBS 남자의자격>



‘경제적 자립’ 경제구호 아닌 은퇴준비 구호! 


Finance : ‘잘 살아 보세’! 


우리나라 남성의 기대 수명은 77.2세, 여성은 84.1세입니다. 결혼한 남성과 여성의 나이차 3~5세를 감안하면 여성의 경우 남편이 사망한 후에도 10년 정도를 홀로 살아야 하지요. 이 기간을 대책 없이 무심코 보낸다면 본인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평생 모은 재산이 부동산과 예금, 연금 정도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재산 중 집은 아내에게 줄 것을 자녀들에게 부탁하지만 아직 막내딸의 결혼이라는 숙제를 남겨둔 채 떠나지요. 요즈음 형제들간에 많든 적든 재산으로 분쟁이 생기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지혜로운 부모는 본인의 경제적 자립은 물론 고기를 잡아서 주기 보다는, 자녀들에게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현명함이 필요하지요.


 

<출처: KBS 개그콘서트>



▶ 전문성으로 ‘Working Poor’막아야


Field: 6070까지 ‘이닝이터(inning eater)’ 필요 


<엔딩노트>의 주인공은 40년을 직장에서 일했습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은퇴와 관련해서 최근 ‘평생현역(Whole life Working)’ 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직장에서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말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평균 은퇴연령이 53세 전후이고 공적연금 수급연령이 현재 65세 (69년생 이후) 인점을 감안할 때 소득없이 지내야 하는 ‘소득절벽’ 구간이 약 10년 이상 발생하게 됩니다. 일(Work)은 단순히 은퇴자금이 부족해서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키워 은퇴 후에도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맞이하고 싶은 이유에서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전문성은 늙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60,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이닝이터 (inning eater)’ 가 되어야 합니다. 



▶ 은퇴! 인정, 열정, 긍정으로 준비


Fun : 은퇴준비? 내 마음속에 답이 있다. 


은퇴관련 뉴스는 밝은 면 보다는, 어두운 면, 우울한 면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슬픈 노년’, ‘은퇴대란(隱退大亂)’, ‘노인빈곤율’, ‘하우스Poor’ 등 쏟아지는 은퇴 이야기는 잠재적 은퇴자들에게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정말 은퇴가 두렵고 공포스럽기만 할까요? 영화에서는 암 말기판정을 받고 절망과 좌절을 할 것 같았던 주인공은 가족을 위해 남은 시간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서 오히려 그간 느끼지 못했던 재미와 감동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은퇴준비도 자신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Work)에 ‘충실’하며, 은퇴가 두려움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내 인생의 재미와 감동은 내가 스스로 만드는 게 아닐까 싶어요. 

 


<출처: 영화 버킷리스트>



▶ 감성이 풍부한 EQ형 중심으로 바뀌어야~


Friend: 결국 사람이다 


은퇴 하고 나면 대부분 친구와 네트워크가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직장을 떠나면서 만나는 사람도, 갈 곳도 줄어들기 때문이지요.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서적으로 겪는 고통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외로움’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 자연스럽게 지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은퇴 후 정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독이불고(獨而不孤) ‘혼자이지만 외롭지 않다’ 라는 뜻처럼,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라는 긴 여행을 떠날 때 배우자와 더불어 좋은 친구와 함께한다면 지루하지 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요즘, <엔딩노트>를 통해 우리는 그간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매진하느라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이나 준비는 없었던 것 아닌지 새삼 돌아보게 되는데요. 잘 죽는(well dying) 인생이야말로 어찌 보면 잘 산 인생이 아닌가 싶어요. 요즘은 노년과 죽음, 그리고 은퇴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여러분의 인생 마무리는 어떻게 맞이하고 싶으신가요?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