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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00세 시대, 설레는 노후를 위한 은퇴준비 노하우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남의 일 같았던 은퇴. 4-5년 전부터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로 보면 은퇴는 항상 있어왔던 일인데도 최근 들어 부쩍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3가지 요인을 들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2~3%대의 낮은 금리가 이어지는 ‘저금리 현상, 두번째로는 평균수명이 급속하게 늘어나며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되는 위험을 의미하는 ‘장수(長壽) 리스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은퇴 후 삶에 대한 알맞은 계획이 없는 ‘준비 안 된 노후’ 입니다. 





노후 준비가 없다면 오래 살아도 문제!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연 10%를 넘었던 예금금리.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로 한 자릿수로 낮아지고 최근에는 3%를 받기도 어려워졌죠. 세금(15.4%)을 떼고 나면 1억원을 예금해도 손에 쥐는 이자는 연 220~230만원에 불과합니다. 금리는 이렇게 낮아졌지만, 정반대로 평균수명은 10년에 5세씩 늘어나 어느덧 81세를 넘고 있습니다. 돈을 굴려 줄 금리는 너무나 낮아지고 은퇴 후 살아야 할 기간은 10여 년 이상 길어진 것이죠





이런 와중에 노후 준비는 부족하기만 한데요. 통계청의 가계금융, 복지조사(2013)에 따르면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의 생활비 충당 정도에서 ‘여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8.3%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반면 ‘부족 또는 매우 부족하다’는 답변은 61.9% 비율에 달하고 있습니다. 은퇴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생활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볼 수 있겠죠?

저금리와 장수 리스크가 눈앞에 뻔한데 우리 국민들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 한가지! 지금까지 열심히 돈을 벌어왔지만 자신의 노후를 준비할 금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세금, 연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 비(非)소비 지출은 물론 교통비와 통신비, 사교육비와 같은 지출이 크게 높아진 것이 가장 큰 요인인데요. 이런 지출들은 ‘경직성 지출’ 해당하므로 줄이기 힘듭니다. 


또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이 은퇴하는 나이가 53~54세로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7~10년 이상 빠른 것도 노후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입니다. 월급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몇 년 더 근무해야 부채도 갚고 노후준비도 할 수 있는데요. 현재는 떠밀리다시피 물러나고 있는 것이죠. 2016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된다고 하지만 은퇴 연령이 크게 늘어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겠죠? 


뿐만 아니라 자녀의 결혼과 노부모를 모시는 일도 노후준비를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노인빈곤율(2010)은 47.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장수 리스크에 대비하는 은퇴전략 

이 같은 상황에서는 은퇴 준비에 필요한 전략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은퇴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은퇴 준비를 빨리 할수록 복리 효과 등을 통해 보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적 여유와 안정감을 함께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나치게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성을 바꿔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고령화와 함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이어질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G7 인구와 국토 면적에서 우리나라와 엇비슷한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1인당 소득 1만달러대에서 고점(71~72%)를 치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비중 또한 1인당 소득 1만달러 중반인 2000년대 초반에 고점(83%)를 찍고 하락하는 흐름입니다. 또 소득수준이 3만 달러로 향하며 우리나라의 부동산 비중도 최근 68%(2013)에서 60% 안팎까지 더 떨어질 것입니다. 

셋째, 투자 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면서 동시에 고수익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2~3%대의 금리 하에서 누가 7~8%의 수익을 보장한다면? 그것은 십중팔구 사기일 것임이 분명하겠죠? 그렇지만 낮은 수익의 안전자산에 대한 저축만으로는 은퇴 설계가 힘들어집니다. 따라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면서 늘어나는 금융자산에서 국내외 주식과 펀드 등 고위험, 고수익, 즉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려가는 게 좋겠습니다. 흔히 위험 자산 투자비중을 ‘100-나이’라고 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100-나이+α’가 적절할 것입니다. α의 크기는 개인의 위험선호도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젊을수록 크게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비과세 등 절세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을 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금리 시대에는 절세가 적잖은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가장 주의해야 할 적이 한가지 있습니다. 예/적금과 연금, 적립식 투자 등으로 죽을 때까지 현금 흐름을 잘 만들어놓았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노후를 위협할 수 있는 적은 바로 질병!! 암이나 심장질환과 같은 큰 병에 걸려서 예상치 못한 큰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죠. 이에 대비하기 위해 목돈을 마련해 둘 수도 있지만 그럴 형편이 안 된다면 보장성 보험 하나 정도는 꼭 필요하겠습니다. 





두려운 은퇴 VS 설레는 은퇴

영국계 은행 HSBC에 의하면, “은퇴라는 단어로부터 무엇을 떠올리느냐?”고 물었을 때 대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자유, 만족, 행복’ 등 긍정적인 대답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많은 대답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나온 대답들도 ‘두려움, 외로움, 지루함’ 등으로 부정적인 단어들이었습니다. 





은퇴하고 난 후 닥칠 경제적 어려움, 생각하면 두려울 수 밖에 없는데요. 내가 춥고 배고픈데 주위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면 외로운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또 많은 분들이 현역으로 있을 동안 근로시간이 연간 2100시간이나 될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상황. 놀 줄도 모르고 가족과 보낸 시간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은퇴를 떠올리면 지루함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위험한 모습만 그려지게 되는 것이죠. 반면, 같은 조사에서 은퇴를 ‘인생 제2막의 기회’로 생각한다는 대답도 있었습니다. 은퇴가 두렵기는 하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 볼만한 좋은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입니다.

얼마 전 한 TV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은퇴업계에 오래 남을 명대사를 날렸습니다. ”걱정하면 지고, 설레면 이긴다.” 큰 게임이나 일을 앞두고 걱정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준비가 안 되어 있거나 덜 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큰 일을 앞두고 설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준비가 잘 되어 있어 이번에 한번 잘해보자는 자신감과 굳은 각오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두려운 은퇴가 아니라 설레는 은퇴를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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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