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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11시콘서트

[이벤트]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아름다운 피아노 협주곡 연주, 11월 11시 콘서트


달력의 날짜로는 꽤 서늘할 것 같지만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은 선선하게 불어오는 11월, 이번 11시 콘서트는 잘 알려지지 않은 포레의 모음곡과 함께 언제나 멋진 해설과 연주로 청중들을 휘어잡는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직접 작곡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 멋진 공연을 구성했습니다. 올 한해 동안 다양한 클래식 명곡들을 선보인 11시 콘서트는 내달 12월에 겨울 정취에 더없이 어울리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을 비롯해 생상과 바그너의 오페라가 함께 한다고 하네요. 2015년의 라스트 11시 콘서트, 초대권 이벤트를 적극 이용하셔서 부디 올해의 마지막 행운을 놓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포레가 드려주는 벨기에 비극 -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Op.80 프렐듀드 

‘파랑새’로 유명한 벨기에의 극작가 메테를링크가 쓴 비극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는 음악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문학작품인데요. 드뷔시와 쇤베르크가 각각 오페라와 교향시로 구상했던 이 작품은 시벨리우스도 소재로 삼은 적이 있을 정도로 작곡가들에게 많은 인기를 모았으며 그중 가장 아름다운 곡이 포레가 지은 이 모음곡’이랍니다. 힘차면서도 매혹적인 연출로 떠오르고 있는 명 지휘자 서진 씨가 이날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곡에 담긴 시적 정취를 멋지게 들려주셨는데요. 특이하게도 하프가 베이스가 되어 곡을 이끌고 다시 첼로, 바순, 플루트가 사랑과 고뇌를 함께 담은 테마를 표현하는 방식은 콘서트 시작부터 관객들을 신비한 세계로 안내하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답니다.



단상에 오른 서진 지휘자의 모습은 마치 커다란 배를 안정감 있게 몰고 가는 선장처럼 다양한 파도와도 같은 단원들의 연주를 완숙하게 이끌어 주었는데요. 그 완숙한 지휘 덕에 어떤 음악이 연주되어도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해 많은 갈채를 받았습니다.


첫 번째 프로그램이 끝나자 커다란 피아노가 가운데 무대로 옮겨졌습니다. 언제나 친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11시 콘서트 곡들을 해설해주시는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박종훈 피아니스트는 포레가 만든 곡의 의미와 함께 각기 손을 댔던 거장들의 사진을 소개한 뒤 이어질 자신의 연주곡에 대한 소개 또한 겸손하면서도 재미있게 안내했습니다.




박종훈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제1번 "엘리제를 위하여"

예전에는 뛰어난 클래식 작곡자들일 수록 뛰어난 연주가이기도 했기에 작곡과 피아노를 겸하는 것이 기본이었다고 하는데요. 20세기 들어서 콩쿠르 문화가 클래식계에 자리 잡히게 되자 너무나 많은 연주와 그 연주를 위한 경쟁들이 치열해지는 바람에 작곡하는 시간들이 줄어들게 되었다 합니다. 그런 옛날의 작곡 풍토를 돌아보던 박종훈 피아니스트는 편곡 중에 이번 곡의 악상을 떠올리게 되었고, 오선지에 그 멜로디들을 잘 옮겨 마침내 협주곡 제1번을 만들 수 있었다 하는데요. 제목인 ‘엘리제를 위하여’는 베토벤의 피아노 솔로곡 ‘엘리제를 위하여’에 대한 오마주 한 데서 땄지만 실제로는 그 곡과 전혀 다른 협주곡이었습니다.


총 3악장으로 연주된 이번 협주곡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전통적인 협주곡이며 어떤 상업적인 의도나 변질되는 주제가 들어가 있지 않은 순수한 의미의 곡으로 마치 아주 옛날에 만들어진 명곡을 발굴해서 듣는 느낌이었는데요.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작곡 의도 역시 낭만성과 서정성을 주로 하되 ‘남들과 달라 보이려는 시도를 배제’ 한 피아노 협주곡의 본질 그대로를 살려보려 애쓴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세 악장 모두 새로우면서도 낯설지 않은 고전음악의 향기가 짙었으며 마지막 빠른 템포와 함께 협주곡 공연이 끝났을 때는 그야말로 관객석 모두 기대 이상의 감동에 격한 갈채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혜정의 절묘한 바이올린 연주 -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Op.47

잠깐의 휴식시간 이후 계속된 세 번째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의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었습니다.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다른 바이올린 협주곡과 달리 ‘바이올린의 바이올린에 의한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시벨리우스는 작곡가 이전에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진로를 고민했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대한 애정이 많은 음악인이었기에 여러 바이올린 협주곡과 비교할 때 곡의 어떤 부분에서도 항상 바이올린이 부각되는 느낌이 특징인 곡이기 때문입니다.

 


곡에 숨어있는 일화도 있는데요. 본래 바이올리니스트 버머스터(Willy Burmester)에게 헌정된 이 곡은 첫 곡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버머스터가 첫 연주를 할 수 없었고, 다시 만들어진 곡 역시 일정과 맞지 않아 다른 연주자가 초연을 하게 되자 버머스터는 ‘나는 절대로 이 곡을 연주하지 않겠다’고 화를 냈고 시벨리우스도 기분이 상해 헌정자를 결국 바꾸게 되었다는데요. 좋은 뜻으로 한 일이 서로 감정만 해친 일로 클래식 음악사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힘차면서도 조화로운 선율을 뿜어낸 이혜정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가 정말 멋졌는데요. 아쉽게도 1악장만으로 마무리된 연주에 대해 다시 박종훈 피아니스트가 막간 인터뷰처럼 이혜정 연주자를 불러내 재미있는 대화를 끌어낸 것이 그 아쉬움 해소에 일조를 했답니다.



 

이름처럼 위대한 교향곡 - 슈베르트의 교향곡 제9번 C장조 D.944 "그레이트"

마지막 프로그램은 생전에 유독 교향악에서는 인정받지 못 했던 슈베르트가 조용히 오랫동안 만든 대곡이자 마지막 교향곡인 ‘그레이트’였습니다. 슈베르트가 곡을 발표하지 않은 채 세상을 떠난 뒤 슈만이 곡을 찾아 편곡을 하고 멘델스존이 지휘를 해서 어렵게 곡을 선보일 수 있었는데요. 두 후배 음악가가 선배인 슈베르트의 숨겨진 명곡을 발굴한 셈이죠.


본래 이름은 단지 슈베르트의 제6번 교향곡과 분량을 비교하기 위해 부제로 붙인 ‘그레이트’ 였지만  세월이 지나 이 작품의 장대한 규모와 웅대한 악상을 가리키는 상징적인 의미로 통하게 되었고 이름 그대로 그레이트 한 교향곡으로 음악사에 남았답니다.


두 대의 호른이 단독으로 주 멜로디를 연주하는 시작은 교향곡으로는 무척 드문 시작이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빠른 템포와 함께 점점 발전하는 유쾌한 분위기는 슈베르트의 다른 곡에서 찾기 힘든 경쾌함과 함께 명랑한 느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다양한 명곡들의 해설과 함께 자신의 곡까지 스스로 소개를 하고 다시 연주하는 바쁘고 바빴던 박종훈 피아니스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이 날 펼쳐진 모든 곡들이 참 즐겁고 풍성한 연주의 향연이 되었던 것은 작곡자로서의 박종훈 씨가 피아노 협주곡에 넣었던 세 가지 의미가 전체를 휘감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협주곡은 ‘멋있는, 아름다운, 그리고 재미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시작되고 마무리된 멋진 11시 콘서트는 앙코르까지 서진 지휘자와 예술의전당 상임 연주단 다운 완숙함으로 내내 공연장을 채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세레나데로 이어졌는데요. 자리에서 일어서던 관객들까지 그대로 붙잡은 엘가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제2악장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현악기들의 앙상블이 끝까지 감동의 여운을 낳았습니다.




[Special Event] 12월 11시 콘서트 초대권 증정 이벤트, 댓글 달고 11시 콘서트 가자!




12월 10일 목요일, 올해의 끝 공연이 될 11시 콘서트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중 ‘아침의 기분’은 한 해의 마무리에 걸맞은 곡이 되지 않을까 하고요. 그 외에 고전파 이후 가장 아름다운 피아노 협주곡으로 일컬어지는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과 베토벤, 생상, 바그너가 함께 한다고 합니다. 멋진 11시 콘서트 객석에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한결같이 이런 멋진 프로그램이 더 많은 분들에게 행운처럼 함께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일곤 하는데요. 


이 리뷰를 보시는 여러분! 올 해의 마지막 12월 11시 콘서트 초대권을 응모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벤트 참여방법은 간단한데요. 초대권 신청을 공개 글로 우선 남겨주시고 그 글에 다시 비밀댓글로 성함과 휴대폰 전화번호와 주소를 남겨주시면 신청이 가능합니다. 참고하셔서 12월 콘서트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럼 12월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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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