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를 부를 때 각자의 이름을 부르게 되죠. 그런데 회사에서는 어떤가요? 회사에서는 저마다 직급과 직책에 맞는 호칭이나 지칭을 하게 됩니다. 홍길동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체로 직위나 역할에 따라 조 매니저님, 김 과장님, 박 부장님, 실장님, 팀장님, 대리님 등으로 서로를 호칭하지요. 하지만 그런 호칭 뒤에는 사실 엄격한 상하관계가 자리하고 있어 가끔은 업무와 상관없이 무언가 모를 불편함이나 딱딱함이 직장의 분위기를 누르기도 합니다. 그런 관계를 타파하기 위해 모두 이름을 부른다면? 오히려 서로의 실명이 시도 때도 없이 호명되는 상황이 더 큰 위화감을 낳겠죠. 하지만 직위도 실명도 아닌 Nickname 즉 별명이 불리게 된다면 어떤 분위기가 될까요?
▶자유분방한 조직문화를 일구는 Nickname 문화의 매력!
보통 Nickname은 친구나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이 쓰이게 됩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의미나 상대방을 놀리는 Nickname 도 있지만 스스로 그 별칭을 정체성으로 삼을 정도라면 그것은 의미 그대로 ‘또 하나의 이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개개인의 개성, 특징, 장점, 그리고 캐릭터를 잘 소개할 수 있는 Nickname 이라면 충분히 또 하나의 매력이 될 수도 있죠.
그런 별칭 문화의 도입은 딱딱한 조직 사회에서 작은 인간미를 불러 분위기 전환의 오아시스가 되기도 합니다. 서구 사회의 경우는 직장 내에서 직위 호칭보다는 아예 서로 이름을 부르게 되는 경우가 태반인데요. 보통 딱딱한 이름 그대로를 부르기보다 동료 사이에서는 성을 제외하고 이름 혹은 그 이름의 줄임말인 약칭을 부르며 이 또한 별칭 문화의 특징을 가지게 됩니다. 데이비드(David)는 데이브(Dave), 마이클(Michael)은 마이크(Mike), 토마스(Thomas)는 탐(Tom)으로 부르는 식이죠. 가끔씩 보는 영화나 미드에서 나오는 미국식 조직문화에서 이런 애칭을 부드럽게 부르는 분위기는 조금 부럽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름을 애칭으로 부르는 게 자연스럽다 보니 실명이 아닌 닉네임을 애칭 대신 부르는 풍경도 낯설지 않고요.
영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미국에서도 드라마로 9개의 시즌으로 만들어졌던 직장 드라마 ‘오피스’는 국내 케이블을 통해서도 적지 않은 인기를 얻었던 잘 알려진 기업 시트콤이죠. 그 인물들 역시 직장 내에서 참치나 칠면조 등의 별칭이 서로에게 웃음을 주는 장면들로 또 다른 화제가 되곤 했죠.
<미드 The Office 출처: 유튜브>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유명한 시구처럼 상대와 내가 서로 더 좋은 관계를 위한 호칭을 만드는 경우, 혹은 그 관계에 따라 조직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닉네임 문화를 시도하는 국내 기업들
포탈서비스로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국민급 메신저 서비스로 인기를 구가하는 카카오는 최근 다음 카카오라는 이름으로 합병을 했죠. 그런데 막상 합병을 하고 나니 서로 다른 회사였던 사람들이 어떻게 구성원을 호칭해야 할지가 작은 숙제가 되었다 합니다. 이에 해당 기업은 구성원 간 호칭을 회사 내에서의 직위나 한국어 실명이 아닌 영어 닉네임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내놓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영어 호칭이 동료 간 협업은 물론 수평적 기업문화 창출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 국내의 유수 호텔인 W 호텔 역시 직원 간 이름을 영어 애칭으로 부르기로 도입을 결정하는가 하면 C 모 그룹은 ‘님 호칭제’를 도입, S 그룹은 직위 구분 없이 매니저와 팀원에 따른 간략한 이름 부르기로 호칭 문화를 바꾸는 등 여러 기업들이 딱딱한 상하관계에서 벗어나고자 호칭을 변경하는 시도를 하고 있답니다.
▶호칭 변화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관계와 직관성
가까운 사이에서도 단순히 이름을 부르기도 하지만 더 특별한 관계를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애칭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아끼는 가운데 만들어지는 애칭은 자연히 그 관계를 더욱 가깝게 그리고 밀접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애칭에 대한 좋은 경험이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저의 경우에도 배우자, 자녀 사이에 저를 부르는 애칭, 가까운 친구 사이의 애칭, 직장 동료 사이의 애칭 등 수많은 Nickname이 있지만 그 다양함만큼 소중하면서도 특별한 관계를 만들게 됩니다. 제 딸은 40대 중반인 저에게 귀요미라고 하는 편인데 바깥에서는 저의 모습이 다소 딱딱하고 엄격한 편이라 다들 신기하게 여기더군요.
유명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경우도 그 팬들이 또 다른 이름을 붙여주게 됩니다. 최근 큰 인기를 얻은 쉐프테이너 백종원 씨는 백주부, 대표적 예능 스타 유재석은 유느님(유재석+하느님)으로 모두 그를 아끼는 사람들이 친근함 혹은 경외감에서 붙이게 된 이름들이죠. 그 외에도 유명한 한류 배우 배용준은 욘사마, 스포츠 스타 손흥민은 손날두, 유아 애니메이션에서 유명한 캐릭터 뽀로로는 뽀통령으로 불리는 등 공식 이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그 이름을 들으면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를 알게 되는 직관성도 있습니다.
▶상대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주의해야 할 닉네임 문화
조금 부끄러운 팀원도 계실 테지만 제가 있는 팀의 Nickname을 살짝 소개해본다면 이OO 사원은 처음엔 말레이곰에서 테디베어, 허OO 대리는 허박사에서 Grace허, 공OO 매니저는 똘똘이, 슈퍼갑, 고OO 차장은 고길동, 쌀집 아저씨, 송OO 과장은 따이가송, 김OO 지점장은 젠틀맨, 최OO 부장은 슈퍼맨, 강OO 차장은 두바이 왕자, 김OO 대리는 아이언맨, 그리고 공OO 차장은 공선생 등으로 한 번에 붙여버리는 놀림감 같은 별명이 아닌 서로 보다 더 좋은 관계를 위해 누구나 웃을 수 있는 별칭들로 조금씩 바뀌곤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흔히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Nickname을 쓰게 되지만, 당사자가 싫어하는 이름이거나, 비하의 뜻이 들어간 혹은 외모를 특정하는 Nickname은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기본 예의라는 것입니다.
개개인의 개성과 장점을 잘 표현하는 Nickname은 우리들 생활에 작은 활력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호 간 존중과 애정이 섞인 호칭은 어려운 관계를 조금 더 유연한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겠죠. 가볍게 들리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Nickname 문화. 오늘 옆에 있는 동료에게 자신의 별명이 뭔지를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다양한 닉네임 문화, 의외로 직장의 분위기를 풀어가는데 좋은 비타민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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