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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과거 X세대, 경제를 주도하는 ‘영포티 세대’로 돌아오다!

90년대 중반, 물질적 풍요 속에서 개성 있고 자유분방한 신세대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X세대’라고 칭했는데요. 이들은 급속도의 경제발전을 토대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 최초의 소비문화

세대였습니다. 지금, 이들이 이제까지와 다른 새로운 ‘중년’이 되어 한국경제를 움직이고 있는데요. 문화에서 경제까지 다시금 한국을 이끄는 ‘젊은 중년’의 새로운 별명은 바로 <영포티 세대>입니다. 



영포티 세대는 1972년 전후로 태어난 제2차 베이비붐 세대를 뜻합니다. 한국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이며, 이전까지의 중년들과는 사뭇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이죠. 응답하라 1988속 덕선의 친구들이었던 <영포티 세대>는 해외여행 자유화, 88올림픽 등 경제활황기 뿐 아니라 금융위기 또한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나이 들어도 젊게 살고자 하는 것은 모든 세대의 공통점. 그러나 <영포티 세대>는 사고의 유연성과 합리성을 동시에 갖춘 독특한 세대입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이들이 속한 40대(40~49세)의 인구수는 893만여 명. 전체 인구의 17%에 달해 인구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15년 LG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전체 업종별 종사자의 연령대별 평균 임금 자료를 살펴보면, 2014년 4월 40대의 평균임금은 157만 9,000 원으로 30대의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국세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신규 창업자 수 1,126명 중 40대 창업자가 32%로 가장 많았습니다. 통계청의 2014년 개인별 주택소유통계를 살펴보면 집을 소유한 1,265만 명, 이 중 오로지 40대 이상만이 전년보다 30만 명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영포티 세대>가 충분한 경제력과 소비력을 갖춘 ‘한국 경제의 큰손’임을 확인할 수 있죠. 



충분한 경제력과 소비력에 젊은 감각까지 유지하는 이들 <영포티 세대>는 현재 모든 콘텐츠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올해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인데요. <영포티 세대>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40대를 TV앞으로 불러모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를 제작하는 쪽도, 소비하는 쪽도 모두 <영포티 세대>에 속한다는 사실. 또 브라운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엔터테이너도 유재석 등 영포티 세대에 속하는 이들이 다수입니다. 젊은 40대가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죠. 


영포티 세대의 소비 파워는 유통가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납니다. ‘하하(Happy Aging Heathy & attractive)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중년들의 영향이 커진 것인데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40대 가구주의 연간소비지출은 2902만 원으로 전체연령 중 소득이 가장 많은 50대보다도 150만 원 이상 많았습니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 전문조직 제일DnA센터가 2014-15년 8,000여 명의 온라인 쇼핑몰 입력 검색어를 분석했을 때, 40대 남성 모바일 검색 횟수는 2015년 연간 86.6회. 20대 남성(78.2회)보다 많았으며 검색증가율은 157.6%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처럼 생산 주체이자 소비의 중심이 된 <영포티 세대>. 그러나 그저 왕성하게 일하고, 많이 쓴다고만 이해하기에는 조금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이들의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이 이전까지의 중년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죠. <영포티 세대>는 사회적 관습에 대한 관성을 거부하며,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형식이나 체면치레 등 허례허식을 꺼리는 합리성을 갖추었으며 트렌드에 민감한 세대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영포티 세대의 가치관은 그들의 소비패턴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한 빅데이터 조사기관의 분석을 살펴보면, 2015년 40대의 소비패턴은 30대, 50대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영포티 세대>에 속하는 40대들의 소비 중 여행관련 지출은 2014년 200억 원에서 2015년 21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30, 50대에서는 줄어든 항목이죠. 또, 40대가 취미생활에 쓰는 돈 역시 증가했는데요. 스포츠, 재즈, 댄스 학원은 72억원에서 85억으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30대가 같은 취미생활로 지출하는 돈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입니다. 이처럼 가계부를 들여다보니, 개인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나이에 상관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영포티 세대>의 삶을 읽을 수 있죠?



현재 40대들은 재테크나 노후 준비에 있어서도 이전 세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올해 초 한 신문사에서 영포티 세대 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재테크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2%. 38%는 재테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중62%의 응답자가 택한 재테크 수단도 저축(27.6%), 보험(21.1%)으로 과거처럼 재산 증식에 목적을 둔 재테크라기보다 위험에 대비하는 정도로 볼 수 있죠. 


또한, 설문 응답자 43%가 10년내 은퇴할 것이라고 답했는데요. 평생 직장을 가지고 자식이 노후를 책임졌던 부모들과 달리 이들 영포티 세대는 스스로 노후를 책임져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예상 금액은 매월 200~300만원 사이가 33%로 가장 많았으나, 막상 은퇴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답한 사람은 4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통계청의 예측에 따르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40대는 2021년이면 800만 명 아래로 떨어져 2023년 778만 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데요. 경제를 위해서도, <영포티 세대>의 행복한 노후를 위해서도 확실한 준비가 필요해보입니다. 


2015년 OECD가 발표한 한국인의 남녀 평균 기대 수명은 81.8세. 요즘의 사회적 나이 개념으로 보면 현재 40대는 과거 30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맞추어 <영포티 세대>를 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중년은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지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젊은 층이 사랑하는 ‘아재 개그’ 등 일상의 유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정치적으로 한국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영포티 세대>, 젊은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한국의 경제 지도를 바꾸어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