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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 소비자 지갑 열렸나?


지난달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근처 쇼핑센터나 백화점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라는 현수막을 자주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민족 대명절 추석에도 썰렁했던 상점들이 활기를 띠기도 했는데요. 정부와 유통, 제조, 관광, 문화업계가 만나 만들어낸 국내 최초 쇼핑관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그 효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놓고 업계와 소비자의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이 막을 내린 지금,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여러 가지 면을 분석해볼까요?


<코리아세일페스타 홍보 영상>



절치부심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로 돌아오다 


FESTA라는 단어. 기존의 ‘축제’라는 뜻에서 확장되어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는데요. FESTA는 축제(Festival), 한류(Entertainment), 쇼핑(Shopping)과 관광(Tour) 그리고 즐길 거리(Attraction)를 모두 포함한 단어로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목적과 의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초의 글로벌 관광축제인 이번 행사는 국인 대상의 대규모 특별 할인 기간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쇼핑, 문화관광 축제 등 3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탄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준비했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실한 내용으로 소비자의 혹평을 받았었는데요. 이에 참여업체를 늘리고 관광, 문화업계와도 연계해 국가적 할인축제를 만든 것이죠. 



내국인 대상 대규모 특별할인, 그 경제 효과는?


우선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내국인 대상 대규모 특별할인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이목을 집중했던 업계와 정부는 그 효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요? 우선 유통업체들이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주는 점수는 별 다섯 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개천절 연휴기간이었던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초반 결과는 무척 좋았습니다. 전년과 비교해 백화점은 15.9%, 대형마트는 10.4%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지요. 대형 백화점들의 경우 행사가 시작된 뒤부터 지난해 대비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으며, 면세점 역시 관광객 매출이 늘었습니다. 백화점 5개사의 경우 이 기간 동안 전년 6,349억 원 매출이 7,344억 원으로, 대형마트의 경우 전년 4,450억 원 매출이 5,075억 원으로 뛰어올랐는데요. 대표적으로 L 백화점은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 초반 매출이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고 밝혔고, S사는 전년도 세일 행사보다 2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전통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 중소기업청의 최근 발표를 보면, 이번 행사에 참여한 총 17곳의 거점 전통시장 매출은 평균 20% 이상 뛰었습니다. 또, T소셜커머스 업체는 이 기간 동안 상품 매출이 173% 증가했으며, 모바일 매출 비중도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쇼핑축제를 위해 준비한 물량을 완판한 자동차업계 역시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좋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유커가 반긴 <코리아세일페스타>, 면세점 매출 급증


중국인 관광객 매출도 늘어났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통해 ‘유커 특수’를 제대로 누린 셈이죠. 참여 면세점의 업체 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3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인데요.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를 통한 면세점 매출은 약 1,6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379억원다 306억원의 매출 상승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평소에도 K-뷰티 관련 할인행사로 북적이던 시내 백화점이나 면세점 화장품 코너에서 유커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는데요. 여기에 중국 국경절연휴가 겹치면서 한국 쇼핑 여행 붐이 일어난 것입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보는 다양한 의견, 함박웃음 VS 실망


그러나 소비자측면에서는 아쉬운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와 마찬가지로 박한 할인율과 인기 품목 제외 등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떨이 상품’이 주 할인대상이므로 막상 구매할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인데요. 여기에 ‘대규모 특별할인 기간’보다 외국인 대상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기간과 규모가 늘어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도 늘어났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아니라 ‘유커’에 집중한 쇼핑축제가 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죠.


또, 국내 유수의 제조업체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했지만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나 <K-sale>과 같은 기존 행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되면서 몇몇 전통시장과 지방 상점이 소외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납품업체의 부담이 커져 결과적으로 내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세일 쇼핑 축제 현황은? 


대규모 할인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쇼핑 축제. 물론 외국에도 존재합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영국 박싱데이 등은 국내 소비자에게도 익숙한 이름이죠.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추수 감사절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 새해까지 매출이 급성장하는 시기입니다. 이때의 소비가 미국 연간 소비의 20%를 차지하고 있죠. 또, 추수 감사절 다음 월요일에 온라인 쇼핑몰이 집중적인 에누리에 들어가며 매출이 오르는 ‘사이버먼데이’도 있습니다. 여기에 12월 26일 이후 일주일간 파격적인 세일이 이어지는 영국의 박싱데이 역시 빼놓을 수 없겠죠. 



또, 중국의 ‘광군제’ 역시 눈에 띄는데요. ‘광군제’는 매년 11월 11일에 진행되는 할인 행사로, 온라인 쇼핑사이트 알리바바에서 평균 할인율이 50% 가량의 큰 할인행사를 펼치는 쇼핑 페스티벌입니다. 이 같은 각국 쇼핑 행사는 국내에서만 이루어지는 대규모 할인이었지만, 온라인 쇼핑이 일반화되면서 전 세계의 쇼핑 축제로 변신 중입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의 미래, 이 곳에서 힌트를 얻는다면 어떨까요?


‘들뜬 마음으로 쇼핑에 나섰지만, 내가 사고 싶은 품목만 빠졌더라.’는 반응에서 ‘생각보다 할인 폭이 커서 평소 봐둔 상품을 구매했다.’는 반응까지.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입니다. 요즘 최초의 쇼핑관광축제를 벌이는 ‘세일 한국’에 대한 외국의 관심도 뜨겁다고 하는데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국내 경제와 소비자의 삶에 커다란 플러스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꾸준한 보완과 발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