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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건강수명을 늘리는 법, 토종약초에 길을 묻다 - 회춘의 묘약 백수오 편


한자 ‘약(藥)’은 ‘풀 초(艹)’와 ‘즐거울 락(樂)’이 합쳐져 만들어진 ‘풀(艹)을 먹어서 몸이 즐거워진다(樂)’는 글자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입맛이 점점 고기류, 인스턴트 식품 등 서구식 음식문화에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한 번쯤은 자연식품에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숲과 들을 접시에 담고 자연이 준 선물인 토종약초를 먹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테라피스트(therapist)가 되도록 실천해 보세요.



▶알면 약초, 모르면 잡초이다


엄밀히 따져보면 잡초라는 건 없습니다. 밀밭에 보리가 있으면 보리가 잡초이고, 보리밭에 밀이 있으면 밀이 잡초입니다. 잡초라고 천대하지만 약초를 알아보는 눈을 가진 사람에게는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소중한 보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양의학이 발전한 현대에도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 의사가 수술을 포기한 중환자들이 산속에서 약초를 먹고 자연요법으로 완치한 사례도 많습니다. 실제로 일어난 이런 일들만 보더라도 약초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 볼 만합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과중한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와 조기백발 현상에 따른 중년남성들의 고민이 많습니다. 평균수명은 길어지고 신체연령은 젊어졌는데 한참 사회활동을 하는 인생의 중반기에 갱년기 장애로 고통을 받는 여성들도 있고요. 오늘은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초, 회춘의 묘약으로 알려진 토종 백수오를 새롭게 재조명하려 합니다.



▶가해자가 없다는 가짜 백수오 사건


갱년기 여성들에게 꼭 먹어야 하는 필수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홈쇼핑 등에서 불티나게 팔렸던 것이 백수오 제품입니다. 2015년 한국소비자보호원으로 날아든 한 통의 제보가 발단이 되어 모 언론에서 백수오복합추출물에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를 사용했다며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보도했습니다. 


이엽우피소는 중국에서 들여온 약초이고, 우리나라 재래종인 백수오와 생김새가 많이 닮았습니다. 백수오는 2~3년이 지나야 수확하지만 이엽우피소는1년만에 수확이 가능하며 재래종인 백수오보다 크기가 굵고 길어서 수확량이 월등히 많습니다. 유통과정에서도 산지가격이 백수오에 비해 1/3수준에 불과한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속여 파는 곳이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 경동시장이나 하동에 있는 화개장터의 한약재료를 파는 곳에 가보면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라고 속여 팔거나 섞어서 파는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검찰에서 백수오제품 제조사로 가장 크고 유명한 N회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납품구조 및 검수 과정상 이엽우피소의 혼입 방지를 위한 검증시스템이 일부 미비한 점은 확인했지만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혐의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한약재 전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으며 백수오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폭락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파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초에 의한 민간요법과 처방은 자연의학으로서 인류의 건강증진에 기여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5년 전 알게 된 백수오, 그것은 행운이었다


저는 5년 전 SBS특집방송인 ‘백수오의 재발견’이라는 1시간짜리 방송을 우연한 기회에 접하고 백수오에 대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연구했습니다. 효능에 대해 확신이 들어 지금까지 백수오를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백수오 제품을 구입할 때 속지 않기 위해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별하는 방법을 전문가로부터 자세히 배웠고요. 


5년간 꾸준히 먹어온 백수오 때문인지 옅었던 눈썹이 진하게 자라나고 50이 넘은 나이에도 머리카락 숱이 많고 모발이 건강합니다. 흰머리도 없으니 주위 사람들이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것에 대해 놀라워합니다. 저의 아내는 신장이 안 좋아 신우신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는데 백수오를 꾸준히 먹어 온 뒤로는 신우신염으로 병원에 간 적도 없고 혈압도 안정화됐습니다.


남녀 불문하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상의 변화 중에서 중년 행복의 가장 큰 적 3가지는 탈모, 흰머리, 갱년기장애가 아닐까요? 이를 극복하고 회춘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백수오가 0순위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백수오의 효능’


옛날부터 하수오는 중국에서 인삼, 구기자와 더불어 황제가 먹는 3대 명약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수오는 ‘어찌 하(何)’, ‘마리 수(首)’, ‘까마귀 오(烏)’를 써서 ‘어찌 머리가 까마귀처럼 검은가?’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흰머리를 검게 해주는 약초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수오(何首烏)는 적색과 백색 두 종류가 있는데 그 중 백색의 하수오를 일컬어 백하수오(白何首烏)라고 하고, 백하수오를 줄여서 백수오(白首烏)라고 부릅니다. 동의보감에는 백하수오와 적하수오의 효능을 구분하여 기록하지 않아 혼용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적하수오를, 우리나라에서는 재래종인 백하수오를 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백하수오는 적하수오와 달리 독성이 없어 독을 제거하는 법제(法製)과정(약재의 독성을 제거하고, 강한 성분을 중화하는 작업) 없이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적하수오는 약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전문가에 의해 법제과정을 거쳐 먹도록 해야 하고,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간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편’에 하수오의 효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양강장, 보혈(補血), 익정(益精), 소종(消腫) 등의 효능이 있어, 병후쇠약, 빈혈, 조기백발(早期白髮), 신경쇠약, 만성풍비(慢性風痺) 등에 사용한다.” 혈과 기를 보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정수를 보충하고, 염증을 제거하고, 머리를 검어지게 하며, 얼굴을 젊어지게 하고, 늙지 않고 오래 살게 한다는 뜻입니다. 한 마디로 회춘의 묘약인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는 백수오, 당귀, 속단 등으로 만들어진 백수오등복합추출물은 홍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 기능성 2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갱년기 증상 12가지 중 10가지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여성들에게 더욱 좋은 백수오



백수오에 함유된 에모닌과 레시틴 성분이 두피의 모세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단순한 탈모뿐만 아니라 모발을 굵게 하고 건강한 모발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간장과 신장 기능을 보호하고, 자양강장 작용, 조혈기능 강화, 피로회복 촉진과 콜레스테롤을 낮춰 줍니다. 또한 혈압을 낮춰주어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뇌졸증 등과 같은 혈관계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노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제거하며, 각종 부인병 및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백수오에는 칼슘 함유량이 높아 골다공증 예방과 뼈 건강에 좋으며,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키를 크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상의학의 철학 체계를 세운 이제마 선생은 그의 필생의 역작인 『동의수세보원』 에서 백수오의 효능에 대해 “백수오와 인삼은 서로 비슷한 데가 있으나 백수오는 맑은 양기를 순환시키는 힘은 인삼보다 못하지만 몸을 따뜻하게 보강해 주는 힘은 인삼보다 뛰어나다”고 했습니다.

 


▶여성갱년기 증상에도 백수오가 명약


대표적인 갱년기(폐경기)증후군 증상으로는 얼굴이 화끈거리고 붉어지는 안면홍조, 추웠다 더웠다 하는 한열왕래증상, 두통과 현기증이 나타나고 집중력이 저하되고 감정기복이 심하게 나타나는 신경과민, 인지기능이 소실되고 땀이 많이 나는 발한증 등이 있습니다. 


갱년기에 걸리면 심장이 벌렁거리고 불안하고 초조하며, 불면증이 오고 짜증이 나고, 피부탄력성이 줄어들고 표피가 얇아지고 쉽게 멍이 드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비뇨생식기 증상으로는 질분비액 감소와 질건조증, 위축증 등으로 인한 성교통이 나타나며, 이로 인해 남편과 사이가 나빠지고 성격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는 등의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고통이 동반되어 나타납니다. 갱년기가 지나고 나면 골다공증, 피부노화, 비만, 심혈관계질환, 동맥경화 등 여성 성인병이 급격히 나타납니다.


백수오는 식물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다량 함유하고 있습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들어 주는 물질입니다. 피부를 좋게 하고, 유방을 예쁘게 하고, 자궁과 질 건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백수오, 당귀, 속단, 칡 등에 함유된 천연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섭취하면 갱년기에 나타나는 급격한 여성호르몬 감소를 막아주어 갱년기 증상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삶의 만족도 향상과 중년의 행복을 지켜주는 자연의 선물인 것입니다.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구별하는 방법


과거에 한약재 판매상들이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속이고 판매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우리나라 토종약초인 백수오와 외래종인 이엽우피소를 구별하는 안목을 길러두면 좋습니다.



백수오는 박주가리과 은조롱뿌리이며 이엽우피소는 박주가리과 넓은잎큰조롱뿌리입니다. 색상이나 모양, 길이 등 외관상으로는 두 종류가 비슷해 보이지만 잎이나 뿌리를 절단해 보면 구별이 가능합니다.


백수오는 잎의 표면이 반듯하고 색상이 진한 색을 띠며, 잎과 줄기의 연결부위가 하트모양과 비슷한 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잎의 끝부분이 뾰족한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이엽우피소의 잎은 표면이 울퉁불퉁하며 잔털이 있으며, 입과 줄기의 연결부위가 V자형을 이루고 있고 잎의 끝이 뭉툭한 편이고요. 


말린 뿌리를 보면 백수오는 세로주름이 많고, 절단면은 얼룩무늬가 있으며, 이엽우피소는 세로주름이 없고 굵기가 백수오보다 굵은 편이고 절단면이 백색으로 얼룩무늬가 없습니다. 또한 백수오는 뇌두가 있고 이엽우피소는 뇌두가 없습니다.


이엽우피소는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약용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용은 물론 약용으로도 사용이 허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식약처에서도 이엽우피소를 먹어도 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고, 한의사 협회에서는 한약재로 쓰일 수도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백수오는 우리나라 ‘약전외한약규정집’에 약재로 등재되어 있고 이엽우피소는 등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엽우피소를 약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함께 행정적, 절차적 문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백수오 먹는 방법


백수오를 섭취하는 간편한 방법은 말린 백수오를 분말로 내어 물에 타서 꾸준히 마시는 것입니다. 맛이 없어 먹기가 불편한 분들은 절편으로 잘게 썰어 천연벌꿀을 넣고 함께 숙성시켜 먹으면 좋습니다.


백수오 뿌리를 당귀, 속단 등의 한약재와 함께 달여서 백수오탕으로 마셔도 됩니다. 백수오분말을 죽으로 끓이면 백수오죽이 되고, 칼국수나 수제비를 끓일 때 반죽에 함께 넣어 먹어도 됩니다. 백수오분말과 밀가루, 야채. 해산물을 섞어 전으로 부쳐 먹어도 좋고요. 오리나 닭백숙을 끓일 때 엄나무 등과 함께 백수오 뿌리를 넣어 먹어도 됩니다. 


백수오 분말을 50% 정도로 하고, 여기에 인삼, 산마, 서리태, 울금 등의 분말을 적당량 섞어 백수오환으로 만들어 한 번에 30~50알 정도 먹으면 보관과 휴대에 편리하고 먹기도 좋습니다. 


담금주용 소주에 백수오 뿌리를 거피 한 다음 백수오주로 담가 1년 이상 숙성시켜 1일 1~2잔 정도씩 꾸준히 마시면 백수오의 유효성분을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복용 시 주의사항



백수오는 독성이 없고 성질이 평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좋은 건강식품입니다. 하지만 백수오는 모세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몸을 데워주는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거나 자주 열이 달아오르는 체질의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회에 1스푼 정도의 적정량을 오랫동안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돼지고기, 양고기, 마늘, 파, 무 등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니 함께 먹지 않아야 합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가짜 백수오 파동이 토종약초의 품질향상과 건강기능식품 유통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홍보와 저렴한 가격에 혹하기보다는 조금씩 시간을 들여 약초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유리합니다. 잘만 사용하면 무엇보다도 우리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초! 생활에서 조금씩 약초 사랑을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정석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