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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안한 금리, 위험에 대비하는 현명한 재테크 방법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에는 커다란 변화가 발생했는데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해 고민하는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것이죠. 미국 연준은 지난 3.20(화)~21(수) 개최된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5~1.75%로, 0.25% p (25bp) 인상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는 1.5%이니까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진 것이죠. 이로써 한미 기준금리는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 것입니다. 



▶10년 7개월 만에 뒤집힌 한미 기준금리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8월에는 5.25%에 달했으나,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연준은 그 해 12월에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춰 제로 금리를 도입했습니다. 이후 10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했다가, 2015년 12월에 0.25~0.50%로 인상했고요. 2016년 12월에 다시 한번 인상해 0.50~0.75%로 올려놨고, 2017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1.25~1.50%로 높였습니다. 그리고 올 3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죠.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008년 9월에 5.25%까지 올랐고, 2009년 2월에 2.0%로 떨어졌다가 2010년 7월부터 인상되기 시작해 2011년 6월에는 3.25%에 달했습니다. 2012년 7월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돼 2016년 6월에는 1.25%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죠. 그러다가 한국은행은 2017년 11월에 기준금리를 1.50%로 올려, 6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될 전망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를 소폭 웃돈 상황인데, 이러한 금리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미국은 지난 3월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2018년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7%로 상향 조정했고, 2019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4%로 높였습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 2.0% (전년 동기 대비)로 잡고 있는데, 이 물가 상승률도 연준 목표치에 점차 근접하고 있고요.    


미국 연준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적정 기준금리 예측 자료에 의하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위원 15명 중 6명은 2018년 적정 금리로 2.0~2.25%를, 다른 6명은 2.25~2.5%를 제시함으로써 올해 총 3~4차례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데요. 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올해 1~2차례 오를 것으로 보여, 1.75~2.0%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3.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에서 올해 2.1%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지됐던 저성장 저물가 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죠. 



▶금리에 따른 자산관리 방안 


미국 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중 금리도 2016년 여름 저점 이후 상승해 왔고,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향후 금리 상승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리 움직임에 따른 투자자산 의사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이론은 바로 달걀 모형인데요. 

 


유럽의 투자 대가로 유명한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년)는 달걀 모형을 통해, 금리가 고점에서 저점으로 내리고 다시 고점을 향해 상승하는 각각의 국면에서 적절한 자산 투자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금리가 고점인 A 지점에서는 경기도 절정에 달했을 가능성 높아 안전한 예금에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예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금리가 떨어지는 국면인 B 지점에서는 예금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가격이 상승해,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금리가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C 지점에서는 채권에서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금리가 저점에 근접해 채권에서 시세차익을 낼 여지가 줄어들고,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 매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저점을 지나 상승하기 시작하는 E 국면에서는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갈아타는 방안이 적절합니다.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고 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면서 기업 순익이 증가해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부동산은 금리 상승이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부담스러워지는데요.

     

금리가 고점을 향해 오르는 F 지점에서는 주식은 차익실현하고, 안전한 예금으로 이동할 시기입니다. 금리 고점은 경기 고점을 예고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투자 자산보다는 안전 자산이 유리해지는 때가 된 것이지요.   



▶금리 상승의 원인이 긍정적이라는 점 주목 


달걀 모형은 금리 움직임 만으로 투자하기에 적절한 자산을 결정하는 단순한 원칙일 수도 있으나, 자산 배분의 가이드라인으로 여전히 자주 활용되고 있는데요. 경기가 상승하면서 금리가 저점을 지나 반등하는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주식 비중을 확대할 시기임을 달걀 모형은 시사하고 있죠. 


국내 경제는 그동안의 경기 부진과 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나 서서히 상승하는 국면으로 파악되고, 금리가 바닥을 치고 오르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한국은행은 올해 한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통위는 올해 1.18(목), 2.27(화), 4.12(목)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했고, 남은 날은 5.24(목), 7.12(목), 8.31(금), 10.18(목), 11.30(금) 등입니다. 



▶가계 부채 부담과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은 변수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금리 상승이 부담스럽죠.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2017년 말 기준 1,450.9조 원으로 전년말 대비 8.1%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지난해 10.24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부채 증가세는 둔화돼 왔고, 소득, 신용, 자산 측면에서 상위 계층의 부채 점유 비중이 커, 금리 상승이 단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이 외에도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 유가상승, 미국 금리 상승세 가속화 등 불확실성 요인들을 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가 급등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시장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꾸준한 관심으로 리스크에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