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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흡연 피해 예방 VS 권리 억압? 진통 많은 보행 중 흡연 금지법

라이프/컬쳐 & 트렌드 2019.03.06 09:00


전보다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걸어 다니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종종 눈에 띄곤 합니다. 괜히 시비가 될까 봐 항의 대신 피해 다니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최근 이런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흡연자들은 과도한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비흡연자들의 찬성하는 목소리도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행 중 흡연 금지 법안’ 과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억압일까요, 아니면 간접흡연 피해를 줄일 방법일까요? 



▶ 간접흡연, 강제로 흡연하는 느낌

 


담배 연기는 흡연자가 뱉어내는 '주류연'과 담배가 대기 중에서 타들어 가면서 발생하는 '부류연'으로 나뉩니다. 부류연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3차 간접흡연’인데요. 3차 간접흡연이란, 흡연자의 몸에서 나온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집안의 벽이나 가구, 커튼 등에 흡착돼 발암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3차 간접흡연은 암 발병뿐만 아니라 담배의 독성 물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데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건국에 따르면 담배 독성 물질인 니코틴이 공기 중 먼지와 결합하면 무려 21일이 지난 후에도 40%나 남아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담배를 피운 후 바로 집, 사무실, 차 안 등 실내로 들어온다면 흡연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치명적이죠. 




게다가 간접흡연자가 주로 흡입하는 부류연은 주류연보다 니코틴을 3~5배, 타르는 3.5배, 일산화탄소는 5배 이상 함유하고 있는데요. 간접흡연은 폐암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천식, ADHD 등 수십 가지 질환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 보행 중 흡연 금지법, 무엇인가?


이렇게 간접흡연의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보행 중 흡연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보행자가 다니는 도로에서 ‘보행 중 흡연’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하는 개정안입니다. 현행법은 공중이 이용하는 시설 중 법률로 정한 금연구역이나 지자체 조례로 정한 금연구역 및 금연 거리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금연구역이나 금연 거리로 지정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흡연은 제재할 방법은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구역과 장소 중심으로 흡연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금연규제정책 아래에서는 ‘보행 중 흡연’과 같은 구체적인 행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남성 흡연율이 8.25% p 감소(2008년 47.8% → 2017년 39.3%)하고, 여성의 흡연율도 1.4% p 감소하는(2008년 7.4% → 2017년 6%) 등 흡연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나, 애연가들의 보행 중 흡연은 여전한 실정이라고 합니다.



▶ 보행 중 흡연으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흡연자들


이번 개정안은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통행하는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보행자길’에서의 보행 중 흡연행위를 원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률상 ‘보행자길’은 보도, 길 가장자리 구역, 횡단보도, 보행자 전용도로, 공원 내 보행자 통행 장소, 지하 보도, 육교, 탐방로, 산책로, 등산로, 숲 체험코스, 골목길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요. 보행 중 흡연행위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고, 흡연예절을 지키고 있는 흡연자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가 시민 28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시민 10명 중 3명이 1주일에 10회 이상 간접흡연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시민들은 흡연 관련 가장 심각한 문제로 간접흡연(55.3%)을 꼽았고, 가장 빈번한 곳으로는 길거리(63.4%)로, 비흡연자들은 무심코 길을 걷다 담배 연기를 맡을 때마다 너무 화가 난다며 길을 걷다가 앞사람의 손에 담배가 있으면 앞질러 가곤 하는데 서로 간 예의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 걸을 때 앞뒤로 흔들리는 담뱃불은 흉기로 돌변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불붙은 담배 온도는 500도, 담배를 피우는 순간 최대 800도까지 올라갑니다. 흡연자 손에 든 담배는 아이의 눈높이와 비슷해 화상뿐만 아니라 실명의 위험도 잇따르는데요. 실제로 지난 2001년 일본에서는 보행 중 흡연 때문에 한 어린이가 실명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 실외 흡연 구역은 턱없이 부족한데 흡연자들만 나쁜 사람? 


금연구역을 늘리고 담뱃값을 올리는 등 정부의 흡연 규제 정책이 오히려 실·내외 간접흡연 갈등을 부추기는 등의 피해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어, 일각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흡연자들은 권리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살 때는 소비세와 지방교육세, 건강증진 부담금,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이 붙는데, 4,500원짜리 담배를 기준으로 한 갑에 3,318원의 세금 및 부담금이 부과되는데요. 하루 담배 한 갑을 피우는 사람이 1년 동안 내는 세금은 1,217,000인 셈입니다. 담배 관련 제세 부담금은 담뱃세가 인상되기 이전인 2014년에 7조 원을 기록했으나, 담뱃세 인상으로 2015년에 10조 5,000억 원, 2016년에 12조 4,000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이후 정부의 금연 정책이 강화되며 2017년 11조 2,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다시 11조 8,000억 원으로 증가한 것이죠.



이렇게 담배를 살 때 부과되는 세금에 비해 흡연자를 위한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2018년 기준 서울의 금연구역이 1만 곳을 넘었지만, 합법적인 흡연 구역은 26곳에 불과합니다. 흡연 시설은 확충하지 않고 흡연자들만 죄인으로 내모는 것이라는 주장이 거셉니다.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기 위해선 거리 전체가 흡연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야 하는데 대부분의 실내 공중이용시설이 금연구역인 상황에서 사실상의 흡연 금지 조치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서울시 11개 자치구에 43개소에 불과한 흡연 부스 설치를 늘리는 등 최소한의 흡연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보행 중 흡연 금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국회 개정안 논의 과정에도 진통이 예상됩니다. 흡연은 각종 암 발생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폐암은 흡연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90%인데요. 그중에서도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률은 30%에 달한다고 합니다. 간접흡연과 관련이 높죠. 이런 측면에서 국민 여론의 다수는 길을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규제해야 하지 않느냐가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흡연행위 자체가 함께 길을 걷는 분들에게 간접흡연의 효과를 주고 흡연자로서 흡연할 곳과 하지 말아야 할 곳이 있기 때문에 시민의식을 재고하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흡연자는 직접적인 담배 연기로, 비흡연자는 간접흡연으로 폐암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담배 연기로 위협받는 우리의 폐 건강이 걱정된다면, 금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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