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최대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얼마 전 국회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언급하면서, 이르면 9~10월쯤 분양가상한제 의무화 소문을 확산시킨 것인데요. 한국은행이 3년 만에 25pb 인하한 기준 금리는 부동산시장에 유휴자금 유입 기대감을 증가시켰지만, 분양가상한제 도입 예상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 분양가상한제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양가상한제 소식으로 이미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절반으로 줄었고, 주요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부동산시장의 구성원들은 다시 혼란으로 빠진 것입니다. 하지만 과거 2005년 민간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 사례가 있던 만큼 향후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개념과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면, 더욱 현명하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분양가상한제는 감정평가를 한 택지가격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방식입니다. 분양가상한제는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만 개정하면 곧바로 적용이 가능한데요. 이러한 분양가상한제가 만일 실시된다면 부동산시장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첫째, 민간택지 상한제가 시행되면, 향후 1~2년 안에 서울에서 70여 개 단지가 시세의 50~80% 수준의 가격에 분양될 수 있습니다. 정부 분양가 규제 의지가 보다 구체화된다면, 소위 ‘로또 분양’단지가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 간 민간택지에서 공급자나 공급 주체가 가져가는 개발이익을 계약자가 독점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 재건축 · 재개발 단지 중 69개가 관리처분인가 혹은 철거를 진행 중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중 재건축 사업장이 44곳, 재개발 사업장은 25곳입니다. 특히, 재건축 사업장의 70%가 서울 강남 인기 지역에 몰려 있어 청약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죠. 왜냐하면 2015년 4월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최근 분양 단지 중 막대한 차익을 낸 단지의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초동 래미안에스티지, 공덕동 공덕파크자이, 답십리동 래미안위브 등은 당시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으며, 분양가 대비 아파트 가격은 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둘째, 단기적으로 분양가상한제 시행 전 건설사의 유예기간에 밀어내기 분양으로 분양물량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조합과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간 건설사들은 HUG의 분양가 심사기준이 강화되자, HUG의 보증이 필요 하지 않은, 분양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후분양제를 검토했습니다. HUG의 심사 기준이 강화되기 직전에는 분양 단지 평균 분양가보다 10%까지 높일 수 있었는데요. 심사기준이 강화된 지난달 하순부터 최대 5%까지로 줄어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예상되자 후분양제 검토에 들어갔던 예정 분양 단지들도 선분양을 위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다음 달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선·후 분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고, 여의도 브라이튼 등 다른 곳들은 분양 방식을 놓고 내부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셋째,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공급감소로 인해 오히려 주택가격이 상승할 수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시장의 사업성 하락으로 개발사업 추진이 지연되어 공급이 보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실시된 대출 규제에 분양가상한제까지 시행된다면 상담한 부담을 느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인데요. 과거 2006년에도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진행하면서 수익성 감소한 건설업체들의 공급 포기 사례도 있었습니다. 당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승인 사업장은 2006년 14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행 2년도 안 돼 2008년에 단 1곳으로 감소한 바 있습니다. 다만, 당시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 가격이 하락한 상황은, 제도 시행과 함께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분양가상한제가 주요 원인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정부가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상한제’ 시행 속에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채권 입찰제가 도입된다면 차익증가에 커다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주택채권 입찰제는 채권을 사게 해 시세차익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주택채권 입찰제는 아파트를 분양 수요자 중 채권매입 예정액을 많이 써낸 순서대로 분양권을 우선 제공합니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계약자가 시세 차익을 통해 개발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연장하고 계약자가 국민주택채권을 사게 해 개발이익 환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도 합니다.
▶ 분양가상한제 이후 투자자들의 접근 전략은?
청약 가점 50점 후반 이상을 보유한 주택 실수요자들은 올 하반기 이후 서울 정비사업 지역 분양 물량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입지가 좋은 지역에 있는 서울 강남권 · 용산 · 여의도 등 청약 시 많은 시세차익 발생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울 내 전체 재건축의 70%가량이 강남 · 서초 · 송파 · 강동구 등 인기 지역에 몰려 있어 더욱더 높은 시세차익이 가능한데요.
강화된 HUG의 분양가 심사기준에서, 인근 지역에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같은 수준으로, 분양 1년을 초과한 단지가 있으면 105% 수준에 분양가가 책정되어야 합니다. 이미 언론에서는 강남지역에서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서초구 원베일리 반포주공1단지, 강남구 상아2차를 비롯해 용산구 유엔사 부지 복합단지,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옛 MBC 부지) 등 대규모 복합단지가 50~60%의 분양 가격을 예상하는 등 대표적 인기 단지들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더라도 해당 지역은 분양가가 높은 만큼,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자금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명심해야 합니다.
오늘은 분양가상한제와 접근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혼란한 시장일수록 시장의 이슈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현명하게 대응한다면, 그에 따른 달콤한 과실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이 높으리라 생각합니다. 현 시장에서는 정부 정책과 큰 투자 흐름에 맞서지 않고 시장에 접근하는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