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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험에 대비하는 투자상품 엿보기



지난 7월 18일 개최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1.50%로 인하했습니다. 대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7월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차기 회의 날인 8월 30일 금리 인하를 예상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2016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낮췄습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2019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금리는 낮은데, 국내 경기 부진과 미·중 무역 분쟁에 한·일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죠.



▶ 브라질 국채, 높은 금리와 비과세 혜택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는 이자 지급에 적용되는 표면금리가 10%에 달하고, 매매수익률(만기 보유 시 투자수익률)은 7%를 넘어섭니다. 국가 간 조세협약에 따라 채권 투자에 따른 수익(이자수익, 시세차익, 환이익)은 비과세 되는데요. 다만 브라질 국채는 ‘헤알화’로 투자되므로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환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동안 브라질 경기침체와 정치적 불안으로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증했으나, 최근 환율이 안정되면서 고금리 비과세 브라질 채권 수요는 재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표면금리는 확정이므로, 브라질 국채로 수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채권 가격이 상승하거나(채권 수익률 하락),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올라야 할 것입니다. 물론 만기까지 가져간다면 보유 기간 중 채권 가격 변화에는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환율이 안정적이라면 브라질 채권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비용 감안 시 연 5~6% 정도로 파악됩니다. 




최대 관건이자 최대 리스크는 헤알화 환율 변동성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2017년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판매한 브라질 채권 규모는 6조 1,68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환율이 흔들리고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 언제라도 손실이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 고배당주, 이자보다 높은 배당수익률 주목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이자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배당주가 저금리 환경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에 투자해서 이익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주가 상승을 통해 창출되는 시세차익이고, 다른 하나는 투자한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 소득입니다. 기업은 벌어들인 당기 순이익 중 일부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데, 당기 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배당 성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자율과 비교되는 배당수익률은 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눠주며 계산되지요. 예를 들어 투자자가 A 주식을 5,000원에 샀는데 연간 배당금을 200원 받았다면 배당수익률은 4%입니다. 그러나 주주마다 매수 금액은 다르기 때문에 기말 종가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기간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해 온 기업들은 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재무적으로도 견고한 경향이 있습니다. 2010년 초 이후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2%에서 2.2%로 상승했지만, 예금은행 수신 금리는 3.87%에서 1.86%로 낮아졌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개별 종목은 오렌지라이프(8.2%), 효성(6.9%), 하나금융지주(5.1%), 신영증권(4.6%)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강화되고 국내 기업 배당 성향 확대 분위기 속에 배당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하지만 배당수익이라는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도 배당주도 높은 변동성에서 벗어날 수는 없죠. 배당소득을 뛰어넘는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 부동산과 인프라 펀드, 증시 하락장에서 선방


국내 주식시장이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무역갈등으로 고전하는 동안 부동산과 인프라 펀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앞세워 자금을 유입하는 모습입니다. 부동산 펀드는 국내외 오피스 빌딩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상품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부동산 공모펀드는 2018년에 10개 출시됐으나, 2019년 상반기에만 벌써 10개가 출시됐고 예정 판매 기간보다 일찍 완판되거나 목표액을 초과한 사례가 많았다고 합니다. 지난 3개월간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4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편, 인프라 펀드는 고속도로, 항만, 터널,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벌어들인 통행료 등의 수익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구조로, 높은 수익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및 인프라 펀드가 꾸준한 현금흐름을 언제까지나 보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펀드들은 물량을 대량 확보하기 어렵고,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환매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죠. 투자자에게 분배되는 자금도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투자 대상의 수익률에 따라서는 성과가 악화될 수 있고, 상장 펀드의 경우 펀드 자체의 가격 변동성이 커져 손실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인기 여전


개별 종목 혹은 주가지수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달러, 금, 유가 등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여전히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올 1/4분기 ELS 발행 규모는 20조 원에 근접하고, 6월 발행된 원유 DLS는 2,000억 원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ELS와 DLS는 특정 시점의 가격이 사전에 정해진 일정 수준 이상만 유지하면 약정 수익률을 제공하므로, 약세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반면, 가격이 수익률 제공 범위를 벗어나면 하락 폭만큼 손실로 기록되고, 조기 상환에 실패하고 만기 이전 환매하면 5% 안팎의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답니다.


금리가 하락하고 리스크가 높아진 이런 시기에는 위험 관리가 중요합니다. 금리하락 위험은 확정 금리, 혹은 최저보증이율을 확보함으로써 대응할 수 있는데요. 장기자산인 보험상품이 최저보증이율을 두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불확실성과 변동성 위험은 자산간 분산 투자를 통해 대응할 수 있습니다. 

손실을 줄이고 수익 기회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일부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다양한 국내외 자산에 분산투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국내외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유동성 자산 등에 나눠 투자하는데요. 분산투자는 투자 대상뿐만 아니라 투자 시기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