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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영화 <관상> 속 캐릭터로 살펴본 은퇴준비 노하우


<출처: 네이버 영화>


“내가 관상으로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울 것이다!” 최근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영화 ‘관상’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관상은 조선시대 문종 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든 한 천재 관상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역적 집안 출신으로 은거하여 살아온 관상가 김내경(송강호 분)이 한양에서 찾아온 기생 연홍(김혜수 분)을 따라 세상으로 나오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과연 얼굴을 한 번 보기만 하면 그 사람의 미래를 알 수 있을까요? 오늘은 영화 ‘관상’ 속 인물들과 함께 행복한 노후를 만드는 키워드를 알아보겠습니다.



▶ 이리상 수양대군, 철저한 준비만이 살길


야심에 찬 이리의 상을 가진 수양대군(이정재 분). 그는 능력은 갖추었지만 왕이 되지 못하는 운명을 탓하며 사냥놀이로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요. 하지만 때를 기다리며 유능한 인재를 모으는 등 오랜 기간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결국 목적을 이룹니다.


좋은 경력과 숙련된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은퇴자 중에도 많습니다. 은퇴 후 ‘사장님’ 소리를 듣고 살기를 꿈꾸는 야심가형 은퇴자는 뭘 해도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겁 없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곤 하는데요.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성공보다 쓰라린 실패를 맛보기 십상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통계청 조사 결과 2012년 말 기준 전국 사업체는 360만개로 전년 대비 3.8%가 증가했고, 최근 13년간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습니다. 창업이 쉬운 도,소매업과 음식, 숙박업 등 영세 업종 위주로 은퇴한 50대 창업이 증가한 것이 큰 원인인데요. 그러나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3.4년으로 창업자 절반이 3년 이내에 휴, 폐업한다고 합니다.


만약 노후 창업에 실패하면 축적한 목돈도 잃고 손실을 회복할 방법도 마땅치가 않습니다. 은퇴 전부터 네트워크를 통해 미리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실패 가능성을 여러모로 검토하는 것이 인생 2막의 ‘왕’이 되는 지름길이랍니다. 



▶ 호랑이상 김종서, 네트워크와 포용력을 갖춰야


“왕을 지켜 국가의 안녕을 지키는 것이 신하의 도리다!” 왕위를 찬탈하려는 수양대군과 반대로, 김종서(백윤식 분)는 어린 왕 단종을 지키려는 호랑이상의 신하로 그려집니다. 수양대군의 날카로운 얼굴과 대비되는 둥근 얼굴에, 이목구비가 호방한 호랑이상 김종서는 고집도 있지만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는데요. 문종의 신임을 받아 신하 중 최고 권력을 가진 그였으나, 한편으로는 자기를 반대하는 자를 용서하지 않는 무자비한 모습을 보입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호랑이 상사’라는 말을 들으며 한평생 직장에 충성하다 이제 은퇴의 길목에 접어든 베이비 붐 세대는 김종서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김종서 같은 호랑이상 은퇴자는 은퇴 후 직장 인맥 상실과 무료함으로 급격히 기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하면 은퇴 우울증에 시달려 본인의 마음 고생은 물론 가족과의 불화까지 일으킬 수 있는데요. 이런 성향의 은퇴 예비자들은 일정 수준의 노후 자금 준비를 넘어, 비재무적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직장 이외의 인맥을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 중심이 아닌 평생 할 수 있는 취미 및 관심사를 중심으로 하는 감상적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 구렁이상 김내경, 인내심을 가져야


“나는 여태 파도를 본 거야. 바람을 본 것이 아니라.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이건만…” 천재 관상가 김내경도 자기 미래는 몰랐던 것일까요?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신비한 관상력을 가진 그는 관상으로 한양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했으나, 결국 가족까지 잃고 다시 은둔하게 됩니다. 영화 후반 처연한 김내경의 모습은 노후 실수로 아무것도 남지 않은 우리 시대 은퇴자의 뒷모습과 다를 바 없는데요. 능력은 뛰어나지만, 시대 흐름과 사람 마음을 알지 못해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마는 것입니다. 


김내경이 연홍의 유혹을 받았듯, 거액 퇴직금을 들고 직장을 나온 은퇴자들도 주위의 많은 유혹에 시달립니다. ‘대박 아이템’이 있다며 동업하자고 달려드는 사람도 많아지는데요. 잠깐 떴다 사라지는 숱한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시대 흐름을 보는 안목과 인내심을 가져야 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링컨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은퇴 후 긴 세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말년의 얼굴 역시 변하는데요. 노부부의 주름진 얼굴에 담긴 행복한 미소를 누구나 부러워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나의 노후 얼굴을 최고의 관상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차분하고 꼼꼼하게 은퇴 준비를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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