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保險)
재해나 각종 사고 따위가 일어날 경우의 경제적 손해에 대비하여, 공통된 사고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미리 일정한 돈을 함께 적립하여 두었다가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일정 금액을 주어 손해를 보상하는 제도
국어사전에 정의된 ‘보험’의 정의입니다.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보험에 가입하실 텐데요. 보험이 필요한 이유, 바로 언제 생길지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고 이후의 일’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보험을 찾는 것이죠.
건물의 안전성, 교통수단의 견고함 등 기술의 발달 덕분에 비교적 재해로부터 안전해진 오늘날입니다. 첨단 과학이 갖춰지기 전이었던 옛날에 비해서는 말이죠. 당시 사람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보험’이라는 것이 절실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도화된 보험 체계가 갖춰진 것도 바로 그 시절이었죠.
▶안전제일 마도로스, 보험 제도를 만들다
14세기 르네상스의 유럽은 문화예술과 함께 항해술을 꽃피웠습니다. 항해용 컴퍼스가 만들어졌고, 지도학이 발전했죠. 나침반과 별자리를 보며 바닷길을 열던 개척자들의 등장도 이 무렵입니다. 해상무역과 탐험이 활발했던 시대였죠.
바다 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시절이었기에, 바다 위 사람들은 갑작스레 닥쳐올지 모르는 폭풍우와 격랑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죠. 육지에 남은 가족들의 심려도 컸을 테고요. 제아무리 뛰어난 항해술을 갖춘 캡틴이라 한들, 거대한 풍랑 앞에선 작은 존재입니다.
선원들이 항해 중 사고를 당할 경우, 남겨진 식구들의 생활은 막막해지기 마련입니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뱃사람들은 매번 승선할 때마다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죠. ‘내가 만약 이번 항해에서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선원 개인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차원의 애로 사항도 있었습니다. 바닷길이 험해 정해진 기한 안에 교역이 진행되지 못할 경우, 큰 손실을 입어야 했기 때문이죠. 업무 중 차질에 대한 확실한 보증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오늘날 보험제도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형태가 만들어지는데요. 해상 무역 종사자들끼리 사고 후 보상 처리에 관한 방편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보험’이라는 것을 고안하기에 이릅니다. 이른바 ‘해상보험’이죠. 그리하여 현재와 같은 ‘보험증권’이 생겨났고, 보험계약자에게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자(보험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계약을 인수한 자, 즉 보험회사)가 보상해주거나, 재산상의 피해를 야기한 피보험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해상보험 제도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확산되었고, 이에 힘입어 무역은 더욱 활발해지는데요. 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중반까지의 ‘대항해시대’에는 영국에서 해상보호법이 제정되었으며, 17세기 후반 런던 대화재 이후 화재보험이 탄생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생명보험’은?
생명보험 (生命保險)
피보험자가 사망하였을 때나 일정 연령 이상 생존하였을 때 보험금을 지불하는 보험.
해상보험과 화재보험에 이어 등장한 것이 생명보험입니다. 해난 사고나 화재 사고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이 다한 뒤의 일까지 책임지게 된 셈인데요. 보험가입자 사망 시, 남겨진 유가족에게 보험금을 지불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막는 취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46년에 처음으로 생명보험 회사가 설립되었는데요. 현재 한화생명의 전신(대한생명)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생명보험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세계 최초의 생명보험사 ‘아미카블 소사이어티’(1801년) /출처: wiki commons>
1706년, 런던 플리트(Fleet)가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존 하틀리(John Hartley)라는 인물이 당시 존재했던 연금보험 체계를 개선하여 신개념 보험을 개발했는데요. 그렇게 설립한 보험사의 이름이 ‘아미카블 소사이어티(Amicable Society for a Perpetual Life Assurance)’입니다. 회사 이름에 ‘영속적인 생명보험’이라는 구절이 명시되어 있죠. 바로 이 회사가 현재 생명보험회사의 시초입니다. 아미카블 소사이어티는 ‘생명보험’이라는 새로운 보험 시스템으로 특허까지 받고 19세기 초까지 큰 성장을 거두다가, 1867년 대형 보험회사인 놀위치 유니온(Norwich union, 현재 사명은 Aviva)에게 인수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최초의 제도화된 보험이라 할 수 있는 '해상보험', 그리고 맨 처음으로 설립된 생명보험 회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무엇이든 그 기원(origin)을 찾아가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데요. 본질을 알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보험이 탄생한 이유가 곧, 보험의 본질인 것입니다. 바로 '사람'이죠. 사람이 사람을 위하는 마음으로 보험이라는 제도는 만들어졌습니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씨는 사랑에 대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 'ㅁ' 받침이 닳는 것"이라 정의하기도 했는데요. 보험 역시 어쩌면 그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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