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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모모>에서 배우는 장기투자의 지혜



작년 서점가에서는 “엔데의 유언”이라는 책이 화제를 모으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독일 작가 미카엘 엔데입니다. 그는 전세계적 스테디셀러인 동화소설 <모모>의 저자이자 배우이며 문명 비평가이자 사상가이기도 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만큼, 그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감각을 보여주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엔데의 유언”은 그가 생전에 했던 금융과 화폐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주장을 담은 책인데요. 그는 돈은 원래 거래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개발되었지만 이에 이자가 붙다 보니 점점 은행가의 부를 늘리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죠. 작가의 이런 해석은 작품 <모모>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독자들은 환상과 상상, 모험이 가득한 동화를 통해서 현실적인 지혜를 얻게 되죠. <모모>에 담긴 투자의 지혜현명한 미래 대비 방법을 찾아볼게요. 




▶ <모모> 속 시간에 지배당한 사람들


이 작품의 배경은 로마의 교외에 있는 원형극장의 옛터입니다. 주인공은 이곳에 살고 있는 모모라는 인물로, 한 가지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죠. 바로 다른 이들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것인데요.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서로 다투다가도 모모를 만나면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금세 화해하며 기쁨을 얻을 수 있었어요. 또 아이들이 그 앞에서 자신들이 했던 상상을 털어놓으면 곧바로 상상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기도 했죠. 책의 2부에 이르면, 작품의 주제와 관련된 중요한 수수께끼가 하나 던져지는데요. 이는 작가가 보는 현실의 모습과 맞닿아 있습니다. 


‘세상에는 엄청나게 크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모든 사람이 그것에 관여하고 있고,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주인공 모모를 따라가다 보면 책 속의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죠. 그 수수께끼의 해답은 바로 ‘시간’ 입니다. 작품 속 마을 사람들은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데요. 이때, 그 틈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는 ‘회색 인간’들이 등장하면서 마을 사람들은 위기를 맞습니다. 시간저축은행에 소속된 이 회색 인간들은 사람들의 삶을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 보여주면서 시간의 낭비를 막고 싶다면 ‘시간저축은행’에 시간을 저축할 것을 권유합니다. 사실 그들은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아 그들을 지배하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들의 정확성에 놀란 사람들은 시간을 ‘시간저축은행’에 모두 저축하고, 결국 회색 인간들의 지배를 받게 되죠. 원래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던 모모는 마을 사람들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서는데요. 마을 사람들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시간 분배자인 호라 박사를 만나야 합니다. 여기에 회색 인간들 역시 호라 박사를 찾아 남아있는 모든 시간을 빼앗으려고 모모를 뒤쫓습니다. 작가 미카엘 엔데가 돈의 본래 목적과 이자 그리고 은행가에 대해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는 대목입니다.




 



▶ <모모>가 말하는 행복한 노후대비를 위한 지혜


모모는 우선 호라 박사에게 가는 길을 알려줄 거북이 카시오페아를 찾아 떠납니다. 그 여정 중에 늘 모모를 찾아와 자신이 상상했던 세계에 대해 들려주던 세 아이를 만나게 되는데요. 아이들은 기다란 숫자가 적힌 펀치카드를 뒤섞은 뒤 다른 카드를 하나하나 제거하는 신기한 게임을 하고 있었죠. 모모는 이 게임이 무언지 궁금해하면서 “재미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중요한 것은 재미가 아니라 미래에 얼마나 유용한가야” 라고 답하죠.


최근 많은 사람이 눈앞의 것만을 쫓으면서 살고 있는데요. 아이들이 모모에게 들려주었던 대답은 장기적 안목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꼬집는 듯하죠.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긴 미래를 보며 자금을 모으고 현명한 투자와 설계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유용한 준비를 하기보다 당장 재미있는 소비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미래의 삶에 대한 중요성을 먼저 깨달아야겠죠. <모모>의 모험을 통해 미래를 대비하려는 자세가 얼마나 지혜로운 일인지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자는 모모와 거북이 카시오페아를 통해 현명한 노후대비의 올바른 길이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모모가 거북이 카시오페아를 만나 호라 박사를 찾으러 가는 길을 묻자 카시오페아는 “길은 내 안에 있어” 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을 던집니다. 저자가 카시오페아의 입을 빌려 말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현명하게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삶을 정확히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암시와 같죠. 노후대비의 첫걸음은 바로 자신의 상황과 경제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니까요. 





▶  <모모>에게 배우는 투자의 기본, ‘장기투자’


마지막으로 모모는 거북이와 함께 호라 박사를 만나기 위한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이때 모모는 회색 인간들이 자신을 따라온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거북이를 재촉하죠. 그러나 거북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거북이의 대답을 보면 자연스레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차근차근 쌓아가기보다 급하게 투자하고 빨리 큰돈을 손에 쥐길 바라죠. 몇 년도 아니고 몇 달 또는 며칠 만에 일확천금하기를 바라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서두르다 보니 많은 사람이 아주 위험한 투기에 손을 대거나 사기꾼에게 당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빨리 가려는 욕심 때문에 자그마한 돈마저 날리게 되는 것이죠. 이런 우리에게 <모모>는 천천히 가야 더 빨리 도착한다는 투자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수명이 예전 사람들 것보다 훨씬 길어졌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만큼 재산을 모을 수 있는 시간 역시 길어졌다는 의미가 되겠죠. 길어진 수명만큼 긴 시간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여유를 가지고 돈을 모을 수 있는 시간도 더 주어졌다고 볼 수 있죠. 모모는 이런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라는 묵직한 교훈을 던져줍니다. 




세계제일의 거부 워렌 버핏은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 준 것은 ‘시간’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좋은 종목을 골랐고 여유를 가지고 기다린 차분히 결과로 부자가 되었다는 뜻이죠. 사람들의 빼앗긴 시간을 찾아 떠난 모모는 우리에게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임을 일깨워줍니다. 차근차근 투자하고 여유 있게 기다리는 투자의 기본! 그리고 미래를 철저히 대비할 때 비로소 노후행복이 시작된다는 사실, 잊지 마세요~







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