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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11시콘서트

[이벤트] 낭만파 천재 드뷔시의 섬세함을 보여준, 2016년 3월 11시 콘서트



3월 10일의 11시 콘서트는 화이트데이를 며칠 앞둔 터라 가벼우면서도 따스한 봄기운 마냥 경쾌하면서도 매혹적인 곡들이 사뭇 감동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11월에도 멋진 공연을 선사했던 서진 씨의 섬세한 지휘가 다시 한번 빛나기도 했고요. 이번 콘서트의 백미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었지만 연주된 모든 곡들이 하나같이 아름다워 관객 모두 큰 기쁨을 누렸답니다. ‘명품 클래식’ 시즌의 2016 11시 콘서트, 다음 4월은 쇼스타코비치부터 시벨리우스까지 멋진 축전과 환상곡의 향연이 예상되는데요. 벌써 다음 공연이 기대되네요.





드뷔시 피아노곡이 관현악으로 거듭난 네개의 작은 모음곡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 클래식 음악에서 인상주의를 선보였던 낭만파 천재 드뷔시는 본래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그래서 그의 많은 명곡들이 피아노 위에서 탄생했는데요. 이번에 연주된 관현악 ‘작은 모음곡’ 역시 한대의 피아노에서 두 사람이 연주를 하는 형식의 ‘포핸즈’ 피아노곡이 원곡이랍니다. 이런 형식을 피아노 연탄이라고도 하지요.

 

<출처: 드뷔시 작은 모음곡 영상>


‘작은 배에서’, ‘행렬’, ‘미뉴에트’, ‘발레’ 의 네 곡으로 구성된 이 모음곡은 부드러운 정감이 흐르면서도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연주되었는데요. 곡의 초반 분위기는 소담스러웠지만 관현악으로 구성된 규모가 후반으로 갈 수 록 점점 확대되어 마치 4악장의 작은 교향곡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첫 곡이 끝나고 등장한 박종훈 해설자가 여전히 반가운 모습으로 청중들과 인사를 나누며 공연 날이 다가올수록 예민해지면서 중압감을 느끼기도 했다는 소회를 솔직하게 밝히기도 했지요. 남달리 섬세한 작곡을 보여온 드뷔시는 그 악보도 매우 이채롭게 색연필을 사용해서 그렸다는 재미있는 소개도 해주셨는데요. 드뷔시의 인상주의 색채가 악보에도 드러났었나 봅니다.


 

부르호의 대표작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g단조 Op.26

역시 드뷔시와 같은 시기 독일의 낭만주의 작곡자이자 지휘가로 활약했던 브루흐는 3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포함해 다양한 협주곡들을 남겼는데요. 멘델스존의 영향과 기법을 이어받았지만 독창적인 멜로디 전개와 연결이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곡이 바로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입니다.


 

<출처: 부르흐 바이올린 협주곡 영상>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남긴 곡들과 선율은 드뷔시가 유태인 혈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왠지 유태인스럽다는 편견을 가져와 독일이 나치 시대를 맞고 한동안 독일어권 국가에서 연주가 이뤄지지 않는 촌극을 낳기도 했답니다. 브루흐의 이 곡은 본래 초연 때는 성공을 거두지 못할 정도로 호평을 받지 못했지만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의 조언으로 수정이 되고 연주가 되어 다시 세상에 나왔을 때는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이날 바이올린 연주는 이 협주곡만큼 단아하고 아름답게 연주를 펼친 유시연 바이올리니스트가 3악장 내내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연주로 객석을 휘감았는데요. 


유시연 씨는 바로크부터 현대 클래식은 물론 다양한 세계 민속음악까지 연구하고 발굴하는 세계적인 음악 연주자로 최근에는 국악을 새롭게 해석해 독일과 영국 등에서 국악과 클래식을 접목한 여러 연주활동으로 큰 화제를 낳고 있는 연주자랍니다. 그런 유시연 씨의 감미로우면서도 감상적인 명연주는 과연 브루흐의 곡이 왜 유태인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민족적인 색채가 엿보이기도 했는지를 더욱 잘 전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곡 말미에서 바이올린 활이 뿜어내던 환상적인 연주들이 아직도 귓가에 떠오를 정도로 멋진 순간을 만들어주셨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 21번 C장조  K.467

인터미션(막간 휴식 시간)을 마친 뒤 다시 나타난 박종훈 해설가는 왜 이번 공연일에 예민해지고 중압감을 느꼈는지 그 이유를 연이어 들려주셨는데요. 바로 이 날 피아노 협주곡 연주자분이 그만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무대에 오르실 수 없게 되어 박종훈 해설자가 그 자리를 대신 연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연주를 해야 돼서 고달팠던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연주자분의 연주를 들을 수 없게 된 아쉬움이 크다며 작고 귀엽게 투덜거리던 박종훈 해설자는 피아노에 앉자 역시 멋지게 건반을 어루만지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정수를 들려주었죠.

모차르트에게 1785년은 그가 가장 음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둬 소위 ‘잘 나가던’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그때 만들어진 이 피아노 협주곡은 그 이전까지 연주되던 피아노 협주곡 형식을 완전히 벗어나 그 이후 피아노 소타나 형식으로 자리 잡히는 피아노곡들과 흡사한 느낌을 주는데요.


<출처: 엘비라 마디간 영화 영상>


특히 맑으면서도 평안한 조성과 점점 화려하게 퍼져나가는 곡의 분위기는 이후 많은 영상문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이 곡의 2악장의 경우 1967년 영화 ‘엘비라 마디간’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것이 워낙 유명해 한때는 ‘엘비라 마디간 협주곡’ 으로 불리기도 했다 합니다. 여러분도 들으시면 바로 반가워지는 유명한 멜로디기도 하죠. 카덴차와 피날레에서 명인스러운 조예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은 박종훈 피아니스트는 체력이 무척 달렸을 텐데도 다시 앙코르 요청을 받아 피아노 소품 자작곡으로 화답해 다시 한번 큰 갈채를 끌어냈습니다.


 

바그너 오페라 <리엔치> 서곡

연주를 마친 박종훈 해설자의 바그너와 그의 음악세계에 대한 소개가 좋았던 이 날의 마지막 프로그램, 바그너의 ‘리엔치’ 서곡이었습니다. 사실 바그너는 그 화려한 곡들을 세상에 선보이기까지 무척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항상 빛을 보지 못해 이 나라 저 나라로 빛쟁이들을 피해 도망 다니며 결국 파리에서 같은 독일 출신이지만 당시 큰 인기를 누리며 화려한 무대를 열어가고 있었던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마이어베어를 만나 그의 도움으로 일감은 물론 음악적인 성취를 누리게 됩니다.


<출처: 유니버시티 오브 뮤직 관현악단 영상>


당시 평론가들이 그저 마이어베어 오페라의 아류라고 얕보았던 ‘리엔치’ 서곡은 그런 바그너에게 처음으로 큰 성공을 안겨다 주었고 마이어베어의 곡 구성이나 분위기를 너무 본받았다는 생각에 바그너 자신도 달가워하지 않은 곡이었지만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바그너를 떠올리게 되는 그 개성적인 음악적 분위기의 기본이 곳곳에 자리 잡혀 있죠. 아름답고 화려한 선율 속에 트럼펫의 장엄하면서도 재미있는 역할은 이후 바그너 오페라에서도 유감없이 힘을 발휘해 지금은 클래식을 듣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바그너를 느끼게 하는 그런 분위기의 출발이기도 합니다.


 

앙코르로 연주된 롯시니의 빌헬름 텔 서곡 (윌리엄 텔 서곡)

이날 프로그램 곡 수는 많지 않았지만 워낙 연주 자체가 방대하고 장엄한 곡들이라 콘서트가 마무리되는 즈음은 어느새 아쉬움이 객석을 감돌았는데요. 그런 객석의 앙코르 요청을 결국 받아들인 이 날 서진 지휘자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선물은 경쾌하고 신나기 그지없는 ‘빌헬름 텔 서곡’ 이어서 무척 즐겁고 힘찬 또 한 번의 마무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정명훈 지휘자와 토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영상>


이날 막간의 연주 사이에서 무척 힘들었을 텐데도 그런 모습 하나 없이 해설을 이어가는 박종훈 해설자의 풍부하고 다양한 소개가 연주와 감상에 더 감동을 더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11시 콘서트는 역시 감동이구나 하는 신뢰감 어린 탄성들이 자리를 나서는 청중들 사이에서 두런두런 들리기도 했답니다.




[Special Event] 2016년 4월 11시 콘서트 초대권 증정 이벤트, 댓글 달고 11시 콘서트 가자!



12번째 시즌 ‘명품 클래식’ 이라는 주제로 2016년을 이어가는 11시 콘서트는 4월에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을 시작으로 시벨리우스 교향곡과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이 다시 한번 객석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할 것입니다. 축제 같은 4월의 11시 콘서트 초대권 이벤트 부디 놓치지 마시고 참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응모방법 또한 무척 간단하니 사랑하는 연인, 가족, 동료와 함께 즐기실 수 있도록 초대권 신청댓글을 우선 공개글로 남겨주신 후 그 글에 다시 비밀댓글로 성함과 휴대 전화번호와 주소를 남겨주시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그럼 4월 11시 콘서트에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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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