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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계절의 여왕 5월, 말~달리자! 재미있는 승마 이야기


가정의 달인 5월은 유난히 가족 나들이가 많은 계절입니다. 오늘은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레포츠, 승마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승마(horse riding, 乘馬)는 오랜 시간 귀족이나 고위층 사람들만 즐기는 스포츠로 인식돼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국민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승마를 즐기는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이경규씨가 승마를 소개하는 콘텐츠, 이른바 ‘말방’으로 큰 화제를 모았죠. 


해외 사례에 의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불이면 테니스, 2만불을 넘으면 골프, 3만불부터는 승마가 대중화되고, 4만불부터는 요트가 확산된다고 하네요.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이 2만 8천불 수준에 이르렀으니 승마가 대중화될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영상출처 : 마리텔, 이경규 말방, http://tvcast.naver.com/v/835545>




서울 근교에서 즐기는 승마


수도권에서 고급승마장으로 알려진 곳으로는 고양시 일산동구 문봉동에 있는 로얄새들승마클럽, 경기도 대부도에 있는 베르아델승마클럽, 이천시에 있는 스티븐승마클럽 등이 있습니다.


특히 로얄새들승마클럽은 가수 싸이가 부른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승마장은 유럽 정통스타일의 최고급 시설로써 드라마나 화보촬영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시설이 고급스러운 만큼 기승 요금도 다른 곳보다 2~3만 원 정도 비싼 편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경기∙인천 지역에 50여 곳이 넘는 많은 승마장이 있지만 제가 직접 체험해 본 승마장 중 몇 군데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앞에서 소개한 승마장들 중에 외승을 체험하기 좋은 승마장이 있습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시흥승마장은 수만 평에 이르는 넓은 갈대밭 바로 옆에 위치한 승마장으로 외승을 즐기기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입니다. 갈대밭 숲을 달리는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유투브에 올려진 동영상이 많이 있으니 인터넷을 통해 간접 체험해 보실 수 있습니다.


의도승마장은 하나개해수욕장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외승을 즐기기에 매우 좋은 여건을 갖췄습니다. 바닷물이 간조인 상태에서 갯벌을 따라 한참을 말을 타고 들어가면 바닷물이 10~30cm 정도의 깊이가 형성되는 지점이 나옵니다. 시원하게 바닷바람을 가르며 말을 달릴 때 자연과 하나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가 있습니다.




알아두어야 할 기본 용어


말과 함께하는 레포츠인 만큼, 승마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말의 걸음걸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첫째, 평보(walk)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말의 네 다리를 4절도에 의하여 한 다리씩 전진시키며 천천히 걷는 걸음을 말합니다. 이때 말이 걷는 속도는 시속 6Km 정도입니다.


둘째, 경속보(rising trot)는 가볍게 달리는 것입니다. 속보의 리듬 2박자 중 1박자는 일어서고, 1박자는 앉아줍니다. 즉,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는 동작입니다. 장시간 기승을 계속할 경우에 사람과 말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기수가 반동을 한 번씩 거르면서(엉덩이를 안장에서 떼는 행위) 행하는 빠른 걸음입니다. 이때 말이 달리는 속도는 시속 15km 정도입니다.


셋째, 좌속보(sitting trot)는 말의 안장에 앉아서 하는 속보입니다. 이때 반동을 흡수하지 못하면 통통 튀어 올라 낙마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속도를 늦추면서 발목, 무릎, 골반, 허리 관절 부위를 이용하여 충격을 흡수해야 합니다. 유연하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 말의 허리에 부담을 줄 수도 있습니다.


넷째, 구보(canter)는 3절도로 이루어진 걸음입니다. 말의 네 다리가 일시에 공중에 비약하는 공지기의 순간이 있습니다. 승마를 배우는 과정에서 다른 보법과는 달리 경쾌함과 율동감을 느끼는 것이 구보의 특징입니다. 스피드와 스릴, 쾌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보는 곧 승마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말이 달리는 속도는 시속 25km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습보(Gallop)는 경주마와 같이 말이 전력 질주할 때의 보법으로 말이 최대한 빨리 달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 시속 60km이상의 속도가 나옵니다. 경마선수가 아닌 레포츠로 즐기는 일반인들은 습보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해변이나 초원에서 외승을 할 경우에 잠시 경험할 수 있는 보법입니다.




육체∙정신 건강에 좋은 승마


승마는 두 발이 지면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무릎관절이 아픈 사람도 즐기기에 무리가 없고, 여자들도 자전거 타는 정도의 실력만 있으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승용마의 종류에 따라 140~165cm 높이에 가까운 곳에 앉아 빠르게 달리기 때문에 정신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척추자세 교정 및 허리 유연성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장시간 일하는 사무직 종사자들과 자세가 비뚤어진 중∙장년층들의 자세교정을 위해 좋습니다.



말의 4절도 걸음걸이로 인해 끊임없는 상하 진동운동이 반복됨으로 엉덩이 근육에 탄력을 주고 소화기관과 장 기능의 활성화를 통해 변비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됩니다. 말 등에 앉아 속보나 구보를 하게 됨으로써 말과 접촉하는 부위인 골반과 하체의 근력을 강화하고,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므로 다른 운동에 비해 칼로리 소모량이 많아(45분 기승에 500kcal열량소모)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되지요.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감정조절 능력을 키우고 정서적 안정을 통한 건전한 정신을 지닐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의 주의력 결핍이나 과잉행동장애(ADHD), 자폐증, 뇌병변장애 등의 치유를 위해 ‘재활승마’라 하여 히포테라피(hippotherapy)가 국내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승마의 매력은 사람과 동물이 교감할 수 있고,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 느끼는 스피드와 스릴, 500kg이나 나가는 육중한 말의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를 기승자가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얻는 쾌감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두루 지켜줍니다.




부부의 공동 취미로


저는 지난해부터 부부가 승마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처음에는 승마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막상 승마를 한두 번 체험하고는 재미를 느껴 꾸준히 배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함께 도시외곽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외승을 즐기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바뀌는 경치를 보며 말을 타는 체험은 부부 사이의 큰 추억으로 남기면서요.


승마를 흔히 귀족스포츠라고 하여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은 골프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스포츠입니다. 안전을 위해 안전조끼, 헬멧, 승마바지, 부츠, 장갑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승마를 즐길 수 있고, 대부분을 승마장에서 무상 대여해 주기 때문에 장비에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승마를 하기엔 무리가 없습니다. 


사실 승마가 귀족스포츠로 알려진 배경에는 경주용 말을 외국에서 비싼 값으로 수입함으로써 가격 거품이 생기게 된 것이 한 가지 요인입니다. 요즘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승용마를 퇴역한 경주마를 저렴하게 구입하여 순치시키고 있고, 제주도에서도 국산마를 많이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말의 가격 자체가 낮아졌습니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한국에서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 중에 말을 소유한 사람의 비중은 1%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말을 소유하지 않고 승마장에서 쿠폰회원 가입을 통해 승마를 하면 승마비용은 대개 1회당 경기도 외곽은 5~7만 원, 서울 근교는 7~10만 원이면 가능합니다.



몇 가지 주의사항만 지키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즐겁게 승마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 화창한 봄날에 가족과 함께 승마에 도전해 보시기를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정석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