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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한민국은 지금, 노쇼 근절 캠페인 진행 중!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스타셰프. 지난해 자신의 SNS 채널에 분노의 맨션을 남겼습니다. ‘정성껏 음식을 준비했지만 예약한 손님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죠. 그가 이와 같은 고충을 털어놓은 이유는 연말 단체 디너 코스를 예약한 손님이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손해를 입었기 때문인데요. 



음식의 재료를 사고, 서비스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던 식당에서는 연락 없이 예약을 취소해버린 손님으로 인해 금전적, 정신적 손해가 막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약 만 명에 가까운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은 스타셰프의 이러한 일침에 공감했는데요. 최근 이러한 ‘노쇼족’ 문제로 많은 식당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예약부도, 즉 노쇼족 근절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단어 ‘노쇼(NO-show)’란 원래 항공업계에서 쓰이던 용어입니다. ‘노쇼족’은 예약을 해두고 예약 날짜에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고객을 뜻하는데요. 현재는 호텔, 미용실, 병원, 대리운전 등 서비스업종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노쇼’는 특히 자영업자를 곤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100여 곳의 서비스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예약부도율’은 평균 15%. 2001년 조사한 후로 15년간 줄어들지 않고 제자리걸음 중인 셈인데요. 노쇼로 인한 매출손실은 연간 8조 2,800억 원에 이르고 고용손실은 연간 10만 8,000여 명에 달합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우에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노쇼’ 문제는 서비스업뿐 아니라 공공업무, 의료 분야에서도 종종 벌어집니다. 지난 3년간 정보공개청구는 약 91만 건에 이르지만, 그 중 약 15만 건의 정보가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병원 진료 예약 부도로 의료 서비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또한 늘고 있습니다. 


‘노쇼족’ 때문에 손해를 입는 사람은 사업자뿐이 아닙니다. 다른 손님을 받지 못하고 준비한 음식이나 서비스를 포기해야 하는 업체도 물론이지만 그 시간에 원하는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소비자들 역시 불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보다 예약문화가 발달한 해외의 경우에도 ‘노쇼’는 일어납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러한 ‘노쇼족’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엄격한 편인데요. 미국에서는 1990년 이후로 ‘노쇼족’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예약 시 신용카드 정보를 받고, 위약금을 물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호주 콴타스항공 등 해외 일부 항공사의 경우에도 50만 원 이상의 높은 노쇼 위약금을 받고 있으며, 해외 호텔 역시 예약금 가결제를 통해 노쇼를 방지합니다. 68개국 370개 도시에서 이용 중인 택시 예약 앱 우버(UBER)도 뒤늦은 취소나 노쇼에 약 만 원 정도의 위약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제도적 측면 외에도 노쇼를 막기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미국 전역 음식점 50만 곳이 가입한 미국 레스토랑 협회(NRA)에서는 고객이 쉽게 예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SNS 예약 취소 채널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여기에 서비스를 받는 고객 사이에서도 ‘노쇼’ 자체가 민폐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노쇼족’은 차츰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바른 예약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기업들 역시 ‘노쇼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 중입니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항공편 발권 손님이 사전 고지 없이 예약 항공편에 탑승하지 않으면, 나라별로 다른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시범운영 중인 고급택시 카카오블랙의 경우에도 약 후 5분 지나서 취소하거나 연락 없이 노쇼하면 기본요금 8,000원을 위약금으로 받고 있습니다. 또 관광 서비스 산업에서도 이런 노쇼 근절을 위한 위약금 부과 사례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전남 화순군 한 관광지에서는 투어 프로그램 노쇼가 21%를 넘어서자, 선결제 시스템으로 바꾸고 노쇼 위약금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노쇼가 불러오는 경제적 손실과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노쇼 근절’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는데요. 공정위는 지난 2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원 등과 함께 노쇼 근절 홍보 동영상과 포스터를 제작하고 배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유명 셰프들이 무료 출연해 화제가 된 홍보 동영상은 예약 취소 전화가 필수적인 매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상 출처 : https://youtu.be/5y_jcCtRS84>


공정위는 이번 캠페인을 네이버, 카카오 등 유명 포털뿐 아니라 버스 정류장, 공연장과 같은 곳에 노출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로 했습니다. 또, UCC 공모전, 소비자 교육, 가두 캠페인 등 관련 캠페인을 적극 진행할 예정입니다. 

 


<출처 : 노쇼 캠페인, http://noshowno.modoo.at/?link=6bicfeoc >

 



무심코 했던 ‘노쇼’ 행위. 이로 인한 우리 사회의 손실을 살펴보면 결코 쉽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자는 노쇼로 인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 상품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다른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노쇼 근절’ 캠페인 역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소중한 약속을 지켜주는 예약 취소 전화 한 통, 잊지 마세요!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