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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행복수명을 늘리는 노후 준비, 이제는 ‘셀프 시대’

현재 우리는 이미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0세 이상 고령자 수는 2005년 961명, 2010년 1,835명, 2015년 3,159명으로 최근 5년 동안 대략 72%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2015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65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2%, 내년이면 우리나라는 UN에서 정한 고령사회(65세 인구 비중 14%)로 진입할 예정입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인들의 오랜 삶의 경험과 지혜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어르신들이 존경받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늘어난다고 해서 노년의 행복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행복한 노후 준비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긍정적인 은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으로 행복수명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행복수명’이란 궁극적인 삶의 가치인 행복에 건강과 사회적인 관계라는 개념을 더한 것으로 나와 가족 모두가 경제적인 여유를 가지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주유소에서는 셀프주유, 음식점에서 준비된 식사와 물을 스스로 가져오는 셀프서비스가 유행인 것처럼 이제는 스스로가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셀프 고령화 시대’에 행복수명을 늘려가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부모의 노후 준비는 자녀의 미래, ‘셀프노계(老計)’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령대별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로 20대는 일자리부족(35.3%), 30대는 주택(31.2%), 40대는 자녀 양육/교육(30.4%), 50대(50.6%)와 60대(66.9%)는 노후 준비 부족을 손꼽았다고 하는데요. 또한 나이가 많아질수록 노후 준비 부족이 경제적 행복의 장애물이라는 응답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40대의 과도한 자녀 뒷바라지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고령자 통계에서도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고령자(65세 이상) 비율은 2005년 34.7%에서 2015년 46.9%로 12.2%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고령자는 노후 준비를 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녀 뒷바라지와 자신의 노후 준비는 우선순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부모가 은퇴 이후 경제적 자립이 되어 있지 않으면 결국 자녀한테 고스란히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스스로 노후 준비를 통한 최소한 ‘경제적 자립’을 계획하는 것입니다. 



둘째, 新 부양문화 ‘셀프부양(扶養)’ 


과거 대가족 중심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전통적 부양 문화는 부모는 자녀를 경제적으로 뒷바라지하면 나이든 부모를 자녀가 다시 부양하는 선순환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부양의 방식을 고수하는 가정은 더 이상 많지 않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자 가구의 67%가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부모 부양의 책임은 약 10년 전에는 고령자의 67.3%가 가족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2014년에는 34.1%로 큰 폭으로 감소하여, 가족 중심에서 부모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식이 강해지는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저출산 및 기대 수명의 증가로 생산 가능 인구(15~64세 인구) 5.5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 할 정도로 부양의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도 저성장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자녀에게 마냥 부양의 부담을 지울 수도 없습니다. 자녀에게 올인하고 어느 날 도적같이 조용히 찾아온 노후 앞에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부양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의료비와 간병비 대비 ‘셀프케어(care)’ 


통계청(2016),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15)에 따르면 고령자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지만 진료비 1위는 치매로 결국 고령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암과 치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16만4,000명 증가하였고, 50세 미만 연령층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고령 국가인 일본의 노인들 사이에서는 의료비 때문에 노후파산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죽을병이 아니면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로 인해 그럭저럭 병치레를 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우리네 속담에 ‘긴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도 키워야 하는데 병든 부모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위 속담은 치료비 등으로 힘들어 하는 자식들을 이해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은 미리 은퇴 후 의료비와 간병비 지출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0세 인생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고령화, 은퇴라고 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이미 예측 가능하고 확정적인 사건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은퇴 후의 삶을 막연해하고 자신들의 노후 준비와 건강에 대해 자신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 행복수명을 늘리는 것은 작은 결심과 행동의 변화로 시작될 수 있음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