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을 지나는 지금. 전국에서 꽃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곧 푸른 잎을 무성하게 펼칠 준비를 하는 가로수를 보면, 4월 5일 식목일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그저 달력 속 똑같은 하루로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식목일. 올해 식목일에는 나와 궁합이 맞는 나무를 찾아 심고 가꾸는 건 어떨까요?
▶식목일의 탄생 배경
식목일이 언제부터 생겼고, 왜 생겼는지 궁금해하신 적이 있으시죠?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해서 '금수강산'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한국의 자연. 하지만 식민지 시기와 전쟁을 겪으며 25% 이상의 산림이 벌목, 훼손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산림에 대한 국민의 사랑을 일깨우고, 산지의 효율적인 자원화를 위해 식목일을 제정하게 된 것이죠.
▶이야기 품은 나무들
자연을 지켜주는 소중한 나무. 특이하고 재밌는 사연을 가진 나무들도 많은데요. 이런 나무들은 지역 명물이 되어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기도 하고,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인하대학교 연인나무 – 인하대학교 정문 우측 쪽에서 살고 있는 벤치 모양의 나무. 나무가 갈라진 곳에 커플이 앉았을 때, 딱 맞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썸 타는 커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나무입니다.
서울재동백송 – 천연기념물 제 8호로 지정된 600년 된 백송. 과거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사랑채에서 한눈에 보였던 나무입니다. 또, 갑신정변 등 역사 속 큰 사건들을 목격하면서 자리를 지켜온 나무로 유명합니다.
제주도 소지섭 나무 – 외톨이 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제주 새별오름과 이달봉 사이에 홀로 서 있습니다. 탤런트 소지섭이 이 나무를 배경으로 카메라 광고를 찍으면서 ‘소지섭 나무’로도 알려져있는데요. 여러편의 광고와 드라마 속 배경이 된 제주도 외톨이나무는 풍경이 멋진 사진을 남기고싶은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식목일은 왜 4월 5일일까?
그렇다면, 식목일은 왜 4월 5일로 정해졌을까요? 식목일의 역사는 무려 통일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선 음력 2월 25일인 이날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역사 깊은 날입니다. 또, 조선 시대 성종이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백성이 보는 앞에서 몸소 농사를 지은 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심고 가꾼다'는 의미가 있는 이 날을 식목일로 제정한 것인데요. 여기에 4월은 계절적으로도 나무 심기에 적합한 날씨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4월 5일 식목일을 전후로 약 1개월간은 국민이 '나무 심기'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국민식수기간>이기도 하죠.
▶나무는 지구의 폐 - 나무 심기의 효과는?
나무는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지만, 환경의 든든한 보호자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숲의 미세먼지 흡수량은 연간 29만 2,000톤. 나무 한 그루가 미세먼지 35g을 흡수하는 셈이죠. 또, 느티나무 한 그루가 배출하는 산소는 성인 7명이 1년간 숨 쉬는데 필요한 양입니다. 플라타너스 한 그루는 15평형 에어콘 5대의 역할을 대신해, 대기열 흡수에 뛰어난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평소 잘 가꾸어진 숲은 홍수, 산사태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봄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식목일 나무 심기가 꼭 필요하겠죠?
▶식목일, 어떤 나무를 심을까? 찰떡궁합 나만의 나무 찾기
직접 나무를 심으며 식목일을 뜻깊게 보내고 싶다면, 우선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잘 맞는 나무를 직접 골라 텃밭이나 정원에 심는다면, 키우고 돌보는 과정이 두배 즐거워진다는 사실. 개성 넘치는 나무들의 특징,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귀차니스트들을 위한 無관리 나무– 소나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 소나무는 식목일에 심는 대표나무로, 보편적인 수명이 대략 500~600년이라고 합니다. 또한 소나무는 목재 및 한방약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소나무 묘목은 햇볕을 좋아하고 산성의 토질에서 잘 자랍니다. 그리고 평생 퇴비와 비료를 주지 않아도 혼자서도 잘 크는 나무이기 때문에 묘목 가꾸기에 신경을 잘 쓰지 못한다면 추천!
#행운을 불러오는 재물복 많은 친구 - 금전수
싱그러운 잎이 풍성하게 자라는 금전수, '번영'이라는 의미의 꽃말 때문에 선물로 인기 만점. 잘 자랄수록 재물과 행운을 불러온다고 하는 속설이 있습니다.
금전수 돌보기 생육온도 16도로 햇빛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실내 반그늘에 두고 5도 이상을 유지해주세요.
금전수 물주기 뿌리에 물을 저장하므로 물을 자주 줄 필요는 없어요. 평소에는 한 달에 한번, 겨울에는 40일에 한 번 물을 주세요.
#나무 돌보기의 마이너스의 손을 위해 - 모과나무
장미과의 모과나무는 꽃을 빨리 피우고 열매도 빨리 달리는 수종입니다. 화사한 꽃을 피우는 데다 강한 편이라 관리하기 편리한 편입니다.
모과나무 돌보기 추위에 강하고 흙갈이, 상처도 잘 견뎌냅니다. 싹트기 직전 봄에 꽃눈이 있는 1~2마디를 남기고 전지를 해주세요. 햇빛이 많이 내리는 장소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데 더 좋습니다.
모과나무 물주기 물을 자주 주는 것이 좋고, 7~8월에는 7~10일에 1회씩 주고 흙의 표면을 말려주어야 합니다. 거름은 1주일에 2~3회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연인과의 핑크빛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 벚나무
한국, 일본, 중국에 서식하는 장미목 낙엽활엽 교목. 약 30여 가지의 수종이 있으며, 봄꽃이 아름다워 조경용, 공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습니다.
벚나무 돌보기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지만, 적응력이 뛰어나 전국 어디서나 키울 수 있습니다.
벚나무 물주기 거름은 조금씩 자주 주고 물은 10일에 1회. 땅의 표면이 마른듯 하게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깍지벌레, 진딧물 병충해가 많은 수종으로 봄과 여름 사이에 방제가 필요해요.
#새콤한 열매와 예쁜 나무 1석2조 - 앵두나무
장미과의 앵두나무는 새콤한 열매가 맺히는 과수로 뜰이나 주변 산지에서도 잘 자라는 수종입니다. 꽃이 피고 열매도 맺는 1석 2조의 나무. 관상용, 조경용으로 환영받는 나무입니다.
앵두나무 돌보기 추위와 더위에 강해 전국에서 재배할 수 있습니다. 햇빛을 받으면 잘 자라고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에 심는 것이 돌봄 포인트. 심은 후 나무의 속가지를 잘라주고 통풍에 신경을 써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앵두나무 물주기 건조해도 잘 자라지만 너무 습한 상태는 금물. 배수관리를 잘 해주어야 합니다. 비료는 가을 낙엽 직후에 주어야 건강해집니다.
*앵두 수확 요령 화창한 날을 택해 아침이나 저녁에 수확합니다. 온도가 높은 낮시간은 피해주세요.
▶식목일 나무 심기 TIP
사시사철 눈이 즐거운 조경수, 열매가 맺히는 과실수 등 나만의 나무를 고르셨나요? 그렇다면 이제 적합한 장소에 나무를 심어야 할 텐데요. 묘목 고르기와 나무 심기 방법을 차근차근 살펴보세요.
좋은 묘목이란? 1. 나무와 줄기와 가지가 균형 잡힌 묘목으로 고릅니다. 2. 잔뿌리가 많고, 사방으로 골고루 뻗어있는지 살핍니다. 3. 벌레 먹거나 상처가 많은 묘목은 피합니다. 4. 꽃나무의 경우 꽃봉오리가 굵고, 봉오리 수가 적은 것이 좋습니다. 5. 상록수 나무는 잎이 푸르고 매끈한지 살펴봅니다. 6. 묘목을 보관하거나 옮길 때는 뿌리가 햇빛에 닿거나 비를 맞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크라족 인디언의 속담에는 '마지막 한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고 나서야,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나서야, 마지막 물고기를 잡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게 되는 명언인데요. 식목일을 맞아 지구를 더 푸르게 가꾸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나무 한 그루 심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