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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코스닥 급등! 개인투자자에게도 볕들 날이 온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질주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코스닥이 최근 들어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코스닥은 올해 들어 11월 말경까지 24% 정도 상승했는데, 10월과 11월에만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강세라고 해도 주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매수하는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다 보니, 상당수 개인 투자자들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개인이 주로 거래하는 코스닥이 코스피의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맘껏 웃는 날이 올 것인지 주목됩니다



▶코스닥 2015 8월 이후 처음으로 750 상향 돌파

 

코스닥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2016 8월 이후 처음으로 종가가 700포인트를 상향 돌파한 데 이어, 2015 8월 이후 최초로 750선도 넘어섰습니다. 코스닥이 여세를 몰아 800마저 웃돈다면 2007 11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800고지에 오르는 셈이 됩니다. 코스닥이 1,000포인트를 상회한 것은 2000 9월이 마지막이었고, 1999~2000년에는 2,000포인트를 뛰어넘었던 시기도 있었죠



코스닥은 1997 1월 초에 발표됐는데, 1996 7 1일을 기준시점으로 하고 기준지수는 1,000입니다. 사실 코스닥도 기준지수 100으로 출발했으나 2004 1 10배 상향이 결정됐는데요. 당시 코스닥 거품 붕괴로 지수가 급락한 데다 타 시장 지수와의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현재 코스닥에는 1,256개 회사가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약 274조 원에 달합니다. 2017년 일일 평균 거래대금은 3 2,873억 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 5 2,664억 원에 비해 적지만 11월에는 일일 거래대금이 7~9조 원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바이오 업체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26 5,000억 원으로 코스닥에서 최대 비중(9.8%)을 차지하고, 셀트리온 헬스케어(4.5%), 신라젠(2.8%), CJE&M(1.3%), 로엔(1.1%), 바이로메드(1.0%), 메디톡스(0.9%), 파라다이스(0.8%), 포스코켐텍(0.8%), 코미팜(0.8%)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실적, 정책, 수급 등 삼박자 맞물리며 강세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절대적인 입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순매수 한 주식들이 대부분 손실을 낸 경우가 많아 상승장에서도 개인은 소외되기 일쑤였는데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의 수익률이 기관이나 외국인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 10 10일부터 11 20일 사이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평균 54.9%인 반면,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42.6%이었으며 외국인은 51.8%로 집계됐답니다. 반면 이 기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 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2%라고 하고요.


그렇다면 코스닥이 급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코스닥 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적으로 확인된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코스닥 기업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2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대형 수출주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기도 했고요. 국내 소비가 다소 살아나면서 내수 비중이 큰 중소형주가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는 분위기도 중국 관련주에 긍정적인 대목이죠. 코스닥 기업의 영업이익은 내년에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코스닥에는 호재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기술 혁신형 창업기업을 육성하는데 3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요. 코스닥 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 방안도 예정돼 있지요. 과거에도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부 주도의 코스닥 부양책이 나오면서, 코스닥이 정권 2~3년 차에 강세를 구가하는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코스닥은 1999(김대중 정부 2년 차)에 무려 240% 급등했고, 2005(노무현 정부 3년 차)에는 85% 올랐으며, 2009(이명박 정부 2년 차)에도 55% 상승했었지요.

 


수급이 좋아졌고 앞으로 수급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코스피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0월 코스닥 시장에서 2,000억 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11월 들어서는 순매수 규모를 대거 확대했고요. 기관 투자가도 코스닥 매수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가 기대되고 있는데요. 정부가 혁신 산업 성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증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2% 정도인데, 이를 10%로 늘린다면 13조 원을 추가 투입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됩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요.

 

그러다 보니 코스닥 지수가 내년에는 850포인트를 넘어서고, 잘 하면 1,000포인트를 바라볼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대두되고 있지요



▶바이오 쏠림 현상과 단기 과열은 경계 


하지만 바이오 과열에 기댄 코스닥 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코스피가 7.9%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 22.2% 올랐고, KRX헬스케어와 코스닥 생명기술지수는 각각 44.4%와 53.0% 폭등했습니다. KRX헬스케어 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주요 바이오 및 제약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고, 코스닥생명기술 지수는 코스닥 바이오 및 제약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입니다. 


코스닥 시장 내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수익 비율(PER)은 40.05배로, IT(11.25배), 경기소비재(17.0배), 소재(15.26배) 등을 크게 상회하고 있고요. 일부 바이오 주식의 PER는 수천 배를 상회하고 있다고 하니, 실제 성과보다는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가 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외 경기가 개선되고 기업 실적이 향상되면서 대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세가 중소형주로 확산될 공산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스닥 추가 상승이 점쳐진다고 해서 거침없이 오르는 종목을 무턱대고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우량하고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선별해 장기 투자하고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주식 직접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량 펀드를 이용한 간접 투자도 활용할 수 있고요. 


유럽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을 말해줄 수는 없지만 빨리 가난해지는 방법은 알려줄 수 있다. 그것은 빨리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코스톨라니의 명언을 되새겨보고 신중하게 투자할 때입니다.



이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