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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노후 대비를 위한 퇴직연금, 스마트하게 재테크하는 방법 3

‘뉴애브노멀(New abnormal)’ 이라는 단어를 알고 계신가요? ‘뉴애브노멀’이란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등 새로운 경제 생황이 고착화 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뉴노멀’과 대비되는 단어인데요.


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이지 않고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더욱 더 커진 상황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은퇴설계에서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에게 큰 고민거리입니다. 과거에는 고금리, 고성장 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은 열심히 저축하는 것만으로도 노후준비가 충분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 뉴애브노멀시대’에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관점과 가치관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오늘은 은퇴 후 자산을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유지하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첫 번째, 소비생활의 안정을 유지!


생애주기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생애에 걸쳐 균일한 소비를 유지하기 위해 소득이 많은 시기에 저축을 해 소득이 적은 은퇴 이후를 대비합니다. 하지만 몸에 밴 소비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이런 소비의 하방경직성을 무시하고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게 되면 예상치 못함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소비를 급속히 줄이고 있습니다.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는 2003년 대비 14%나 줄어들었습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총소득에서 근로소득을 제외하면 2017년 2인 가구 최저생계비 수준(약 170만 원)의 소득만 얻고 있습니다. 줄어드는 소득에 맞추다 보니 마른 수건을 짜고 있는 셈입니다. 은퇴생활이 즐거울 리 없다는 뜻입니다.



▶ 두 번째,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것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죽음이고, 또 하나는 세금이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입니다. 

태어나면 주민세, 아끼고 모으면 재산세, 열심히 일하면 소득세, 죽으면 상속세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세금은 사람의 일생을 따라다닙니다.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산에 부과되는 세금과 소득 흐름에 부과되는 세금의 차이를 잘 활용하고 있는 부자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부자보고서(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에 따르면, 요즘 부자들은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는 이유는 뭘까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보다 유동화가 쉬운 금융자산을 통해 상속 및 증여세에 대비하고 나아가 절세 목적으로 보험과 연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비해 떨어진 부동산 투자수익률도 대체 소득원으로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선호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위의 표처럼 자산에 부과되는 세금보다 소득 흐름에 부과되는 세금이 유리합니다. 자산을 많이 들고 있다가 세금폭탄을 맞느니 자산의 일부를 소득 흐름으로 바꿔 절세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부자들의 발 빠른 대응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요즘 동네 복지관에서 만나는 노년 커플을 일명 BC(복지관 커플)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복지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남녀의 조건이 부동산 부자에서 연금 받는 남녀로 바뀌고 있습니다. 연금소득 비중을 높이는 것은 비단 부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반 중산층들이 은퇴 이후 한 번쯤 마음 설레는 경험을 하려면 최소한 연금이라는 카드 한 장은 들고 있어야 합니다.




▶세 번째, 삶의 마지막 자산 고갈 경계


잔 칼망은 1997년 122세로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세계 최고령자 할머니입니다. 이 할머니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1960년대 중반 90세였던 칼망 할머니는 부양해줄 가족이 없어 전 재산인 집 한 채를 47세의 젊은 변호사에게 팔기로 했습니다. 계약조건은 할머니가 사망할 때까지 그 집에 거주하면서 매달 2,500프랑(약 50만 원)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변호사는 할머니가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시세보다 싼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보다 더 일찍 죽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절대 손해 보지 않는 계약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100세를 훌쩍 넘어 122세까지 살았습니다. 변호사는 할머니에게 집값의 두 배가 넘는 90만 프랑(=2,500프랑*12개월*30년)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변호사가 할머니보다 2년 먼저 사망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변호사는 그 집을 소유해보지도 못하고 가족을 대신해 할머니를 부양한 셈입니다.


2030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장수국으로 등극할 전망입니다. 마지드 에자티 박사팀이 OECD 35개 가맹국의 남녀 평균수명을 예측해 세계적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기고한 논문에 의하면 2030년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은 약 91세로 세계 최초로 90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성의 평균수명은 약 84세로 헝가리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이고요. 

잔 칼망의 이야기가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겨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만약 잔 칼망 할머니가 변호사와 종신계약을 하지 않고 90세에 집을 팔고 그 목돈으로 생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100세 이후에는 극심한 빈곤에 허덕이고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을 얻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튼 교수는 “은퇴 시점에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은퇴 전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는 곧 은퇴설계의 키워드가 자산에서 안정적인 소득 흐름의 확보로 바뀌어야 함을 뜻합니다. 노후를 준비하는 데에 ‘너무 이른’ 시기는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입니다.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