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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중·장년층이 당하기 쉬운 금융사기 유형과 대응 방법을 알아보자.


보이스 피싱부터 최근에는 지인을 사칭한 카톡 피싱까지, 신종 사기 유형이 기승을 부립니다. 갈수록 사기의 수법은 더욱 다양하고 교묘해지는 신종 사기들, 특히 은퇴했거나 은퇴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노후자금은 이런 사기 조직의 매력적인 목표물이 되어 타깃이 되기 좋은데요. 왜냐하면 모아둔 노후자금이 있어, 젊은 층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을 노리는 신종 사기 수법은 어떤 유형이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날로 교묘해지는 사기 수법 


남편과 이혼 후 혼자 지내고 있던 50대 여성 L 씨는 페이스북을 하던 중 한 외국인 남성으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았습니다. 외국인 남성은 자신을 미국 특수부대 소속 장성이라고 소개하고, 현재는 이라크에 파병돼 평화유지 임무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외국인 남성과 L 씨는 서로 사진을 주고받으며 일상을 공유했고, 영어가 서툴렀던 L 씨는 자동 번역기의 도움을 받으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외국인 남성의 친절하고 자상한 말투에 L 씨도 호감을 느꼈고 이내 국경을 뛰어넘은 연인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성은 “이라크에서 나가려면 외교관을 통해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군 은퇴자금으로 39억 원을 받을 예정인데 이를 받으면 당신을 주겠다”면서 “은퇴자금을 받기 위해서는 수수료가 급하게 필요하다”고 하며 반복해서 돈을 요구했는데요. 이에 L 씨는 3차례에 걸쳐 노후자금으로 모아둔 5,600만 원 상당을 송금해 주었습니다. 또 L 씨는 자신의 계좌가 외화 송금 제한에 걸리자, 동생 계좌를 통해 3,900만 원을 더 송금하려 하였는데, 한 은행직원의 기지로 이를 막을 수 있었고 이 사례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애정을 사기에 이용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입니다. 이러한 신종사기 수법은 주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모아둔 노후자금으로 경제적 여유는 있지만, 사회적 단절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은퇴했거나 이를 준비하는 중·장년층의 노후자금은 사기조직의 매력적인 목표물입니다. 


금융투자자보호재단의 금융사기 피해 현황(2015년)에 따르면 금융사기 실제 피해율은 60대가 5.7%로 20대의 1.8%보다 세 배 이상 많았습니다. 피해 금액으로 보면 중·장년층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서, 50대 사기 피해자 1인당 금액은 9,000만 원에 이르고, 60대의 경우도 5,400만 원으로 전체 연령 평균인 4,300만 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였습니다. 이처럼 신종사기 수법인 로맨스 스캠부터 전통적 수법인 투자사기, 보이스 피싱까지 중·장년층의 노후자금을 노리는 사기의 수법은 더욱 다양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이 당하기 쉬운 주요 금융사기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중·장년층이 주의해야 할 신종 사기 수법들


첫 번째는 가장 전형적인 수법으로, 고수익 원금보장으로 유혹하는 투자사기입니다. 이 수법은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아 이를 속여 뺏는 방법인데요. 유사 수신 사기 조직이나 불법 투자자문 업체 등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자신들이 제안한 회사나 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 창출로 걱정 없는 노후를 보낼 수 있다며 유혹하는 것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부족한 노후자금으로 불안감과 조급함을 느끼는 중·장년층은 ‘고수익 원금보장’의 미끼로 접근하는 금융사기에 쉽게 흔들리게 됩니다. 처음에는 약속된 수익금을 입금하는 척하다가 수개월 내 종적을 감추는 것이 유사 수신 사기조직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투자사기는 금융, 부동산 투자의 특성상 피해 금액이 크고 뒤늦게 경찰에 신고해도 빼앗긴 은퇴자금을 되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그만큼 위험한 사기유형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여전히 많은 중·장년층이 피해를 입고 있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입니다.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은 주로 검찰청, 금융기관, 우체국 등 공공기관 직원을 사칭하거나 대출을 권유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근래에는 청첩장, 택배 안내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받게 되는 문자메시지를 사칭해 악성코드를 심어 소액결제를 유도하는 등 사기 수법도 더욱 진화하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보이스피싱은 전 연령대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홀로 떨어져 생활하거나 금융사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노년층은 보이스피싱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들이 당한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액은 2016년 255억, 2017년 296억 원이었으나 작년에는 987억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60세 이상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전체 범죄 피해액 중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 12%였으나 작년에는 20%를 넘어서는 등 보이스피싱을 당하는 노년층의 피해가 심각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사기에 속아 계좌이체나 현금을 전달하였다면 지체 없이 경찰이나 해당 금융회사에 신고하고 

지급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는 은퇴 후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을 노리는 취업 사기입니다. 취업 사기는 재취업을 희망하는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주선한다며 접근해 개인정보나 대포통장 개설, 불법 대출 등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벌어집니다. 최근에는 택배 일에 개인 트럭이 필요하다고 하며 트럭 판매와 대출을 유도하거나, 실체도 불분명한 가짜 자격증 발급을 명목으로 교육비와 응시료를 받아 챙긴 사건이 문제 되기도 했습니다. 취업 사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취업하려는 회사와 업무 내용에 대해 미리 검색해보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노인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노인 사회활동 지원사업은 ①공익활동, ②재능 나눔, ③취업·창업, ④경력 유지, ⑤자원봉사 등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직자 특성에 맞는 사회활동을 선택할 수도 있는데, 가까운 주민센터나 한국노인인력개발원(1588-1697)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고수익’이나 ‘100% 취업 보장’을 내세운 자격증 광고나 입사 전부터 개인정보, 대출을 요구하는 업체는 피하는 것이 취업 사기를 당하지 않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은퇴 후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노인이나 중·장년층을 상대로 허위, 과장 광고를 하고 폭리를 챙기는 ‘떴다방’식사기가 있습니다. 이들 사기조직은 외로움을 느끼는 중·장년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경계를 허물고 저가의 생활용품이나 건강식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부당한 이익을 챙깁니다. 정확한 품질이나 가격 정보를 얻기 어려운 노인, 중·장년층들은 건강 홍보관으로 둔갑한 떴다방에서 벌어지는 사회자의 화려한 입담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더욱 주의가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은퇴한 중·장년층, 노인들이 당하기 쉬운 금융사기 유형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금융사기를 피할 수 있을까요? 금융 범죄 전문가들은 보이스피싱의 최대의 적은 ‘나는 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과신’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금전 요구나 투자 제안을 받았다면 스스로 결정하지 말고 주변인, 전문가, 공공기관 등에 질문과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금융감독원 서민금융 1332나 보이스피싱 지킴이 웹사이트를 통해 금융사기의 주요 유형과 대응 방법을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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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