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세계 경제시장은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eral Reserve Board) 버냉키 의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이목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출구전략과 양적완화 조기종료의 가능성 때문인데요. 장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달러의 움직임이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큰 점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향후 달러화의 방향성을 예측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여기서는 달러화 강세의 가능성을 짚어보고, 이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달러화 강세 진행 중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사이클을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형성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2011년 5월을 저점으로 10% 넘게 반등 중에 있습니다.
기축통화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거래의 기본이 되는 통화입니다.
박스권 주가가 일정한 폭에서만 등락을 거듭할 때 이를 가리켜 박스권이라 합니다.
특히 지난해 중반 이후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되었고, 일본이 아베노믹스로 엔화를 대량으로 풀면서 엔화약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009년 이후 대량으로 풀렸던 유동성이 미국으로 다시 환수될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달러화 강세 추세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이 의회연설에서 당분간 양적완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달러화 강세가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겠다는 것은 계속해서 달러화를 시중에 풀겠다는 의미이며,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환수되는 시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진리!!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고용시장도 개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 조기종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도 위원들의 양적완화 조기종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NYSE POST>
이번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현시점에서 양적완화를 조기에 종료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부정적일 수 있어 언론플레이를 통해 충격의 강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늦어도 연말 이전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종료가 단행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아직 많은데요. 실행시기가 내년 이후로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양적완화 종료와 출구전략의 실행은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급격한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외환위기 초래
1970년대 이후 달러화는 80년대와 90년대 두 차례 강세장을 보였고, 이때마다 신흥국들은 외환위기를 겪었습니다.
1980년대의 달러화 강세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의 후유증으로 고전하던 미국경제의 위기극복을 위해 미 연준이 2년에 걸쳐 기준금리를 11%에서 20%까지 인상하는 고강도 긴축정책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브라질,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이 외채위기를 겪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의 달러화 강세는 미국경제의 번영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IT혁명과 금융산업 호황으로 미국경제는 고성장-저물가를 보였습니다. 특히 이전 10년간의 달러약세와 미 연준의 저금리정책이 이어져 온 이후 경기회복과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약세와 저금리를 기반으로 단기 해외차입에 의존해서 성장을 추구하던 신흥국들은 달러 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위기를 겪게 됩니다. 1994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1997년 아시아, 1998년 러시아, 1999년 브라질, 2002년 아르헨티나 등 신흥시장의 금융위기가 그 예입니다.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했던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으로 회수될 경우 일부 신흥국가들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2008년 이후 외채 규모가 크게 늘고, 국내신용이 크게 증가되었으며,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외환보유액에 비해 단기외채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외환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과 같은 조건으로 볼 때 터키, 태국, 인도 등이 위험 국가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은 낮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환보유액과 단기외채 비중 그리고 GDP대비 총 외채 비중 등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할 때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어서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며, 기타 신흥국들에 비해 유동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일어날 경우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달러화 강세의 추이와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 추이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SBS 런닝맨>
달러화 강세의 가능성과 이것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알아보셨는데요.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세계 경제시장 추이를 지속적으로 관심있게 지켜봐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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