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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3만달러 시대, 스마트한 기부문화




“내일도 그냥 평범한 하루일 뿐이다. (It’s just another day.)”

지난 2006년, 자기 재산의 85%를 기부하기로 결정한 워렌 버핏이 자신의 기분을 묻는 기자들에게 전한 말이었습니다. 그는 약정한 금액 대부분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고, 빌 게이츠 역시 약속대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신의 운영재단에 전념하고 있습 니다. 세계 1,2위를 다투는 두 갑부들의 이러한 행보는 기부역사에 있어 매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데요. 이처럼 미국인들은 자신이 쌓은 부를 사회에 헌납하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기부문화는 20세기 미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앤드류 카네기, 존 D 록펠러, 헨리 포드, 폴 게티 등 자선 1세대부터 시작되어 현재 실리콘 벨리의 젊은 사업가들에게도 이어져 내려와 깊이 뿌리 내리고 있습니다.




기부 첫걸음을 시작한 한국

작년 12월 통계청은 ‘2013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 중 지난 1년 간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34.6%이며 현금기부자는 1년 동안 평균 19만 9천원을 기부했습니다. 기부횟수로 보자면 현금이 평균 6.3회, 물품기부는 3.3회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자선지원재단(Charitable Aid Foundation)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2012년 146개국 중 45위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인도네시아(7위), 이란(12위), 오만(19위), 캄보디아(40위)의 뒤 순위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를 감안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를 이루는 발전지향적인 압축성장을 했기 때문에 주위를 돌아보는 나눔의 문화가 미처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엄청난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이 부의 정당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사회적으로 존경 받지 못한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하지만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 중 48.8% 가 ‘향후에 기부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그 중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무려 35.9%에 이릅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기부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죠.



2007년 12월, ‘아너소사이어티’의 회원 수가 47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아너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 기부 약정자를 회원으로 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서, 사회지도층들이 모여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 가수 김장훈씨를 비롯한 각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기부 소식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기도 합니다. 익명의 독지가가 쌀이나 고구마 등을 복지관에 기증했다는 훈훈한 소식이나 가난하면서도 평생 모은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분들의 따뜻한 일화들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기부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되겠죠?




기부 방법의 스마트한 변신


기부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된 이 때, 기부 방법에도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부는 주로 모금단체, 종교단체, 직장 등을 통해서 이뤄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IT 기술의 발전으로 기부방식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새로운 기부방식은 인터넷과 전화를 활용한 소액기부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클릭 한 번, 전화 한 통으로 부담 없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죠.

국내 주요 포털을 비롯한 여러 구호단체들은 이제 웹페이지에 각종 사연과 동영상 자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부자들은 자신이 기부할 대상을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공개해서 기금사용의 투명을 높이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기부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고 다음 기부를 재차 유도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바로가기)>   





금융권을 통한 기부방법 Best 3


새로운 기부방식은 금융권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단순한 수익창출보다 나눔의 가치를 추구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기부통장’을 개설하면 가입구좌당 일정액을 금융사가 자선단체에 후원하고, 추가 금리혜택이 주어지는 상품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부내용이 은행 전산시스템에 누적 관리되어 연말정산 절차도 간편해집니다. 또 장기기증 약정고객을 대상으로 타행이체 수수료 및 은행자동화기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통장도 있습니다.

생명보험사에서도 ‘기부보험’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품의 경우에, 가입시점에 고객이 수익자를 본인이 희망하는 자선단체로 지정해두면 사망보험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하는 곳에 기부 할 수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바로가기)>   



‘기부자 조언기금’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2012년 말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부자 조언기금은 기부자가 공익재단에 자산을 기부하면 금융사가 이를 운용해 생기는 수익이나 원금을 지정하는 배분처에 지원하는 상품입니다. 이 때 기부자는 기부금 운영과 배분에 있어 지속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 마치 하나의 기부재단을 설립한 것과 같은 효과가 생깁니다. 기부자 조언기금은 일반 기부재단에 비해 설립이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간편한 기부재단인 셈입니다.

연세대 강철희 교수는 “자기 삶에서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큰 사람일수록 기부도 더 많이 한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또 기부와 자선을 많이 할수록 행복감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1인당 소득이 26,000달러를 넘어서면서 2016년이면 소득 3만달러 시대 진입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런 고소득의 이면에는 소득양극화, 복지사각지대 등 압축성장의 어두운 단면도 존재합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한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기부와 나눔의 문화를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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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