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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3분만 토론’ 직장인 휴가, 내 마음대로 쓰면 안되나?

 

 


 

얼마 전 ‘솔직한 휴가사유’라는 제목으로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한 직장인이 제출한 휴가계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6월 5일 연차를 쓰려는 이 직장인은 휴가 사유에 “다음날이 휴일”이라고 적었습니다. 6월 6일이 현충일로 공휴일이기 때문에 이틀 이상 쉴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런 게시물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샀던 것은, 사실상 직장인들이 연차를 쓸 때 휴가 사유를 거짓말로 쓰거나 아니면 여기저기 눈치를 보는 일이 허다하므로 일종의 대리만족처럼 가슴 뻥~뚫리는 통쾌함을 느껴서가 아닐까요?

 

 


<출처 : 문화저널21>

 

 

따~르~릉’


며칠 전, 라이프앤톡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가 있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남성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오는데요. 그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그가 전화를 한 이유는 무언가를 제보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자신을 30대 초반의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상사 눈치 보여서 휴가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연차나 휴가는 직장인에겐 당연한 권리이자, 꼭 필요한 것인데 왜 눈치가 보이는 것일까요?

 

 

 


지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의 직장인 중 8명이 연차휴가를 다 쓰지 못한다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비협조적인 상사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과반수를 넘어 많은 직장인들의 고충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이에 도대체 왜!! 휴가를 마음껏 쓰지 못하는지, 직장인 3인과 함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여름휴가, 본인이 원할 때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로 인해 자체 모자이크 처리를 한 점, 양해 바랍니다.>

 

 

 

 

 

윤: 제 소개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로 말할 거 같으면, 지난 9년 동안 있는 휴가, 없는 휴가, 빼먹을 대로 빼먹은 휴가의 달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직장인들 사이에선 눈치 안보고 휴가 쓰는 동료들을 '용자'라고 불러요. 사람이라면 휴가 낼 때마다 주변 동료에 상사들까지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죠. 하지만 가끔 주변 눈치 안 보고 쿨하게 자기 계획대로 휴가 신청서를 찔러 넣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거, 그거, 아~주 안 좋은 방법입니다.

 

 

 

 

정: 아~ 저는 평생 눈치만 먹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이 정도만 말씀 드리죠. 영화 제목으로도 있지 않습니까?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여름이면 누구나 기다리는 휴가! 그런데 상사가 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그 순간! 치열한 눈치 전쟁이 시작되죠. 그렇게 눈치 보다가 여름 다~ 지나간 적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네요. 공략을 보면서 게임을 하면 편하잖아요? 직장 생활도 마찬가집니다. 눈치 안보고 휴가를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도 여행을 떠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상사도 사람인데 휴가를 안 가고 싶겠습니까? ‘머리 좀 식히고 싶다’고 푸념하는 찬스를 놓치지 않거나 가족, 건강 등을 살살 건드리면서 휴가를 유도하면 돼요. 그러면 덩달아 다른 동료들까지 기분 좋게 휴가를 다녀올 수 있고, 한 순간 당신은 영웅이 될 겁니다.

 

 

 

 

: 제 생각은 약간 다릅니다. 아, 저는 모 기업에서 근무하는 대리 5년차 직장인입니다. 사원일 때부터 지금까지 일한 경력을 합하면 대략 10년이 되겠네요. 제 10년의 노하우로 말씀 드리자면, 평소 연차나 반차를 쓸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맡은 업무를 마무리 해 놓습니다. 업무가 많이 남아있는데 휴가라고 무작정 쓴다면 상사의 신임도 잃고 스스로도 다음부턴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죠. 업무를 다 끝내놓고 연차를 쓴다면 크게 문제될 일이 없어요. 참~ 쉽죠잉.

 

정: 맡은 바 업무를 완수하는 것은 모든 직장인들의 당연한 책임 아닙니까? 휴가라는 것이 적당한 협의과 대화가 오고 가는 것이지. 자기 할 일 다했다고 휴가가야지? 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나, 휴가 이렇게 낸다

 

 

Q. 워워~~ 진정들 하시구요. 각자 생각하시는 바가 다르신데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평소 어떤 노하우로 휴가를 쓰나요?

 

: 저 같은 경우는, 7월 말에서 8월 초면 누구나 휴가를 떠나려고 하는 때인데, 팀원들의 휴가 현황도 판단하지 않고 무작정 휴가를 쓰겠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미리미리 팀원들 휴가 현황을 체크하고 그에 맞춰 휴가를 간다고 하면 돼요. 아, 혹시라도 해외여행이나, 특별한 여행을 간다고 들떠서 떠벌리고 다니다간 큰일납니다. 기분에 들떠서 휴가계획을 한참 전부터 너무 이야기하고 다니면 사람들은 일보다 휴가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휴가 전에는 평소보다 성실한 모습을 보이면서 열심인 모습을 각인시켜주어야 해요.


: 이건 제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인데요. 혹시라도 적당한 거짓말로 연차나 휴가를 받으려고 한다면, 오산입니다. 뭐든지 솔직한 게 최고에요. 그 얼마 전에도 솔직한 휴가 사유를 썼던 일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잖아요? 휴가를 위해서 상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미안한 마음과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면 상사가 화를 냈겠습니까? 물론~ 날짜의 조정이나 그런 건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솔직한 게 최곱니다! 그리고 휴가를 다녀온 뒤, 그 동안 고생한 동료들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잔 돌리는 센스도 있으면 서로서로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겠죠.

 

: 저도 이 부분은 다른 분들과 같은 의견인데요. 살짝 다른 팁을 알려준다면, 상사들의 월차를 미리 알아두고 상사와 날짜가 겹치거나 하루, 이틀 늦게 월차를 정하는 게 좋아요. 평소 월차 쓴다고 고생하는 직장인들, 이 정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잘 알아두라고요. 상사가 하루 정도 쉬다 보면 긴장의 끈도 느슨해지고, 기분도 좋아져서 휴가 신청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시더라고요.

 


음, 아직도 어렵습니다. 직장인에게 연차란 무엇일까요? 왜 상사들은 연차를 쓰라고 하면서 막상 쓴다고 하면 눈치를 주는 걸까요? 내 연차, 내가 쓰겠다는데 왜 이렇게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눈치를 보지 않고 휴가를 쓰는 방법은 없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우리는 한가지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휴가, 눈치 안보고 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띠용~~) 세상 혼자 사실 건가요? 가장 좋은 방법은 ‘눈치’가 아닌 ‘대화’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직장생활, 나만 좋자고 할 수는 없는 겁니다.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겠죠. 휴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하지만 휴가를 쓰는 데에는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이 더욱 중요합니다. 각자의 센스를 최대한 발휘해서 기분 좋은 여름휴가 보내세요~ ^^






이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