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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이것은?


영국 축구의 우상 데이비드 베컴이 2007년 갑자기 미국행을 결정해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그가 유럽 무대에서 2~3년은 더 뛸 수 있었지만 가족들과의 여유로운 삶을 위해 ‘은퇴로 가는 연착륙, 즉 반퇴를 선택했다’고 해석하기도 했죠.




우리나라의 반퇴시대


반퇴란 원래 소득을 얻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대부분 줄이고 일하지 않는 시간 동안 공부, 여행, 봉사활동, 여가생활 등을 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늘어난 수명에 비해 퇴직하는 시기가 빠르고 경제적 이유로 다시 구직활동을 하게 된 세대를 일컬어 은퇴해도 살 수 없다는 의미의 <반퇴시대>라고 부르고 있지요.


몇 해전부터 한국은 베이비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며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시기를 맞고 있는데요. 현실적으로 베이비부머 다섯 중 넷은 은퇴 없이 계속 근로 중이라 합니다. 어떤 경우는 같은 직장에서 여전히 연장근무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혹자는 재취업이나 소일거리 같은 파트타임을 잡아서라도 상당수가 경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는데요. 이렇듯 은퇴를 미루거나 은퇴해도 쉬지 않는 소위 반퇴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러한 반퇴시대가 등장한 배경은 무엇보다도 앞 세대보다 긴 노후가 원인인데요. 1970년 61.9세였던 기대 수명은 2013년 들어 81.9세로 크게 늘어날 정도로, 예전에는 10년 정도로 보았던 퇴직 후 노후 기간이 무려 30~40년으로 늘어나 버린 것입니다. 게다가 노후에 자녀의 경제적 도움을 기대하는 경우도 많이 줄었고, 저금리 추세까지 겹치니 그간 모아둔 자산만으로는 재산 증식은커녕 생활비 조달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답니다.






무작정 은퇴보다 새로운 경제활동의 설계를


통계청이 발표한 ‘201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층(55~79세)의 62%(남자 76%, 여자 49.6%)가 일하기를 원했으며,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 보탬’이 5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일하는 즐거움’을 꼽은 응답자도 38.8%나 되었는데요. 경제적 이유만큼 일을 하는 것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고령층이 계속 일을 하고자 하는 중요한 이유인 것입니다.



보통 25~30세에 취업을 해서 50~55세까지 20년에서 25년 정도 생업에 종사를 하는 것이 ‘경제 활동 전반부’라면 퇴직 후 65~70세까지 다시 한번 15년에서 25년 정도 일을 해나가는 것이 ‘경제 활동 후반부’인 시대입니다. 그러니 현실이 된 반퇴시대를 부정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인생 2모작 시대’를 설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은퇴, 반퇴 준비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사실 은퇴 이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껏 손에 익은 일을 관두고 낯선 일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그런 과정들 속에서 많은 것들이 변화하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은퇴 혹은 반퇴 준비에서 크게 세 가지를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바로 건강, 현금 유동성, 가족과의 관계인데요. 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수명은 81.9세, 건강수명은 70.7세로 현재도 약 10여 년 동안은 질병 등 병치레를 하면서 가족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고 합니다. 그럼 이에 어떤 대비를 하는 것이 좋을까요? 무엇보다 건강한 식습관 및 생활 습관은 물론이겠지만 실제적으로 안심이 되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죠. 이를테면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녀를 위한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2의 인생계획 짜기!


현실적으로 한국의 60세 이상 가구 자산은 암울하게도 ‘하우스 리치, 캐시 푸어(House rich, Cash poor)’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 전체 자산의 67.8%를 차지해 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한 것이죠. 다른 선진국은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 등을 연금화하는 추세인데 한국은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이는 자녀의 높은 양육·교육 비용과 결혼, 주택 구입 비용까지 모두 부모가 책임지는 풍토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성공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자신의 노후부터 재정적으로 독립될 수 있도록 라이프 플랜을 짜지 않으면 결국 부동산만 남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건강, 현금 유동성, 가족과의 관계 등을 폭넓게 고려하면 은퇴 후 어떤 일을 할 것 인지가 역시 중요한데요.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그러면서 잘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경제적 도움도 받을 수 있는 일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창업을 하든 새로운 일자리를 찾든 최소한 3년 이상을 준비해,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다짐이 필요하다고 충고합니다. 정부는 고용노동부의 ‘이모작 지원 사업’등을 통해서 이러한 반퇴세대의 인생 2모작을 돕고 있는데요. 지자체 역시 ‘인생 이모작센터’를 운영하면서 고령 친화 일자리 발굴과 일자리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반퇴시대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사회의 노후를 위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을 뜻합니다. 은퇴 뒤에도 또 다른 경제활동에 골몰하게 되는 것이 힘들고 답답하게 느껴지실 수 도 있겠지만 헤쳐 나왔던 생업에 비하면 더 여유롭고 지혜롭게 또 재미있게 반퇴를 기획하시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더 힘들고 거셌던 파도도 헤쳐나가셨던 과거의 시간들로부터 이제는 작은 물결에 즐거이 몸을 맡겨보시는 거죠. 반퇴세대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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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