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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행복을 찾아 도시를 떠난다! 귀농·귀촌의 노후 생활은 어떨까?

최근 KBS 예능 프로그램 인간의 조건 시즌 3에서는 ‘도시농부’에 대해 다루며 도시인들이 각박한 도심 속에서 농사를 짓고 그 작물을 거둬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편리한 문명이지만 건강하지는 못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화두를 제시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도시 남자 여섯 명이 농사에 도전하는 이야기지만 이는 최근 노후 설계에 부는 귀농·귀촌 바람과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귀농은 생활에 필요한 소득 대부분을 영농을 통해 조달하는 반면에 귀촌은 농업 이외의 부문 예컨대 연금, 이자, 임대 소득이나 펜션, 체험시설 등의 운영을 통해 얻는 차이가 있죠. 즉, 귀농은 완전한 농가 생활을 뜻하지만, 귀촌은 거주지가 농가더라도 꼭 수입이 영농을 통해서만 이뤄지지는 않죠.






 인기의 재점화, 귀농·귀촌이 열풍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다 잠시 주춤했던 ‘귀농·귀촌열풍’이 최근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인데요. 특히 귀촌 가구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데, 2014년 귀촌 가구는 33,442가구로 전년 대비 55.5% 늘어나 귀농 가구 증가율인 2.0%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귀농 가구는 경북, 전남, 경남의 순으로 이주했지만, 귀촌 가구가 이주한 지역은 경기, 충북, 제주 순으로 귀촌의 경우에는 수도권 근처의 생활 여건이 좋은 지역 또는 자연경관이 좋은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앞서 귀촌과 귀농의 차이를 가늠하신다면 당연한 현상일 겁니다.

 


40대의 증가세도 눈에 띄지만, 가구주의 연령은 50대가 귀촌은 29.6%, 귀농은 39.6%를 차지해 가장 많았는데요. 특이한 것은 1인 가구의 비중이 귀촌(50.5%), 귀농(59.2%) 모두 절반을 넘어서며 가장 많고, 그중 남성의 비중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농촌 지역의 문제만은 아니기에 나라 전체의 1인 가구 비율이 2012년에 25%를 넘어섰을 정도니, 이런 추세라면 2025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하지만 귀농·귀촌의 ‘남성 1인 가구’ 증가는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귀농·귀촌은 1인 가구의 남성이 대부분?


귀농·귀촌에서 ‘남성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이유부부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 아내는 도시에 남고 남편만 내려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물론 자녀 교육문제 등으로 ‘나 홀로’ 귀농·귀촌행을 택한 경우도 많을 테지만 근본적으로 귀농·귀촌에 대한 남편과 아내의 견해차가 크다고 합니다. 한 연구소가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남편들은 전원생활이 쉬운 대도시 근교나 지방 중소도시로 이주하겠다는 답변이 80% 지만, 아내들은 52%가 현 거주지 내에서 이주하거나 대도시 생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무래도 도시의 편리한 인프라 속에서 살다가 농촌으로 내려가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겠죠. 남편들은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은퇴 후 ‘공기 좋고 한적한 환경’, ‘텃밭 등의 소일거리’를 원하는 것인데요. 반면, 아내들은 ‘대도시 진입 1시간 이내’, ‘문화•레저 등 편의시설’, ‘친교 모임과 쇼핑 편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해 부부간에 추구하는 바가 상당히 다른 것이죠.





부부간의 충분한 대화와 합의가 필요


주거지를 결정하는 것은 은퇴 준비의 핵심 변수로, 부부간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최적의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귀농·귀촌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부 간 갈등 이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지 정착에 실패해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되는 경우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 및 심리적 상처 또한 클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귀농·귀촌인들은 여유 자금 부족, 영농기술 습득 등의 애로사항 이외에도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귀농·귀촌인의 33.9%가 마을 사람들의 선입견과 텃세로 갈등을 겪고 있고, 집•땅 등 재산권을 침해받은 경우도 24.3%나 되더군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어려움을 겪을 때 혼자보다는 부부가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찾고 같이 대응을 한다면 지역사회에 하루빨리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부간 합의가 안 돼 남편이 ‘나 홀로’ 귀농·귀촌을 하는 경우,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부간의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혼인지속 기간 20년 이상 이혼인 소위 황혼이혼은 3만3,140건으로 전체 이혼의 28.7%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는데요. 부부가 별거하며 갈등이 쌓여가지만, 이것이 해소되지 못하면 황혼이혼의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물론 부부가 각자 선호하는 삶을 살면서 오히려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이 있겠지만요.





노후 자금 마련에도 도움이 되는 귀농·귀촌


귀농, 귀촌의 경우 노후 생활에 경제적인 도움이 되는 요소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집값이 더 높으므로 도시의 집을 처분하고, 시골로 옮길 경우 상당한 금액의 차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시납 즉시연금 등으로 연금화할 경우 생활비에도 보탬이 되거든요. 게다가 최근에는 노후 생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어 자녀에게 생활비 도움을 받지 않고, 본인 스스로 노후준비를 하고 싶어 하는 비율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택금융공사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2008년 12.7%에서 2013년 25.7%로 두 배 넘게 증가했는데요. 앞서도 든 경우지만 귀농, 귀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게 되었을 때 큰 경제적 손실은 물론 주택에 대한 상속 문제로 가족 간에 불화가 발생하곤 합니다. 그러니 귀농 귀촌을 결정하기 전에 배우자나 자녀들과 미리 상의하는 과정을 거쳐 본인의 의사를 가족들에게 충분히 전달해 두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한 귀농·귀촌을 준비할 때는 생활비, 영농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계획 등 경제적인 여건, 주거 환경과 사회 참여 기반 등 사회적인 여건, 그리고 보건의료서비스와 문화 여가시설 등도 꼼꼼하게 고려해서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요. 이 모든 것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간의 이해와 존중, 그리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가 아닐까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명언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의 소중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입니다.



 참고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귀농·귀촌종합센터 사이트를 개설하고, 귀농·귀촌을 1:1 맞춤상담 형식부터 자세한 지역 정보 안내까지 제공하고 있어 보다 현실적인 귀농 설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니 도시를 벗어난 향기로운 전원생활에 관심 있으시다면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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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