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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숫자로 알아보는 한국 노년층의 삶은?

 

‘세계노인복지지표’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작년에 이어 올해 9월 9일에도 UN 산하단체인 헬프 에이지 인터내셔널은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The Global AgeWatch Index)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세계노인복지지표는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의 개발을 도모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노인의 사회, 경제적 복지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세계적인 노년복지종합자료라고 할 수 있지요.


세계노인복지지표는 크게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의 안정성, 건강상태, 고용 및 교육, 사회 환경 등 4개 영역의 13개의 지표를 기준으로 조사 분석하는데요. 올해 우리나라 노인의 복지 수준은 전체 96개국 중 60위를 차지해 경제규모(13위, 2014년 IMF 기준) 및 소득수준(31위)에 비해 노인복지 수준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50위)보다도 하락한 순위로 굉장히 당혹스러운 순위라고 할 수 있어서 국내 노인복지 현황이 향후 많이 개선되어야겠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 4개 영역의 구체적인 노인복지 지표를 순위 숫자로 살펴볼까요?






노인이 가난한 나라, 소득보장 82위


먼저 4개 영역 중 노인의 소득 안정성 부분은 82위로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나타났습니다. 바꿔말하면 ‘한국의 노인은 매우 가난하다’는 서글픈 의미인데요. 이 부문은 태국,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들보다 훨씬 낮으며, 르완다와 우간다 등 아프리카 최빈국 수준에 그치고 있어 심각한 실정입니다.


조사 대상국 96개국 중 65세 이상 노인 모두가 어떤 형태로든 연금을 받는 나라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을 비롯해 총 21개국에 이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연금소득 보장’은 전체 96개국 중 52위로 평균에 못 미치고 있으며 ‘노인 빈곤율’ 또한 48.5%(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체 평균(13.4%)의 2.8배에 달하는 것으로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가난한 노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특별히 노인의 ‘상대적 복지수준’은 남미 국가들이 높은 순위(브라질 1위, 콜롬비아 2위, 파나마 7위)를 나타난 가운데, 우리나라(93위)와 중국(94위)이 최하위권을 기록해 노인 간의 불평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참고로 2012년 기준 OECD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지니계수는 0.43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2년 **2050클럽을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하고 내년에는 3050클럽의 가입이 예상되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규모를 참작할 때 기대보다 상당히 노후에 낮은 ‘소득보장’ 순위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연금 수준의 적정성과 보편적인 복지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적인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쏙쏙 들어오는 경제용어  

  


  ▶지니계수란?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 일반적으로 분포의 불균형도를 의미하지만 특히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   되어 있는가를 평가하는데 주로 이용된다. 지니계수는 0과 1사이의 값을 가지며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는 균등한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 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50클럽이란?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을 동시에 충족하는 나라를 뜻한다. 국제사회에서 1인당 소득 2만 달러는 선진국 문     턱으로 진입하는 소득기준으로, 인구 5000만 명은 강국과 소국을 나누는 기준으로 각각 통용한다. 한국은 일본, 미국, 프랑   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에 이어 세계 7번째로 20-50클럽 국가가 됐다





육체는 건강하나 심리적 건강관리의 개선이 필요한 나라, 건강상태 42위


노인의 건강상태 영역에서는 3가지 지표(60세의 기대수명, 60세의 건강 기대수명, 상대적 심리·정신적 복지)를 점수화했을 때 우리나라는 중위권(42위)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육체적 건강을 나타내는 수명 부문은 상위권을 차지해 장수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지만 정신건강 부문은 세계 최하위로 노인의 심리적 만족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60세 인구는 향후 24년을 더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며, 최상위권 국가(25~26년)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60세 건강 기대수명’은 세계 10위(18.3년)로, 기대수명- 건강 기대수명 차이는 약 6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건강 기대수명의 목표는 역시,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 기대수명을 늘려 생애의 말년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과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치랍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심리 정신적 삶의 만족도는 (35세~49세 응답자 대비 50세 이상 응답자의 비율) 90개국 중 세계 최하위 수준(88위/90개국)에 그쳐서 고령화 시대를 맞아 신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노인의 심리적 정신적 건강관리 부문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퇴 후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나라, 역량 26위


65세 이상의 고용과 교육 부분을 나타내는 역량 부분은 작년 조사 19위에서 올해에는 26위로 하락하였지만 다른 3개 영역에 비해 가장 높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어 비교적 양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우리나라의 노인들은 실제로 오랫동안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인데요.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용률이 ‘60~64세’가 58.3%로 ‘20대’ 57.4%보다 0.9% p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시작한 1963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인데요. 이처럼 우리나라는 노인고용과 취업률이 비교적 높은 국가로 인식되고 있지만 일하지 않으면 생계유지가 어려운 한국 노인의 현실이 반영된 점을 살핀다면, 고용의 질 측면에서는 매우 열악한 수준임을 감안해야 한답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른 근로 희망 사유도 남자의 경우 ‘생활비에 보탬(54.3%)’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일하는 즐거움(39.5%)’이었습니다. 높은 고용률과 취업률이 바람직하다거나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노인이 생활하기 불편한 나라, 우호적 환경 54위


사회적 연결, 신체적 안전, 시민의 자유, 대중교통 접근성과 4가지 지표를 통해 산출하는 우호적 환경 수준(Enabling Environment)은 96개국 가운데 54위를 기록해 노인이 생활하기에 다소 불편한 환경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2년 전 (91개국 중에서 35위) 와 비교해서 19계단이나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연결 지표’에서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기댈만한 친인척이나 친구가 있다는 응답 비율이 60%에 그치고 있어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 선진국보다도 연결성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고, 밤길을 혼자 걸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나타내는 ‘신체적 안전’ 항목은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는 ‘시민의 자유 항목’은 베트남이나 인도, 중국, 멕시코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데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접근성’은 평균을 큰 폭으로 웃돌아 다른 지표 대비 노인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국, 사회적 환경 및 안전에 대해서 노인들은 비교적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매우 불안한 평가를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와 닿는 인생 100세 시대인 만큼 단순히 숫자로서의 나이가 모든 것은 아니겠죠. 사회가 발전할 수 록 단순한 나이의 증가가 우리 ‘노년의 삶’을 가난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며 은퇴 후에도 계속 일을 한다는 것 역시 단순히 먹고사는 일에 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가난해지기보다 여러 가지 사회적 관계를 통해 오히려 나이가 드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움이 되는 세상을 역설적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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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