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이웃끼리 ‘한끼줍쇼’, 이웃사촌 문화의 부활


최근 유명연예인이 평범한 가정집을 찾아 식사를 함께하는 컨셉의 <한끼줍쇼>라는 예능이 화제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이웃집의 저녁 식탁.' 누가 사는지도 몰랐던 옆집의 저녁식사 풍경을 보며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의 산업화 이전, '사촌보다 이웃사촌이 가깝다'라는 말까지 있었지만, 최근 이웃 문화는 크게 달라졌죠. 


도시의 APT는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로 극단적인 싸움도 종종 일어납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공동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다시금 부활하는 이웃사촌 문화.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 한화생명과 함께 알아볼까요?



▶이웃 단절, APT, 1인 가구 - 멀어진 이웃들  


‘서울시민 마을생활 인식조사’ 보고성 따르면 시민 58%는 같은 동네 이웃에게 인사없이 지내는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또한 20대는 인사하는 이웃이 전혀 없다는 응답에(15.4%)로 평균에 비해 두 배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거주 경험 1년 미만인 시민은 무려 21.6%가 이웃과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이가 젊을수록,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이웃 무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APT에 거주하게 되면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치안이나 사생활 문제 때문에 마주쳐도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웃 간 예의가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층간소음이나 주차문제, 흡연 피해로 인한 다툼이 커져, 이웃의 다툼이 저녁 뉴스를 장식하는 경우가 늘고 있죠. '좋은 집을 위해서는 백만금을 내지만, 좋은 이웃을 위해서는 천만금을 낸다.'던 고사 속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옛날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두레 품앗이, 계, 이사 떡, 반상회, 집들이 - 한국의 전통 이웃 문화


하지만 한국은 원래 공동체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이웃 간 힘을 합쳐 어려운 일을 돕는 두레, 품앗이, 계 등이 대표적인 공동체 문화죠. 이는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으로서 서로 돕는다는 취지 아래 생겨났습니다. 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그 목적도 더 다양해졌고, 그 후에도 공동생활과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모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두레는 공동노동체 조직으로서 농촌 사회의 상호 협력을 위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서로 역할을 나누어 모내기, 김매기를 하고 가축을 돌보는 등의 도움을 주고 추수나 모내기를 마친 뒤에는 연희를 즐기며 연대감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동체 문화'는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 불과 얼마 전까지도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이사 떡 돌리기, 집들이, 음식 품앗이 등이 대표적이죠. 또, 과거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이었던 '반상회'도 중요한 이웃 모임 중 하나였습니다.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이웃들이 떠오르죠?



페이스북 반상회, 마을기업, 육아공동체, 셰어하우스 - 새로운 이웃 문화


1인 가구 증가와 주택 형태의 변화, 핵가족과의 빠른 진행 등 다양한 이유로 찾아보기 힘들어졌던 이웃사촌문화. 하지만 최근 '공동체'는 다시금 핫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서울시에서는 단절된 이웃 간의 관계 해소와 소통, 교류를 위해 2012년부터 마을공동체 사업을 실시 중입니다. 

 


재능 나눔형 주민강좌에서 마을 지원사업 컨설팅까지 다양한 활동이 생겨나고 네트워크가 추구되는 중인데요.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는 이런 마을 공동체를 통해 마을기업 <청구EM환경 주식회사>까지 만들었습니다. 정부의 사업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이웃 네트워크도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하나둘씩 생겨났던 육아 공동체가 그것. 대표적으로 성미산 마을 공동체, 대구 정다운 마을 등이 공동체 육아에 나선 마을들입니다. 또, 1인 가구를 위한 커뮤니티도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중이죠. 



SNS를 통해 만나 식사를 하고 인간관계를 맺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이 등장하고, 입주자 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문화도 급속도로 퍼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SNS로 동네 정보를 공유하고, 이웃과 교류하는 신 반상회도 유행이죠. 서촌, 망원동, 연남동 등 젊은 층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반상회가 등장한 것입니다. 



일본 유기농업 마을, 인도 생태 마을, 독일 대안마을 - 해외의 이웃 문화 


외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일본의 경우 마을 공동체, 이웃사촌 문화의 부활은 일찌감치 시작되었습니다. 생산부터 소비, 순환까지 자립적인 공동체를 이룬 사이타마 현의 '오가와마치 마을'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유기농업으로 성공적인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낸 것이죠. 또, 인도의 생태 마을 오르빌과 독일의 대안 공동체 우파파브릭 등도 널리 알려진 '이웃 공동체'입니다. 



혹시, 오찬 효과(Luncheon Effect)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음식을 대접하거나 대접받았을 때, 그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고 쉽게 설득당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소음이나 주차문제로 껄끄러웠던 이웃, 우선 '밥 한 끼' 부터 함께 해보면 그간의 갈등을 쉽게 풀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화생명 이웃 여러분도 다양한 이웃 공동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관계 맺기의 즐거움을 누려보면 어떨까요?


정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