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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00년을 이어온 석유 패권, 석유 수요 급감과 친환경 열풍으로 막 내린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국제유가 사상 최고치 기록>, <휘발유 가격 천정부지> 등의 뉴스가 일상이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OPEC 발 오일쇼크까지 있었고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이기까지 했는데요. 이처럼 지난 100년은 석유 시대, 석유 패권이라 봐도 무방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패권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환경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친환경 에너지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죠. 



▶ 다른 의미의 석유 시대 종말 


어릴 적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기억해보면 2020~30년쯤 석유생산이 최정점을 찍고 21세기 안에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석유 시대의 종말은 석유가 고갈되어 인류가 위기를 겪게 된다는 것으로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2014년 셰일 혁명 이후 산유국들의 지위와 패권에 균열이 오게 됩니다. 미국에서 수압 파쇄법을 이용한 셰일층에 포함된 석유를 추출하기 시작한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석유 가격이 급속도로 떨어지며 위기를 느낀 산유국은 치킨게임을 벌였지만, 셰일가스 채굴 기술이 발전하며 미국의 셰일가스 기업들이 치킨게임을 이겨내게 되죠. 이 덕분에 미국은 최대 석유 소비국이자 공급국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2020년 석유 업계에는 또 한 번의 위기가 닥칩니다. 바로, 코로나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이죠. 원유가격은 3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OPEC 국가 간의 감산 합의 실패가 이어지며 원유가격이 폭락하게 됩니다. 뒤늦게 감산 합의를 이뤄냈지만 하락세는 계속 이어졌고 기어이 WTI 원유 5월물 선물가격이 종가기준 -37불을 기록하며 역사적으로 폭락한 가격을 기록하게 됩니다.


앞서 설명한 마이너스 유가는 파생상품의 영향이었기에 원유는 다시 플러스 유가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나도 코로나 이전가격은 회복하지 못한 채 원유는 40불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석유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전 세계 각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등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기 때문입니다.



▶ BP, 석유 시대 종말을 예고하다


이런 상황 중 세계 최대 정유사 중 하나인 BP(British Petroleum)는 지난 9월 14일, 석유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석유 소비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내용입니다. 

BP는 세 가지 갈래로 탄소배출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최근과 같은 속도로 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BAU(Business-as-usual), 2050년까지 70% 감소할 것으로 본 Rapid, 2050년에 95%까지 배출량이 감소할 Net Zero Case로 에너지 시장을 예측했습니다.




BP는 3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경우도 석유 수요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석유 수요의 증가는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뒤집은 것인데요. 시나리오별로 BAU 시나리오의 경우 10%, Rapid 시나리오의 경우는 55%, Net-Zero 시나리오의 경우는 80% 석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P가 내린 마지막 결론은 탈탄소, 탈석유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는 것을 상기시킨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정유사 중 하나인 BP가 자신의 주 업종에서 이러한 전망을 한 것을 보면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를 대비해야 함은 분명해 보입니다.



▶ 전 세계 각국의 친환경 로드맵


이런 흐름에 힘입어 유럽의회는 작년 12월 그린딜 프로젝트에 합의하고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은 풍력, 수소 경제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2030년 65%, 2050년 100%로 확정했습니다. 이어 EU는 2023년부터 탄소 국경조정을 시행할 예정인데요. 자국의 탄소 감축 노력으로 국내 산업이 추가로 부담하게 된 비용만큼 수입상품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캘리포니아 산불 등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친환경 산업 육성에 비중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4일, 2035년부터 가솔린 자동차 판매금지를 선언하며 시한을 못박았습니다. 미국 민주당도 100% 클린에너지, 클린카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2035년까지 신차는 전기차/수소차로 100% 대체하며, 2040년까지 전력 생산 비중을 100% 클린에너지로 달성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바이든 후보는 기후위기팀을 구성하며 친환경 정책을 제시한 것을 생각하면,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유럽과 미국 모두 저탄소로 빠르게 패러다임이 전환됩니다. 


중국 또한 기후변화와 저탄소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지난 9월 22일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2030년 이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정부 차원의 투자도 약속했죠. 정치 외교적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처음으로 저탄소 정책을 언급한 것은 유의미해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5월 20일 그린뉴딜을 발표하며 전 세계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 40% 확대, 2040년까지 미세먼지 40% 감소, 수소 경제 활성화 등이 주된 내용입니다. 또한 뉴딜 펀드 등을 통해 민간 투자 유치도 끌어낼 예정입니다. 다만 이런 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맞춤으로 설정된 정책인지, 과거 사례처럼 뉴딜 펀드 또한 관제 펀드(예 : 통일 펀드, 녹색 펀드)화가 되지 않을 지에 대한 우려입니다. 그린뉴딜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지속성이기 때문이죠. 유럽, 미국에서도 2050년을 시한으로 정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의 진행 및 보완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100년을 이어온 석유 패권, 

전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로 위기를 맞다.




오늘은 지난 100년을 이어온 ‘석유 패권’에 감지된 이상 기류와 올해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석유 수요 급감 등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서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불가피해 보이는데요. 우리나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K-그린 뉴딜’을 통해 글로벌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또한 우리나라의 신성장 동력이 되는 것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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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